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철 KBO 5강 예언 "SSG 가능, 롯데•한화는 또...?"
◇ 최형진 아나운서(이하 최형진): 내일부터 올해 프로야구 시즌이 개막됩니다. 다섯 개 구장에서 각각 개막전을 시작으로 팬들과 만나게 되는데요. 지난해 무관중으로 시작해야했던 개막식과 달리, 수도권은 좌석의 10%, 비수도권은 30% 관중 입장해 관중과 함께 시작할 수 있게 됐습니다. 7개월 동안 펼쳐질 올 시즌 프로야구, 어떻게 펼쳐질지, 어떤 관전 포인트가 있을지 함께 짚어보겠습니다. 이순철 해설위원 전화연결돼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 이순철 해설위원(이하 이순철): 네, 안녕하세요.
◇ 최형진: 프로야구 마흔 번째 시즌이 개막을 앞두고 있습니다. 제가 저번에 축구선수에게 여쭤본 적이 있는데, 무관중일 때 집중하기 굉장히 힘들었다고 하더라고요. 야구선수도 마찬가지로 선수들 입장에선 관객들이 있는 것과 없는 것, 천지차이 아닌가요?
◆ 이순철: 그렇죠. 관중이 있으면 집중력이 생기고 힘도 나서 조금 더 좋은 플레이를 하려고 하는데요. 관중이 없으면 느슨해지고 부상의 위험도 있고, 여러 안 좋은 문제가 많이 생기는 거죠. 흥행에도 문제가 있는 거고요.
◇ 최형진: 올해 관전포인트가 참 많습니다. 추신수 선수가 KBO로 왔습니다. 추신수 선수와 SSG 랜더스가 어떤 모습을 보여줄 지 가장 기대되고 있는데요, 추신수 선수, 일곱차례 시범경기에 모두 나섰습니다. KBO에 잘 적응하고 있는 것 같습니까?
◆ 이순철: 초반에는 추신수 선수답지 않았어요. 그 동안 경기를 많이 못해서 몸이 안 됐고요. 그런데 조금씩 추신수 선수의 모습을 찾아가고 있는 것으로 보이더라고요. 워낙 선구안이 좋은 선수여서 한국에 와서도 빨리 적응을 할 것입니다. 외국인 타자들이 한국에 들어와서 빨리 적응을 못하는 것이 선구안이 떨어져서 그런 것이거든요. 추신수 선수는 워낙 볼을 잘 골라내고 출루율이 높은 선수여서, 다른 외국인 타자들보다는 좀 더 빨리 적응할 것이라는 게 중론입니다.
◇ 최형진: 타자의 성공지표가 보통 3할, 100타점 정도로 보는데, 가능하다고 보십니까?
◆ 이순철: 추신수 선수가 지금 30대 후반이잖아요. 한국나이로 곧 마흔인데, 저는 젊었을 때는 충분히 능가하겠지만, 지금 와서는 추신수 선수가 2할 9푼에 홈런을 15-20개 사이로 치지 않겠나 예상을 합니다.
◇ 최형진: 3할은 못 미칠 것이라는 예상이시군요.
◆ 이순철: 아무래도 체력적인 게 있으니까요.
◇ 최형진: 가장 궁금한 것이 마트대전으로 불리는 유통업체의 두 공룡이 맞붙게 되는데요. 롯데와 SSG의 개막전도 기대됩니다. 이대호와 추신수, 친구이자 라이벌로 보이는데요. 두 선수 시범경기에서 이미 만났죠?
◆ 이순철: 그렇죠. 이대호 선수는 워낙 경력이 많은 선수니 시범경기에서 아무것도 보여주지 않았고요. 추신수 선수는 몸이 안 만들어졌고, 워낙 언론의 관심이 많으니 몸을 또 차근차근 만들어가고 한국 야구를 경험해야 하니 나와서 충분히 자신의 모습을 보여줬어요. 그런데 아직까지는 추신수 선수의 모습이 아니고, 조금 더 지켜봐야 하는데요. 그러나 이대호 선수와 추신수 선수가 초등학교 때부터 절친 사이잖아요. 조금 늦게 만난 것이 아쉽긴 하지만, 올 시즌에 두 선수가 나이가 30대 후반이 되어서도 좋은 활약으로 팬들의 관심을 끌 것이란 예상을 하고 있습니다.
◇ 최형진: 이대호 선수 올해 활약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이순철: 롯데를 봐서도 그렇고, 이대호 선수 개인을 봐서도 그렇고요. 롯데가 지금 포스트 시즌을 해야 하는데, 이대호 선수가 홈런은 20개 이상 치지 못하면, 장타력 등 공격 면에서 굉장히 불리한 상황이거든요. 그래서 이대호 선수의 타격이 중심에 서서 20개 이상 쳐야 포스트 시즌을 할 것 같습니다. 그만큼 중요해졌습니다.
◇ 최형진: 특히 롯데나 기아 같은 팀들이 잘 해야 프로야구 전체 흥행이 되지 않습니까?
◆ 이순철: 네, 다른 팀에게 미안한데, 정말 잘 해주면 프로야구가 훨씬 흥행하게 되는 거죠.
