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가 KBO리그보다 사인받기 쉽다? 사인에 대한 오해와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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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메이저리그(ML)보다 KBO리그가 사인을 받기 용이하다는 인식은 잘못됐다. 현실은 반대다. ML와 KBO리그, 그리고 일본프로야구까지 한미일 프로리그를 비교하면 KBO리그가 가장 사인에 열려있다. 정규시즌 경기 전후로 선수에게 직접 다가가 사인을 받을 수 있는 곳은 KBO리그 뿐이다.
물론 항상 사인을 받는다는 보장은 없다. 주말 경기처럼 관중이 많을 때는 사인을 요청하는 팬 숫자도 비례해 증가한다. 경우에 따라선 수십명이 퇴근하는 선수의 동선을 따라 사인을 요청한다. 팬을 위해 30분 이상 따로 시간을 내면서 즉석사인회를 여는 선수도 있지만 사적인 약속이 잡혀있는 경우에는 어쩔 수 없이 서둘러 경기장을 떠나야 한다. 경기 전에도 마찬가지다. 평일 기준 원정팀의 경우 대략 오후 3시 30분부터 워밍업을 비롯한 팀 훈련을 시작한다. 보통 오후 3시경 버스가 야구장에 도착하기 때문에 경기 전 팬에게 사인해줄 시간도 제한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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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와 일본프로야구에선 경기 전후 야구장 밖에서 사인을 받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예외가 있다면 경기 직전 훈련시간이다. 훈련을 마치고 더그아웃에 들어가는 2~3분 정도되는 순간이 시즌 중 유일하게 사인을 받을 수 있는 기회다. KBO리그 각 구단이 여는 사인회처럼 별도의 팬서비스 행사도 ML에선 극히 드물다. 한화로 최소 수백만원, 최대 수천만원에 달하는 시즌권자를 위한 행사는 있지만 시즌 중 일반적인 팬들이 선수에게 직접 다가가 사인을 받고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기회는 거의 없다.
정말 ML 선수의 사인을 받고 싶다면 스프링캠프에 가는 게 정답이다. 선수 입장에서도 여유시간이 많다. 팀 훈련이 끝나면 트레이닝룸에서 보강 운동 정도만 소화하면 되기 때문에 어느 때보다 편한 마음으로 사인요청에 응할 수 있다. 문제는 거리다. LA 다저스 팬이 LA에서 다저스 스프링캠프 장소인 미국 애리조나 글렌데일까지 가기 위해선 약 600㎞를 운전하거나 비행기로 넘어와야 한다. 차로 6시간 30분, 비행기로 2시간 가량 걸리는 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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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몇몇 KBO리그 선수들이 사인을 기피한다는 이유로 여론의 비난에 시달린 적이 있다. 수도권 원정 경기 전후 현장을 포착해 A지방 구단 선수들이 팬의 사인요청을 거부하는 모습을 전한 한 매체의 보도가 발단이었다. 그런데 당시 사인을 요청하고 인터뷰까지 했던 한 팬은 선수들 사이에서도 유명한 ‘사인볼 킬러’로 확인됐다. 선수단 숙소까지 파악해 거의 매일 사인을 요청한 후 사인볼을 거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에 있던 한 선수는 “숙소에서 버스에 타기 전 분명 사인을 해드렸는데 경기장에 또 나타나셨다. 하루 이틀도 아니고 일 년 내내 사인을 요청하신다. 마음 같아선 다른 분들께 먼저 사인해드리고 싶은데 워낙 앞에서 적극적으로 나서서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그냥 지나갔는데 사인을 거부한 것처럼 나오고 말았다”고 허탈한 표정을 지었다.
사령탑으로 한미일 프로리그를 모두 경험한 트레이 힐만 감독은 KBO리그 선수들이 사인에 인색하다는 평가에 대해 “미국과 일본도 선수마다 다르다. 팬과의 자리가 불편하거나 스트레스 받는 선수도 있다. 선수들은 가족들과 보내는 시간이 정말 부족하다. 선수 역시 빨리 퇴근해서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고 싶을 것”이라며 “특히 원정경기에서 선수들이 사인요청을 외면하는 것은 이해가 필요하다. 경기 준비, 휴식, 팀 전체 일정에 따라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부족할 수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힐만 감독은 “선수 전용 주차장, 원정 버스를 탑승하러 가는 통로, 원정 숙소 로비 등은 미국에서는 원칙적으로 선수들이 보호되는 공간”이라고 덧붙였다.
팬서비스는 프로 선수의 의무다. 그러나 간혹 팬의 지나친 요구가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기도 한다. 때로는 선수와 팬 모두 ‘선’을 지켜야 한다. 2019시즌 개막에 앞서 한국야구위원회(KBO)와 선수협회가 새롭게 팬서비스 규정을 만들 필요도 있다. 이를테면 주말 홈 3연전 중 이틀 정도는 경기 시작 두 시간 전 팬사인회를 꾸준히 개최하는 것을 구단의 의무사항에 포함시키는 식이다. KBO리그가 보다 체계적으로 팬서비스를 진행한다면 한미일 프로리그 중 적어도 사인에서 있어선 가장 열린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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