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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교창·라건아 주춤해도 이정현과 애런 헤인즈 있는 KCC, 타짜가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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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고양/민준구 기자] 한 팀에 타짜가 이렇게 많은 적이 있었을까.

전주 KCC는 21일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2020-202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고양 오리온과의 6라운드 맞대결에서 87-80으로 승리했다. 오리온 상대 6전 전승은 물론 매직 넘버를 2로 줄이며 5년 만의 정규리그 1위를 눈앞에 뒀다.

쉽지 않은 경기였다. 오리온은 이대성의 출전시간을 크게 줄이면서까지 수비적인 자세를 취했다. KCC는 KBL을 대표하는 최고의 창이지만 방패를 여러 겹 쌓은 오리온의 수비는 단단했다.

MVP 후보 송교창 역시 이승현에게 가로막혔다. 영리한 움직임으로 파울 유도, 자유투를 얻어냈지만 전체적인 야투 성공률은 떨어졌다. 라건아도 데빈 윌리엄스의 파워에 힘겨워했다. KCC는 고전했고 오리온은 전반을 38-38로 마치며 그들의 계획대로 경기를 이끌었다.

그러나 KCC는 KBL 최고의 타짜가 둘이나 있었다. 바로 이정현과 애런 헤인즈. 두 선수가 후반을 휘젓자 오리온의 단단한 방패도 결국 쓰러지고 말았다.

이정현은 이미 1쿼터에 8득점을 기록하며 최고의 컨디션임을 자랑했다. 2쿼터를 통째로 휴식한 그는 3쿼터에 다시 출전, 주춤한 KCC의 공격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과감한 투 맨 게임, 그리고 오리온의 앞선 수비 허점을 파고든 돌파는 위력적이었다. 여기에 외곽에 빈 공간이 생기면 자신 있게 3점슛을 시도했다. 이정현은 3쿼터에만 무려 3개의 3점슛을 성공, 12득점을 퍼부으며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4쿼터에도 이정현의 존재감은 여전했다. 3쿼터처럼 폭발적이지는 않았지만 디드릭 로슨을 앞세워 파워 싸움을 걸어오는 오리온에 밀리지 않도록 적재적소에서 득점을 올렸다.

하지만 4쿼터의 진짜 주인공은 헤인즈였다. 특유의 스텝을 이용한 돌파는 여전히 매끄러웠다. 여기에 리바운드 싸움에서의 적극성, 동료를 살피는 시야까지 전성기 기량에 근접하는 플레이를 선보였다.

KCC의 전체적인 경기력이 좋았다고 볼 수는 없다. 정규리그 54경기 중 마지막 라운에 들어설 때는 더욱 어려운 경기들을 할 수밖에 없다. 이때 중요한 건 주축 선수들의 활약이다. KCC는 이정현과 헤인즈가 고비 때마다 팀을 살리며 오리온이라는 강적을 꺾었다.

이정현과 헤인즈는 각각 26득점 4리바운드 3어시스트, 19득점 8리바운드 2어시스트 2스틸 1블록을 기록하며 45득점 12리바운드 5어시스트를 합작했다.

송교창과 라건아의 부진은 일시적이다. 그들은 여전히 KBL에서 최고의 가치를 지닌 선수들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 이정현과 헤인즈까지 동시에 살아난 지금, KCC는 경기를 지배할 수 있는 타짜들을 다수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한편 KCC는 다음 주중 타일러 데이비스의 대체 외국선수를 발표할 예정이다. 라건아와 헤인즈, 그리고 새로운 외국선수까지 엔트리에 합류할 수 있는 상황. 2010-2011시즌 이후 무려 10년 만에 대권에 도전하는 그들은 역대 최고의 라인업을 구축할 예정이다.

# 사진_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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