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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텍사스를 선택한 이유, 보여주마…양현종 첫 선발 등판의 의미


양현종(33·텍사스)은 메이저리그 진출을 위해 지난 2월 미국 구단들과 협상하며 딱 한 가지에만 집중했다. 자신이 26인 로스터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는 팀인지만 따졌다. 선발이든 불펜이든 보직은 그 뒤의 일이었다. 로스터에만 포함된다면 보여줄 수 있다는 자신이 있었기에 스플릿 계약을 감수하고 도전에 나섰다.

꿈의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던지는 것만을 목표로 삼았기에 텍사스를 택했다. 지난해 팀 평균자책 5.02(23위), 선발 평균자책 5.32(24위)로 메이저리그 30개 팀 중에서도 최악의 마운드 상황에 놓였던 텍사스는 2021년에도 불안한 출발을 예고하고 있다. 예상대로 양현종이 보여줄 기회를 잡았다.

양현종은 25일 미국 애리조나주 굿이어볼파크에서 열리는 신시내티와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한다. 초청선수 신분으로 스프링캠프에 함께 하고 있는 양현종은 그동안 중간계투로만 3경기에 나섰다. 선발로 나서는 첫 경기다.

개막 전 위기감이 짙어진 텍사스가 ‘선발 양현종’의 모습을 보려 한다는 점은 의미가 있다. 이날 경기를 통해 양현종은 개막 로스터 진입을 향한 쐐기를 박을 수 있다.

텍사스는 카일 깁슨, 마이크 폴티네비치, 아리하라 고헤이를 선발로 정하고 4~5선발 자원들을 고민하고 있다. 딱히 믿을만한 선발은 없어 시즌 초반 4~5선발 자리에는 선발 자원 둘을 투입하는 ‘1+1’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 양현종에 대해서는 두번째 투수인 세컨드 텐덤 혹은 롱릴리프로 보고 있다.

그런데 선발 자원들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4~5선발 경쟁 중인 카일 코디가 4경기 8.1이닝 17안타 9실점, 웨스 벤자민이 4경기에서 9.1이닝 12안타 6실점으로 부진한 데 이어 22일에는 3선발로 내정된 아리하라마저도 연습경기에서 4.1이닝 5실점으로 부진했다. 아리하라는 시범경기에서도 3경기에서 9이닝 9안타 4실점으로 좋지 않다.

여기에 마무리로 내정됐던 호세 르클럭이 팔꿈치 부상으로 이탈했다. 앞서 조나단 에르난데스도 팔꿈치를 다쳐 불펜 주축 투수들은 부상으로 잇달아 빠져나가는 상황이다.

텍사스가 불펜으로 구상하고 있는 양현종을 시범경기 4경기 만에 선발로 투입하는 것은 여러 보직을 소화해내는 양현종의 모습을 확인하겠다는 계획이다. 크리스 우드워드 텍사스 감독은 현지 인터뷰를 통해 양현종을 로스터에 포함시킨다면 릴리프로 기용하겠다는 계획에는 변함 없다고 강조했다. 동시에 “많은 이닝을 던질 수 있고 어떤 시점에서든 기용할 수 있다. 빠르게 적응할 수 있는 투수”라고 했다. 로스터에 포함시켜놓고 팀의 상황 변화에 따라 양현종을 다양하게 기용할 수 있다는 뜻이다.

지난 3경기를 통해 중간 계투로서 양현종의 제구력과 구위를 충분히 확인한 이상 선발로서 모습도 확인해보려는 것으로 보인다. 선발로도 호투해 여러 쓰임새가 있는 투수라는 확신을 준다면 양현종의 1차 목표인 개막 로스터 등록 가능성은 훨씬 높아진다.

양현종은 지난 3차례 시범경기에서 각각 1·2·3이닝씩을 소화했다. 25일 선발 등판에서는 3~4이닝을 소화할 예정으로 준비하고 있다. 중간이 아닌 선발로서도 경기를 얼마나 여유롭게 자기 것으로 풀어가는지 이제 에이스의 위엄을 보여줄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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