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별전' 김연경 "'괜히 왔다'는 생각은 안해..책임감 느꼈다"
김연경(33·흥국생명)이 사실상 고별전을 치렀다. 2020~21시즌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김연경은 30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2020~21 도드람 V리그 GS칼텍스와의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 선발 출전, 27득점·공격 성공률 52.17%를 기록하며 투혼을 발휘했지만, 소속팀 흥국생명의 세트 스코어 2-3(23-25, 22-25, 25-19, 25-17, 7-15) 패전을 막지 못했다. 흥국생명은 시리즈 전적 3패를 기록하며 GS칼텍스에 우승 트로피를 내줬다.
김연경은 포스트시즌 미디어데이를 앞두고 "한국 무대에서 뛰는 마지막 무대가 될 수 있다"며 해외 무대 재진출을 시사했다. 그래서 우승이 더 절실했다. IBK기업은행과의 플레이오프(PO) 2차전에서 손가락 부상을 당하며 정상적인 컨디션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러나 챔프전 내내 투혼을 발휘했다.
흥국생명은 김연경이 합류하며 우승 후보 0순위로 평가됐다. 그러나 시즌 막판 이다영-재영 자매의 학폭(학교폭력) 사태 뒤 팀 전력과 분위기가 크게 가라앉았다. 김연경을 이런 상황에서 팀을 이끌었고, 열세 전망을 뒤집고 챔프전에 진출했다. 끝까지 투혼을 보여줬다. 다음은 챔프전이 끝난 뒤 만난 김연경과의 인터뷰.
30일 오후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2020~2021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흥국생명과 GS칼텍스의 챔피언결정전 3차전 경기에서 GS칼텍스가 세트스코어 3대 2로 승리, 3연승으로 통합우승을 차지했다. 준우승에 머문 흥국생명 김연경이 선수들과 마지막 시간을 갖고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인천=김민규 기자 kim.mingyu@joongang.co.kr /2021.03.30/- 투혼을 발휘했다. 그러나 우승을 내줬다. "1·2차전 모두 한 세트도 따내지 못했다. 3차전은 '질 때 지더라도 물고 늘어지는 경기를 하자'고 했다.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 졌지만, 끝까지 노력해준 동료들에게 감사하다."
- 다사다난한 시즌이었다. "힘든 순간도 많았지만, 동료들이 많이 도와줬다. 그 덕분에 이겨낼 수 있었다. 이런 상황을 딛고 챔프전에 올라온 것만으로 잘했다고 생각한다."
- 향후 행보는. "아직 팀 선택에 대한 생각은 전혀 안 하고 있다. 이번 시즌 중에도 (해외팀의) 오퍼가 왔다. 천천히 여유 있게 결정을 하고 싶다. 폭넓게 생각할 생각이다."
- 이제 가장 하고 싶은 일은. "몇 개월 동안 시즌을 소화하다 보면, 내일도 운동을 해야 할 것 같다. '끝났다'고 믿어지지 않는다. 오늘은 그저 선수들과 얘기를 많이 하고 싶다."
- 2020~21시즌은 본인 배구 인생에 어떤 의미인가. "마음이 좀 무겁다. 책임감을 많이 느낀 시즌이다. 그래도 마무리는 나름대로는 잘 됐다고 생각을 한다."
- 한국 무대 복귀를 후회하진 않았나. "'괜히 왔다'하는 생각보다는, 그저 '빨리 시즌이 끝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했던 것 같다. 그러나 어떤 시점이 지난 뒤에는 남은 날짜를 세기보다는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다 보니 시간이 빨리 간 것 같다.
- 쉬고 싶을텐데. "바로 대표팀을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 한 1~2주 동안은 편안하게 쉬고 싶다. 이후에는 몸을 잘 만들겠다. 좋은 컨디션으로 올림픽 준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 3차전 종료 뒤 팀 동료들을 격려하더라. "2차전 끝난 뒤에도 '여기까지 온 것만으로 잘했다'고 했다. (IBK기업은행과의) 플레이오프를 이기다 보니 욕심 아닌 욕심이 생긴 것 같다. GS칼텍스가 실력 면에서는 우리보다 낫다고 봤다. 그래도 '잘했다'고 얘기해줬다."
인천=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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