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린 수비-리시브’ 앞으로도 이어질 현대건설 리베로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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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16 13:35
[더스파이크=수원/서영욱 기자] 김연견 없이 치른 두 번째 경기에서 그 공백을 제대로 느낀 현대건설이다.
현대건설은 15일 KGC인삼공사에 세트 스코어 1-3으로 패해 5연승을 마감했다. 현대건설은 승점 확보에 실패하면서 2위 GS칼텍스와 승점차를 2점에서 더 벌리지 못했다. 이날 경기에서 현대건설 공격은 크게 문제가 되진 않았다. 양효진이 공격 성공률 36%로 평소보다 떨어졌지만 헤일리가 23점, 정지윤과 고예림이 각각 14점, 11점을 올렸고 팀 공격 성공률은 40.56%였다. KGC인삼공사 공격 성공률이 31.58%, 공격 득점에서도 현대건설은 58-42로 앞섰다. 하지만 범실과 수비, 리시브에서 문제가 드러났다. 특히 리베로 자리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김연견이 부상으로 결장하면서 현대건설 리베로 자리는 고유민과 이영주가 지키고 있다. 김연견 결장 후 첫 번째 경기였던 11일 한국도로공사전에는 문제가 크게 두드러지지 않았다. 당시 리시브 상황에는 고유민, 서브 상황에는 이영주가 주로 투입됐고 고유민은 리시브 효율 5.88%를 기록했다. 리시브 시도 17회로 고예림(22회) 다음으로 많았다. 시즌 대부분을 후위 수비 강화 백업 요원으로 활약한 고유민이었지만 이전에 해보지 않았던 리베로 역할을 소화하면서 이전만큼 리시브에서 안정감을 보여주지 못했다.
14일 경기에서는 리시브 문제가 더 두드러졌다. KGC인삼공사는 서브를 다름 아닌 두 리베로에게 집중했다. 이전 경기처럼 리시브 상황에는 고유민, 서브 상황에는 이영주가 투입됐지만 고유민은 1세트부터 리시브가 흔들렸다. 이에 이영주가 리시브 상황까지 뛰는 경우가 2세트부터 늘어나기 시작했고 4세트에는 온전히 이영주 혼자 리베로 역할을 소화했다. 리시브는 조금 흔들리더라도 디그와 어택 커버를 강화하기 위함이었다.
이영주는 디그는 괜찮았지만(디그 시도 16회, 성공 15회) 리시브는 불안했다. 리시브 시도 22회로 적지 않은 상대 서브 공세를 받았고 서브 에이스 5개를 내주며 무너졌다. 이날 이영주와 고유민 모두 리시브 성공과 리시브 실패 횟수가 같아 리시브 효율은 0이었다.
디그 상황에서도 동선이 겹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하며 김연견이 뛸 때보다 정돈되지 않는 장면이 자주 연출됐다. 특히 김연견은 디그에서 강점을 보이며 빠른 발을 활용해 상당히 넓은 수비 범위를 커버한다. 하지만 김연견이 빠진 상황에서는 고예림과 황민경 등 다른 선수들의 수비 부담이 커지고 이로 인해 동선이 겹치는 상황이 많았다.
15일 경기에서 현대건설 팀 리시브 효율은 9.52%에 불과했다. KGC인삼공사는 1세트부터 성공적으로 들어간 서브 공략으로 서브 에이스만 13개를 기록했다. 특히 고유민과 이영주에게 서브를 집중했다. 경기 후 KGC인삼공사 이영택 감독대행은 “처음에는 각자 편한 코스로 강하게 치자고 했다. 경기를 하다 보니 리베로가 많이 흔들려서 집중해서 넣자고 했다. 이후 두 선수 모두 효과적으로 잘 흔든 것 같다”라고 밝혔다. 그만큼 경기 중에 고유민과 이영주 모두 불안함을 노출했다는 뜻이다.
수비를 위해 투입되는 리베로에게 서브가 집중됐다는 건 팀에게 좋은 신호는 아니다. 일반적으로 리베로는 가장 넓은 리시브 범위를 가져가면서 함께 리시브 라인을 이루는 윙스파이커 부담을 최대한 덜어줘야 한다. 리베로가 흔들리면 윙스파이커들의 리시브 부담도 자연스럽게 늘어난다. 수비와 함께 공격에서도 역할이 큰 윙스파이커지만 리베로가 흔들리면 수비 부담으로 인해 공격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또 하나 문제는 15일 경기를 통해 앞으로 현대건설을 상대하는 다른 팀들도 비슷한 공략법을 가져올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현대건설은 흔들리는 리시브에도 공격은 나쁘지 않게 풀어갔다. 하지만 리시브가 이날 경기처럼 좋지 않은 경기가 늘어난다고 했을 때, 공격 성공률이 이 정도로 나올 것이라고는 장담할 수 없다. 다른 선수들에게 늘어난는 부담으로 인한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현대건설에는 다른 대안은 없다. 이영주와 고유민이 경기를 치르면서 안정감을 찾아야 한다. 이도희 감독은 15일 경기 후 “두 선수와 이야기를 해봐야 하고 훈련도 더 시켜봐야 한다. 그러면서 위치를 잡아야 한다. 자신감도 불어넣어 주면서 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라고 전했다. 김연견이 포스트시즌까지도 복귀가 어려운 상황이기에 두 선수의 경기력 향상이 꼭 필요하다. 선두 자리 역시 장담할 수 없게 된 현대건설이 시즌 막판 닥친 리베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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