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릿 콜 결백 증명할까? MLB 파인타르 규제, 투수들 떨고 있다
메이저리그(MLB) 사무국이 ‘파인타르’ 사용을 더 엄격하게 제재하기로 했다. 이미 많은 선수들이 파인타르를 쓴다는 제보가 나온 가운데 게릿 콜(30·뉴욕 양키스) 등 의혹이 있었던 선수들의 올 시즌 성적도 관심을 모은다.
투수는 공에 이물질을 묻혀서는 안 된다. 로진만 예외다. 공에 무엇을 바르거나 흠집을 내면 투수가 부당 이익을 챙길 수도, 궤적이 달라질 수도 있기 때문에 부정투구의 영역으로 들어간다. ‘파인타르’도 금지된 물질 중 하나다. 파인타르는 끈적끈적한 물질로 공을 던질 때 미끄러지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분명 투수는 던지기 편해진다.
그러나 금지 물질임에도 불구하고 MLB 투수들이 광범위하게 파인타르를 쓴다는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실제 몇몇 선수들은 지난해 모자챙이나 벨트, 유니폼 등에 파인타르를 묻히고 나와 경기에 활용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다만 현행범으로 잡히지 않아 사태는 유야무야 넘어갔다. 2014년 마이클 피네다(당시 양키스)가 목덜미에 파인타르를 묻히고 나왔다 적발돼 10경기 출전 정지를 받은 전례는 있다.
여러 팀들이 쓰고, 머리로 공이 날아갈 위험을 방지하는 효과도 있어 대다수 팀들은 이를 묵인했다. 상대가 써도 그렇게 신경 쓰지 않는 분위기까지 조성되어 있다. 그런데 사무국이 올해부터는 이를 더 꼼꼼하게 보겠다고 나선 것이다. 아무래도 선수들의 행위는 위축될 공산이 크다. 휴스턴의 ‘사인 훔치기’ 사태로 도덕성이 중요해진 지금 상황이라면 더 몸을 사릴 수밖에 없다.
파인타르를 쓰면 공의 분당회전수(RPM)가 높아진다는 주장이 많다. ‘괴짜 투수’로 유명한 트레버 바우어(신시내티)는 자신의 ‘고의 경험담’을 통해 파인타르를 쓸 때 포심패스트볼 RPM이 최대 400 정도 증가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바우어는 “어떤 좋은 투수의 RPM이 원래 2200이었는데, 휴스턴으로 이적한 뒤 2600~2700으로 상승했다. 자연스럽지 않은 일”이라고 대놓고 콜을 저격하기도 했다.
콜은 이런 의혹을 항상 반박했다. 그는 훈련과 회전축 변경이 만든 산물이며, 여기에 분석가들의 도움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바우어에 주장에 대해서도 “루머에 불과하다”고 불쾌한 심기를 숨기지 않았다. 그러나 팬들과 일부 언론들은 콜이 투구를 할 때 습관적으로 모자챙을 잡는 장면을 공유하며 파인타르 사용 의혹을 제기하곤 했다. 적발된 적은 없으나 찜찜한 구석으로 남았다.
실제 콜의 포심 RPM은 시간이 갈수록 높아졌다. 피츠버그 소속일 때까지만 해도 평균 2200을 밑돌던 포심 RPM은 지난해 2500 이상까지 훌쩍 뛰었다. 바우어는 이 변화가 노력만으로 이룰 수는 없다고 의심한다. 회전수가 구위의 전부를 말할 수는 없지만, 포심의 경우 대체적으로 높으면 좋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만약 파인타르의 도움을 받았다면 도덕적으로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MLB 사무국의 단속이 심해지는 가운데 만약 콜의 RPM이 유의미하게 떨어진다면, 콜은 파인타르를 사용했다는 의혹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반대로 RPM이 크게 떨어지지 않거나 유지된다면 그간의 오명을 완전히 벗어낸다. ‘파인타르 사용 의혹’을 받은 다른 투수들도 마찬가지다. 현재 몇몇 리그 에이스급 선수들도 이 의혹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인데, 불필요한 잡음을 완전히 제거할 기회가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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