◇ 최형진: 이번 시즌 코로나19로 동계 훈련이 모두 국내에서 진행되면서 훈련량 부족에 대한 우려도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시즌 초반에 포스트 시즌 진출팀이 판가름 날 가능성도 얘기되고 있거든요?
◆ 이순철: 네, 그렇습니다. 지금 NC가 1,2강 안에 들어가는데요. 에이스인 구창모 선수가 부상으로 뛰지 못하고, 삼성도 오재일 선수, 최채흥 선수가 부상으로 빠져나가있거든요. LG도 이민호 선수, 차우찬 선수도 합류를 못하고, 키움은 또 조상우 선수, 기아는 전상현 선수, SSG는 하재훈 마무리 투수가 합류하지 못하고 있어서요. 해외에 나가지 못하고 한국에서 캠프를 한 부분이 선수들의 몸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서 부상으로 연결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우려스럽습니다. 초반에 이 부분을 잘 넘기지 못하면 어떤 팀이든 곤경에 빠지면서 포스트시즌을 못할 가능성이 높다고 봐야겠습니다.
◇ 최형진: 시범경기 성적은 어떻습니까?
◆ 이순철: 지금 한화가 팀을 만들어가고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한화가 시범경기 때 가장 돌풍을 일으켰어요. 다른 기존 선수들은 그야말로 시범을 보이면서 경기를 했는데, 한화는 정말 죽기살기로 했거든요. 팀의 변화와 선수들이 주전을 차지하려다 보니, 한화 성적이 가장 좋았어요.
◇ 최형진: 시범경기에서는 팀 보다는 선수들 개인 역량에 더 주목하게 되는데, 올해 시범경기에서 눈 여겨 볼만한 선수 어떤 선수들이 있었습니까?
◆ 이순철: 물론 새롭게 들어온 추신수 선수가 가장 관심을 받고 있고요. 작년에 포텐이 터졌던 선수가 기아 최원준 선수, 소형준 선수, 강진성 선수, 그리고 두산의 최원준 투수, 최주환 선수인데요. 최주환 선수는 팀 이적을 했지만, 이런 선수들이 과연 그 포텐을 그대로 터뜨려서 올해도 꾸준히 이어줄 것인지가 관심사입니다.
◇ 최형진: 올 시즌 유난히 새얼굴들이 많습니다. 기대되는 신인, 누가 있을까요?
◆ 이순철: 엄청 많아서요. 가장 대표적인 선수가 기아의 이의리 선수, 키움의 장재영 투수, 롯데의 김진욱 투수, 세 선수가 가장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타자는 롯데의 나승엽 선수, 한화의 정민규, SSG의 고명준 선수가 가장 관심을 받고 있는 것 같아요.
◇ 최형진: 조금 전 언급해준 투수, 지난해 KT의 소형준 선수, 10승을 달성하며 돌풍을 일으켰지 않습니까. 이번 주목되는 신인 투수, 10승 달성할 수 있다고 보십니까?
◆ 이순철: 현재 페이스로 본다면 이의리 선수가 가장 근접해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김진욱 투수와 이의리 투수나 별반 다를 게 없고 실력이 비슷비슷한데요. 김진욱 투수는 한 경기에 100구를 넘기지 않겠다고 하니, 그걸 지키려면 조금 불리할 수 있고요.
◇ 최형진: 조금 조절하겠다는 거군요.
◆ 이순철: 이의리 선수는 꾸준하게 선발 로테이션을 돌겠다고 하니, 본인이 성적만 낸다고 하면 가장 근접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 최형진: 지난해 가을야구 진출 실패에도 호평을 얻었던 기아의 맷 윌리엄스 감독과 방금 말씀하신 한화의 신임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 변화를 기대해 볼 수 있을까요?
◆ 이순철: 수베로 감독은 한화에 와서 팀 리빌딩을 확실히 해가고 있고, 시범경기 때 수비 시프트를 많이 가져가면 변화를 주고 있어요. 또 전체적으로 팀 변화도 줘서 선수들을 젊게 만들어놨고, 그래서 많은 기대를 하고 있고요. 맷 윌리엄스 감독은 이제 과제를 안았습니다. 작년에 포스트 시즌을 하지 못했기 때문에 올해도 포스트 시즌을 하지 못한다면 기아 팬들에게 상당한 곤혹을 치를 것 같거든요. 숙제를 안았다고 생각합니다.
◇ 최형진: 지난해 우승한 NC가 올해 극강으로 평가 받고 있고, LG도 좋은 평가가 나오는데요. 많은 분들이 이 두 팀이 우승을 다툴 것이라고 보시는데요. 이순철 해설위원님은 어떻게 보십니까?
◆ 이순철: 저도 비슷하게 보고는 있는데요. 문제는 NC는 구창모 선수가 시즌을 같이 출발하지 못하기 때문에 그 기간이 길어지면, 중간에 들어갈 가능성도 높고요. LG는 3,4,5선발이 굉장히 떨어지거든요. 이 부분이 빨리 해결되어야 두 팀이 코리안시즌에서 만날 확률이 높아지지, 그렇지 않으면 코리안시즌으로 갈 확률이 그렇게 높지 않다는 거죠.
