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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 투수들, 15년 전만 못해…자신감+투쟁심 부족" 외인 출신 감독의 아쉬움

"내가 선수로 뛰던 시절(2005~2007년) KBO리그에는 한국 야구를 세계 무대로 이끈 좋은 투수들이 많았다. 요즘은 그런 투수들이 별로 없는 것 같다."

래리 서튼 롯데 자이언츠 2군 감독이 바라본 15년전과 지금의 KBO리그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올해로 KBO리그(퓨처스) 지도자 2년차를 맞이한 서튼 감독을 김해 상동 연습장에서 만났다. 서튼 감독은 인터뷰에 앞서 '롯데 2군에서 눈에 띄는 유망주를 꼽아달라는 질문은 사양하고 싶다'고 미리 요청했다. 해당 선수에겐 부담이 될 수 있고, 거론되지 않은 선수에겐 실망감을 안겨줄 수 있다는 이유다.

서튼 감독은 1997년 메이저리그(MLB) 캔자스시티 로열스에서 데뷔한 이래 8년간 활약하다 KBO리그 외국인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2005~2006년 현대 유니콘스, 2007년 KIA 타이거즈에 외국인 선수로 몸담았다. 특히 2005년에는 타율 2할9푼1리 35홈런 102타점 OPS(출루율+장타율) 1.003으로 외국인 좌타 최초 홈런왕과 외야수 골든글러브를 석권한 바 있다.

이후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 캔자스시티 산하 마이너리그 팀에서 코치로 재직했고, 지난해부터 롯데 2군 감독을 맡고 있다.

래리 서튼 롯데 2군 감독.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성민규 단장 부임 이래 롯데는 사직구장에는 피칭랩, 상동연습장에는 드라이브라인 훈련 시스템을 설치하는 등 과학적인 데이터에 기반한 선수 육성을 강조하고 있다. 서튼 감독 역시 '외국인 선수로 뛸 때와 다른 점'을 묻자 "KBO리그 전체적으로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의 데이터 활용 및 분석 능력이 좋아졌다"고 답했다.

하지만 그는 "요즘 KBO리그 투수력은 과거만 못하다"는 아쉬움도 토로했다.

"1998년부터 2010년대까지 KBO리그를 이끈 힘은 좋은 투수진이다. 뛰어난 투수들이 한국 야구를 세계 무대로 진출시켰다. 나와 맞상대했던 투수들은 자신감만큼은 MLB급이었다. 누구와 맞붙더라도 '내가 이겨주겠다'는 아우라가 있었다. 요즘은 선수들의 자신감이 너무 떨어져있다."

서튼 감독은 그 이유에 대해 "과거에 비해 정보가 너무 많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인터넷을 통해 각종 영상을 접하기 쉬워짐에 따라 선수들이 지레 짐작하고, 넘겨짚어 분석하고, 필요보다 더 많은 훈련을 소화한다는 것. 그는 "선수는 실전을 통해 성장하는 것"이라며 "선수들이 더 큰 투쟁심을 가질 수 있도록 코치들이 잘 이끌어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투타 할것 없이 KBO리그 선수들의 해외 진출이 늘어난 이유는 뭘까. 서튼 감독은 "현지 관심도의 차이"라고 못박았다.

"당시 메이저리그는 한국이나 일본 야구에 큰 관심을 갖지 않았다. 잘할 거라는 기대가 없었다. 아시아에 스카우터를 보내는 팀은 LA 다저스, 보스턴 레드삭스, 뉴욕 양키스 같은 빅마켓 팀들 뿐이었다. 하지만 성공 사례가 쌓였고, 이젠 모든 팀이 스카우터를 보낸다. 포스팅을 통한 영입 가격도 과거보다 낮아졌다. 재정적 부담이 덜한 것도 이유가 될 수 있다.".

인터뷰에 임한 래리 서튼 롯데 퓨처스팀 감독. 김영록 기자서튼 감독은 부임 직후부터 '위닝 멘털리티'를 강조했다. 팀이 하나가 되어 함께 배우고, 다같이 싸워 승리하는게 '챔피언십 문화'라는 것. 서튼 감독은 이날도 "아무리 뛰어난 투수가 있어도, 수비나 타자의 도움 없이는 이길 수 없다. 결국 승리하는 것은 '팀'이지 개인이 아니다"라며 '팀 퍼스트'를 외쳤다. 2군 감독으로서 선수들과 진솔하게 소통하며 동기부여를 해주고 있다는 속내도 밝혔다.

지난 1년간의 성과에 대해서는 "난 4~5년 뒤를 바라보고 있다. 때론 더 밀어붙이고 싶을 때도 있다. 하지만 기초부터 차근차근 쌓는게 내 일이다. 선수들 뿐 아니라 상동의 코치진도 성장하고 있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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