전 IBK기업은행 외국인선수 라셈, 드래프트 신청
어수선한 분위기 속 갑작스럽게 방출 통보 받고 떠나
한국 프로배구 무대 복귀 시도, 구단 지명 장담 못해레베카 라셈. ⓒ 한국배구연맹[데일리안 = 김태훈 기자] 레베카 라셈(24)이 다시 한국 프로배구 문 앞에 선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지난 21일 “2022 KOVO 남녀부 외국인선수 드래프트를 실시한다. 여자부는 28일, 남자부는 29일에 각각 진행된다(청담 리베라호텔 3층 베르사이유홀)”고 알렸다.

지난 2월 21일부터 3월 31일까지 여자부 총 49명, 남자부 총 72명의 신규 선수들이 드래프트에 신청했다.

이번 드래프트에는 과거 V-리그에서 활약했던 선수들을 포함 다양한 선수들이 참여한다. 여자부에서는 지난 시즌 IBK기업은행에서 뛴 라셈이 가장 눈에 띈다.

한국인 할머니, 수려한 외모, 온화한 성격 등으로 팬들의 눈길을 모았던 라셈은 지난해 12월 9일 대전충무체육관서 펼쳐진 ‘도드람 2021-22 V-리그’ 여자부 3라운드 KGC인삼공사전을 치르고 한국을 떠나야했다.

지난해 11월말, 2라운드 도중 라셈은 갑작스러운 교체 통보에 고개를 숙였지만, 경기 시작과 함께 애써 웃음을 지어보였다. 코트에서는 동료들과 더 크게 파이팅을 외쳤다. 동료들은 경기 후 통역과 함께 라셈을 위로하며 포옹했다.

이에 배구팬들은 IBK기업은행의 무례한 행정에 “외국인선수를 기계 부속품으로 보는 것 아니냐” “IBK기업은행의 어이없는 일처리 때문에 V-리그와 한국 이미지가 손상될 것 같다”고 날선 반응을 보였다.

레베카 라셈 ⓒ 한국배구연맹그런 분위기에서도 라셈은 새 외국인선수가 합류하기 전까지 팀에 남아달라는 구단 요청을 받아들였고, 매 경기 의욕을 불태웠다. 감독에 대한 항명, 세터 조송화 무단이탈, 김사니 감독대행 선임 결정 등으로 팀 분위기가 최악인 상황에서도 라셈은 묵묵히 자기의 길을 걸었다.

어수선한 상황을 딛고 눈에 띄게 적응력을 높여갔다. 세터와의 호흡이 잘 맞아 공격 타이밍도 잡았다. 팀 내에서 가장 많은 득점과 공격 성공률을 기록했지만, 이미 교체가 결정된 뒤였다. 당시 안태영 감독대행도 “적응하고 있는데 (이렇게 방출돼)안타깝다”고 말했다.

라셈은 고별전을 마친 뒤 눈물을 머금고 "지금까지 선수로 활동하면서 이런 관심과 사랑을 처음 받았다"며 "기회가 된다면 더 성장해 한국으로 돌아와 봄 배구까지 함께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때의 말대로 라셈은 다시 한국으로 돌아오려 한다. 팬들도 라셈의 드래프트 신청을 반겼다.

그러나 전력의 절반 가까이 차지한다는 외국인선수의 비중과 중요성을 생각하면, 라셈이 지명을 받을 수 있을지 물음표가 달리는 것이 사실이다.

라셈이 2라운드 중반 이후 공격 성공률이 높아졌지만, 다른 외국인선수들에 비해 강렬한 인상을 주지 못했다. 14경기(47세트) 199점 공격성공률 34.8％. 직전 시즌 IBK기업은행에서 뛰었던 안나 라자레바와는 비교하기 어렵다. 라셈 스스로도 “내 경기력이 많이 부족했다”고 인정한 바 있다.

한편, 외국인선수 선발을 위한 지명권 순서는 구슬 추첨 방식으로 결정한다.

지난 시즌 최종성적 기준으로 여자부는 7위 페퍼저축은행 35개, 6위 흥국생명 30개, 5위 IBK기업은행 25개, 4위 KGC인삼공사 20개, 3위 GS칼텍스 15개, 2위 한국도로공사 10개, 1위 현대건설이 5개의 구슬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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