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경기 2번 등판' 김광현, 첫 시범경기 0.2이닝 3자책 부진

김광현(33ㆍ세인트루이스)이 2021년 첫 시범경기에서 부진했다. 아울러 ‘한 경기 두 번 등판’이란 낯선 경험도 했다. 김광현은 4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주피터 로저딘 스타디움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시범경기 뉴욕 메츠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0.2이닝 동안 4실점(3자책) 했다. 4안타와 볼넷 2개를 내줬고 삼진은 2개를 잡았다. 이날 김광현은 이례적으로 두 번 등판하고, 두 번 강판했다. MLB가 올해 시범경기에 특별 규정을 도입하면서 발생한 장면이다. MLB는 '3월 14일까지 열리는 시범경기에서는 마운드에 있는 투수의 투구 수가 20개를 넘었을 때 스리 아웃(3아웃) 이전에라도 이닝을 끝내거나 교체할 수 있다'는 특별 규정을 만들었다. 김광현은 이날 1회부터 흔들렸고 아웃 카운트 한 개만 잡은 뒤 일단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이후 2회 시작과 동시에 다시 마운드에 올랐다.

베이스볼 서번트에 따르면 김광현은 공 39개를 던졌다. 직구 18개(46%), 슬라이더 11개(28%), 커브 6개(15%), 체인지업 4개(10%)였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4㎞였다. 로저딘 스타디움에 내린 비 때문에 경기 시작이 지연되면서 김광현은 다소 불편한 상황에서 마운드에 섰다. 첫 타자 케빈 필라에게 슬라이더(132㎞)를 던지다가 왼쪽 외야 펜스 상단을 때리는 3루타를 허용했다. 요나탄 비야르는 슬라이더(137㎞)로 헛스윙 삼진 처리하며 한숨을 돌렸지만, 1사 3루에서 J.D. 데이비스에게 적시타를 맞아 첫 실점 했다.

이후 주전 포수 야디에르 몰리나 대신 마스크를 쓴 앤드루 키즈너가 호세 마르티네스 타석에서 공을 뒤로 흘리면서 1사 2루가 됐고 볼넷까지 허용했다. 그리고 1사 1ㆍ2루에서 우전 적시타를, 이어진 1사 1ㆍ3루에서는 좌전 적시타를 맞았다. 이때 김광현은 일단 마운드를 내려왔는데 이어 등판한 앙헬 론돈이 두 타자 연속 범타 처리하면서 김광현의 1회 실점은 늘지 않았다. 김광현은 2회 시작과 동시에 다시 마운드에 올랐지만 여전히 좋지 않았다.

첫타자 프란시스코 알바레스를 시속 132㎞짜리 날카로운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 처리했지만 후속타자에게 다시 볼넷을 허용했다. 이후 김광현은 두 번째로 마운드를 내려왔다. 이어 나온 투수가 주자의 득점을 허용하면서 김광현의 실점이 1개 늘었다. 김광현은 빅리그 진출 첫해인 2020년 시범경기에 5차례 등판해 9이닝 동안 5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하지만 올해는 첫 등판에서 3실점을 했다.

한편, 2021년 김광현은 잭 플래허티, 애덤 웨인라이트에 이은 세인트루이스 3선발 자원으로 분류된다. 세인트루이스는 '한 경기 두 차례 등판'이란 특별 규정을 활용해 김광현의 실전 감각 회복을 최대한 도운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김광현은 팀이 뒤진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갔으나, 타선이 폭발해 14-9로 승리, 패전 투수가 되지 않았다.

강주형 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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