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행 단 1장의 티켓…한국 탁구는 왜 이상수-전지희를 택했나

전지희(왼쪽)와 이상수. 출처 | ITTF

올림픽으로 가는 단 한 장의 티켓, 한국 탁구는 가장 검증된 카드를 뽑아 들었다.

남녀 간판 이상수(삼성생명)과 전지희(포스코에너지)가 내달 6~12일 태국 방콕에서 열리는 2020 도쿄올림픽 아시아 예선에서 혼합복식 콤비로 호흡을 맞춘다. 대한탁구협회는 남자 대표팀 김택수 감독과 여자 대표팀 추교성 감독은 경기력향상위원회로부터 권한을 위임받아 올해 독일오픈에 파견했던 이상수-최효주(삼성생명) 조와 대표팀 젊은 피로 조합한 장우진(미래에셋대우)-신유빈(대한항공) 조를 후보군에 함께 두고 다각도로 검토했다. 최종 선택은 가장 화려한 커리어를 갖춘 관록의 조합이었다.

두 사령탑은 ‘안정감’을 높이 산 것으로 보인다. 대표팀은 지난달 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국제탁구연맹(ITTF) 카타르 오픈 출전길이 갑자기 막혔다. 이미 한국발 입국을 제한하는 국가 및 지역이 10일 오전 9시 현재 109곳까지 늘어나면서 향후 비슷한 일이 발생하지 않으리라는 보장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현실화를 경고한 탓에 출전권이 걸린 대륙별 예선과 일본오픈이 예정대로 열릴지도 미지수다. 실전 감각을 유지하기 쉽지 않은 환경이라 많은 국제대회를 치른 둘의 경험에 가중치를 뒀다.

ITTF가 ‘플랜B’를 택했을 경우도 고려했다. 오는 6월까지 올림픽 본선에 나설 16개국이 결정되지 않을 경우 세계랭킹 순으로 티켓이 배부될 가능성이 크다. 이상수-전지희 조는 현재 세계랭킹 6위로 국내 최정상에 올라 있다. 1위 중국, 2위 홍콩, 3위 대만, 4위 일본, 5위 독일이 이미 출전을 확정한 상황이라 앞서 계산한 국제대회 여러 경우의 수가 불발되더라도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특히 전지희에게는 명예회복을 위한 절호의 기회다. 세계랭킹 16위로 한국 여자 탁구 ‘에이스’로 군림해왔으나 올해 1월 열린 대표선발전에서 탈락해 올림픽 세계예선에 나서지 못했다. 이 와중에 지난해 12월 발발한 유남규 전 여자대표팀 감독과의 갈등까지 알려졌고, 녹취 논란까지 불거져 탁구계가 발칵 뒤집혔다. 당초 스포츠공정위는 6개월 정지까지 고려하며 초강수를 두려 했지만, 당사자들이 원만히 합의한 덕분에 ‘견책’으로 징계 수준을 낮췄다. 이로써 전지희는 대표팀에 복귀해 올림픽을 향한 준비를 계속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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