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도, 불펜도 OK!’ 신정락은 ‘굴러들어온 복덩이’ 될까?

사이드암 투수 신정락이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서 신중한 표정으로 불펜 투구를 하고 있다. 선발과 불펜 어떤 역할도 가능한 신정락은 지난해 트레이드로 한화 유니폼을 입고 긴 슬럼프에서 탈출했다. 사진제공｜한화 이글스
사이드암 투수 신정락(33)은 한화 이글스 유니폼이 꽤 잘 어울린다. 지난해 여름 LG 트윈스에서 이적해온 뒤로 못다 핀 재능을 되살리고 있어서다.

지난해 7월말 송은범과 트레이드돼 한화로 옮겨온 뒤 신정락은 전혀 다른 투수로 탈바꿈했다. LG에선 23경기(19 이닝)에 등판해 1승1패4홀드, 평균자책점(ERA) 9.47 로 부진했다. 한화 소속으로는 후반기 21경기(25.2이닝)에서 4승1홀드, ERA 3.16을 기록했다. 페넌트레이스 일정의 3분의 1 가량만이 남는 후반기에 수치로 드러나는 성적뿐 아니라 기여도(투구이닝) 또한 눈에 띄게 향상됐다.

한화 코칭스태프는 이적 직후 기량을 직접 파악하고 배려하는 차원에서 신정락을 신중한 형태로 기용했다. 부담이 덜한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리다가 차츰차츰 압박강도를 높여 1이닝 이상을 믿고 맡겼다. 초반 4경기 연속 실점(1.2이닝 4실점 3자책점)했던 그도 조금씩 기대에 부응했다. 그 뒤로는 17경기(24이닝)에서 7실점 6자책점(ERA 2.25)으로 안정감을 보였다.

올해는 다른 투수들과 동일한 지점에서 출발한다. 똑같이 경쟁하고, 능력껏 제 자리를 꿰차야 한다. 지난해 11월 2차 드래프트와 트레이드를 통해 스윙맨 이현호와 선발요원 장시환이 가세하고, 범상치 않은 고졸 신인 듀오 남지민과 한승주가 입단하면서 팀 마운드 사정이 과거와는 사뭇 다르기 때문이다. 한용덕 감독의 최초 구상에는 신정락의 선발전환도 포함돼 있었지만, 이제 관건은 본인 스스로 경쟁을 이겨내야 한다는 것이다.

선발이든 불펜이든 확고하게 입지를 다져야 한다. 적지 않은 나이라 한 번 밀려나면 기회의 문 또한 그만큼 좁아진다. 험난할 수밖에 없는 그 과정을 무사히 통과한다면 ‘굴러들어온 복덩이’로 아마추어 시절의 화려한 명성을 되찾을 수 있다.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서 새 시즌 준비에 한창인 그는 26일 구단을 통해 “올 시즌은 한화 선수로 스프링캠프부터 시작하는 만큼 더욱 철저히 준비 중이다. 작년 하반기에 팀에 합류한 뒤 좋았을 때의 모습을 유지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 적은 나이가 아니기 때문에 열심히 운동해서 후배들에게 모범을 보이고 싶다. 어떤 보직에서든, 어떤 상황에서든 팀이 기대하는 역할을 해내고 싶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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