◇ 최형진: 어우두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두산이 매년 좋은 활약을 펼쳤습니다. 이번에 주축 선수 이탈이 있는데, 두산은 어떻게 예상하십니까?
◆ 이순철: 타격에서는 확실히 힘이 떨어졌을 거예요. 그런데 수비 면에서는 LG에서 양석환 선수가 트레이드돼 1루를 맡으면서 크게 흐트러짐이 없습니다. 다행히 두산이 외국인 투수 두 선수만 제대로 활약해준다고 한다면, 크게 성적이 떨어지지 않을 것이란 저의 견해입니다.
◇ 최형진: 이상한 질문일 수 있는데, 두산은 왜 이렇게 잘하는 겁니까?
◆ 이순철: 밭이 좋아서 그렇겠죠. 우선 재목들을 스카우트를 잘해서 퓨처스에서 많은 훈련, 경기를 통해서 기본기가 되어 있는 선수들을 데리고 하니까, 성장 속도가 굉장히 빠른 거죠. 그리고 전체적으로 1군에 있는 선수들이 잘하니 퓨처스의 선수들이 와서 보고 배우는 점도 많은 거죠.
◇ 최형진: 올해 특이점이 있다면 시즌 중에 도쿄올림픽이 열릴 예정입니다. 야구 국가대표팀도 출전하게 되는데, 도쿄 올림픽이 변수가 될까요? 차출을 해야하니까요.
◆ 이순철: 변수 있겠죠. 시즌 중단을 하기 때문에 잘 나가고 있는 팀들은 그 분위기를 이어가면서 시즌을 끝마쳐야 하는데, 그걸 하면 스톱이 되잖아요. 그러면 분위기가 좀 안 좋아질 거고, 반대로 부상 선수도 충원되어야 하고 시간이 필요한 팀들은 그 기간 동안 훨씬 좋아지지 않겠습니까. 상당히 큰 변수가 될 것이라 봅니다.
◇ 최형진: 중요한 변곡점이 될 수도 있겠네요.
◆ 이순철: 그렇죠. 선수들이 대표팀에 들어가고 안 들어가고에 있어서 심적인 박탈감 등이 있을 거니까요.
◇ 최형진: 개인적으로 야구팬의 입장에서 야구를 투수놀음이라고 생각하는 편인데, 그래서 점수가 많이 안 나오는 야구를 저는 선호하거든요.
◆ 이순철: 박진감 있는 경기를 별로 안 좋아하시는 모양이네요. 너무 투수전으로 가면 스릴도 있지만, 답답한 면이 있잖아요. 타격이 너무 안 터지면요. 그래서 투수전은 간간히 한번씩 나와 줘야 하죠. 그래야 스릴이 있지, 계속 이어지면 야구가 너무 재미 없어지거든요.
◇ 최형진: 연일 타고투저 현상이 있었거든요. 올해도 이어질까요?
◆ 이순철: 그렇습니다. 국내 우리 투수들이 조금 더 실력이 향상되어, 특히 선발투수들이 더 좋은 제구력, 좋은 볼을 가져야 하는데요. 아직까지는 그게 좀 떨어지거든요. 타격은 상승곡선을 그리면서 쭉 올라가고 있는데, 투수들은 평행선에서 약간 떨어지는 느낌이 나거든요. 그래서 이 부분이 빨리 개선되어야 해서, 아마추어부터 좋은 투구폼을 만들어서 프로로 진출하는 것이 빠른 성장을 가져올 것 같아요.
◇ 최형진: 마지막으로 저는 사실 이순철 위원님에게 드리는 말씀은 아니고, 시즌 전에 전문가의 예상을 잘 안 믿는 편인데요. 올해 5강 어떻게 예상하고 계십니까?
◆ 이순철: 이건 하느님한테 물어봐도 잘 모를 텐데요. 이건 신의 영역입니다. 이 말씀 드리다가 항상 욕을 많이 먹는데요. 그러나 전문가들에게 물어보는 거니까, 틀리더라도 자꾸 말씀을 드려야 해서요.
◇ 최형진: 네, 그래도 한 번 부탁드릴게요.
◆ 이순철: 시범경기에서 나온 것을 토대로 보면, 선수 움직임 등을 보면, 5강 안에는 NC, LG, 두산, KT, SSG가 들어가지 않을까란 생각이 듭니다. SSG가 작년에 9위를 했는데, 추신수 선수 영입이 상당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것 같거든요. 그래서 SSG의 돌풍을 기대해보면서 SSG가 5강 안에 들어가지 않겠나 조심스럽게 점쳐보고 있습니다.
◇ 최형진: 마지막으로 롯데는 어떨까요?
◆ 이순철: 롯데, 기아가 가장 변수의 팀이 되지 않겠나 생각합니다. 롯데가 지금 선발투수가 굉장히 좋아서 공격만 어느 정도 뒷받침되어 준다고 한다면, 제가 말씀 드린 5개 팀을 위협할 수 있는, 가장 근접한 팀이라는 말씀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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