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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수형' 합류에 좌절했던 SSG 외야 3인, 현실 받아들이고 경쟁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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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닷컴 MK스포츠(울산) 김지수 기자

‘추추 트레인’ 추신수(39)의 SSG 랜더스 입단이 발표됐던 지난 2월 23일. 제주도 서귀포 강창학 야구장에서 스프링캠프를 진행 중이던 SSG 선수들은 놀라움과 함께 설레는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추신수는 선수들에게 존경과 선망의 대상이다. 그는 지난해까지 메이저리그 통산 1652경기에 나서 타율 0.275 1671안타 218홈런 782타점 961득점 157도루의 커리어를 쌓았다.

(왼쪽부터) SSG 외야수 정의윤, 오태곤, 고종욱. 사진=MK스포츠 DB
SSG 선수들로서는 TV로만 지켜보던 한국 야구 역사상 최고의 타자 중 한 명이 자신들과 같은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를 함께 누빈다는 생각에 들뜨지 않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모든 선수들이 같은 생각이었던 건 아니다. 정의윤(35), 오태곤(30), 고종욱(33) 등 세 사람은 ‘신수 형’이 온다는 소식을 접한 뒤 크게 침울했다는 후문이다.

김원형(49) SSG 감독은 13일 울산 문수야구장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연습경기에 앞서 “지난달 제주도에서 추신수 계약을 발표한 순간 정의윤, 고종욱, 오태곤이 좌절하는 게 눈에 보였다”며 “이 중 한 명은 나와 눈도 안 마주치려고 하더라. 감독인 내가 뭘 잘못한 것도 아닌데 괜히 좀 그랬다”고 웃으며 말했다.

김 감독과 SSG는 추신수의 올 시즌 수비 포지션을 좌익수로 일찌감치 확정했다. 스프링캠프 기간 주전 좌익수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던 정의윤, 오태곤, 고종욱 입장에서는 추신수의 합류가 날벼락으로 느껴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SSG 랜더스의 추신수(39)가 13일 울산 문수야구장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연습경기에 앞서 정의윤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울산)=김영구 기자
하지만 이들은 곧바로 자신들의 현실을 받아들였다. 세 명 모두 겨우내 착실히 몸을 만들어온 가운데 백업 위치에서 팀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다.

김 감독은 “다른 포지션으로 가야겠다고 농담을 던진 선수도 있었다”며 “그래도 이틀 정도 지나니까 다들 받아들이고 열심히 훈련하더라. 당장은 추신수가 주전이지만 정의윤, 고종욱, 오태곤도 분명히 활용도가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또 “내 입장에서는 추신수가 우리 팀에 합류하면서 1군에서 경쟁력 있는 백업 선수 3명이 늘어났다”며 “144경기를 하면 분명 주전들의 체력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 있다. 지명타자 자리를 잘 활용하면서 백업 선수들을 활용하는 쪽을 구상 중이다”라고 강조했다.

추신수 역시 “일년 동안 페넌트레이스를 치르면서 한 선수가 모든 경기를 다 뛰는 건 힘들다”며 “야구는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 후배들이 항상 준비돼 있었으면 좋겠다. 준비된 자는 분명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격려의 메시지를 전했다. gsoo@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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