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용 성폭력' 폭로전 시작할 땐 언제고 '인격권 보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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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용 성폭력' 폭로전 시작할 땐 언제고 '인격권 보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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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국가대표 주장을 역임한 기성용(33·FC서울)에 대한 성폭력 가해 진실공방이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 특히 기성용에게 성폭력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폭로자 측의 입장 변화에 비판적인 시선도 늘어나고 있다.

초등학생 시절 기성용의 성폭력 의혹을 제기한 피해 주장자 C, D씨의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현의 박지훈 변호사는 1일 자정쯤 보도자료를 내고 “소모적인 여론전을 멈추고 하루빨리 법정에서 진실을 가릴 걸 제안한다”며 “본 사안의 실체진실은 여론재판이 아닌 법정에서만 밝혀질 수 있고, 또 법정에서 밝혀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성용은 지난 27일 프로축구 K리그1 개막전이 끝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무고함을 주장하며 피해자 측에 “증거가 있으면 빨리 내놓기를 바란다”고 촉구한 바 있다. 이에 박 변호사는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기성용이 원하는 대로 조만간 증거 전체를 공개하겠다”고 대응했다.'

하지만 증거 전체 공개에서 이제 법정에서 진실을 가리자는 쪽으로 입장이 바뀌었다. 박 변호사는 “당사자들 사이에 절제되지 않은 언어가 오가고 있고, 일부 언론은 이를 자극적으로 보도하며 근거없는 추측성 기사를 쏟아내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다만 자극적인 폭로의 시작은 폭로자 측이었다. 초등학생의 동성 구강성교 강요 등 자극적인 피해 내용을 여과 없이 폭로했다. 물론 구체적인 증거는 없었다. 이후 기성용 측도 사실이 아니라며 강하게 나오자 박 변호사는 “기성용이 성폭행 범죄를 저지른 건 움직일 수 없는 사실”이라며 “C와 D는 기성용으로부터 직접 당하지 않았더라면 기억할 수 없는 사항까지도 상세히 알고 있다. 예컨대, 기성용이 C에게 구강성교를 면제해준 날이 있었는데, 당시 어떠한 상황에서 기성용이 무슨 말을 하며 C에게 은전을 베풀었는지 C는 기억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언론에 대고 여론전을 시작한 건 폭로자 쪽이다. 이후 기성용이 K리그1 개막전 이후 “여론몰이를 그만하고, 증거를 가져오라”라고 다시 입장을 밝히자, 증거 공개로 맞불을 놨다.

그러나 증거 공개는 없었다. 박 변호사는 1일 마지막 보도자료에서 “증거자료에는 기성용 선수나 피해자들 이외에도 다른 많은 사람이 등장한다. 그 분들의 인격권 보호를 위한 측면에서라도 증거자료를 일반에 공개하기 어려운 점을 이해해 주기 바란다”라고 했다. 애초에 폭로를 시작할 때 감안해야 될 사안을 뒤늦게 표명한 감이 없지 않다. 한 법조관계자는 “증거 공개라는 것이 제3자에 대한 명예훼손이 될 여지가 있음을 충분히 따져야 했는데, 기성용의 반박에 ‘원하는 대로 공개해 주겠다’며 감정적으로 접근한 건 이례적이다”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기성용 측에 법적 대응을 요청하며 법정에서 진실을 가리자는 입장 변화에 무분별한 폭로에 대한 경계심만 높아진 상황이 됐다. 기성용이 말한 것처럼 폭로 순간 기성용은 파렴치범이 됐다. 기성용의 가족도 충격을 받을만한 내용이다. 그래서 더욱 진실 규명이 중요해졌다.

누가 가해자고, 누가 피해자인지 아직은 가릴 수 없다. 다만 소모적인 여론전의 시작이 누구였는지, 또 다른 누구의 인격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는지 사려깊고, 고민 끝에 한 폭로였는지에 대해서는 따져볼 만하다. ‘구강성교 강요’라는 자극적인 내용을 여과 없이 폭로하는 게 효과적이었는지도 마찬가지다.

폭로자 측은 법정에서 진실을 가리는 노력 외에도, 피해가 사실이라는 점을 증명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또 다른 무책임한 처사에 억울한 피해자가 나올 수 있다. ‘아니면 말고’ 식의 폭로는 또 다른 이의 인격권을 침해할 수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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