앓던 이 뺐더니 하나 된 흥국생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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앓던 이 뺐더니 하나 된 흥국생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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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프로배구 흥국생명 선수단이 19일 KGC 인삼공사전에서 승리한 뒤 기뻐하고 있다. KOVO 제공

[쿠키뉴스] 문대찬 기자 =흥국생명이 ‘원 팀’이 돼 귀중한 1승을 거뒀다. 

여자 프로배구 흥국생명은 19일 KGC인삼공사전에서 3대 1로 승리하며 선두 자리를 지켰다. 24일 만에 1승을 추가한 흥국생명은 올 시즌 팀 최다 연패인 4연패 악몽에서 벗어났다. 

흥국생명은 올 시즌을 앞두고 11년 만에 국내 복귀를 결정한 김연경을 품었고, 자유계약(FA) 신분의 국가대표 세터 이다영까지 영입하며 단숨에 우승후보 0순위로 꼽혔다. 

실제 경기도 술술 잘 풀렸다. 개막 10연승과 함께 역대 통산 최다 연승인 14연승 신기록을 세웠다. 외국인 선수 루시아까지 가세하면서 막강한 전력을 보였다.

하지만 흥국생명은 지난해 12월부터 연이은 악재로 흔들리기 시작했다. 

루시아가 어깨 부상을 입어 이탈했고, 이다영이 SNS를 통해 김연경으로 추정되는 선배를 비판하는 게시글을 올리면서 팀 불화설이 불거졌다. 설상가상 이재영과 이다영이 학교 폭력 논란으로 ‘무기한 출전 정지’ 징계를 받으면서 흥국생명은 그야말로 초상집이 됐다. 16일 IBK기업은행전에서도 0대 3으로 완패, 시즌 전망에 적신호가 켜졌다.

하지만 KGC인삼공사전에선 달랐다. 세터 김다솔, 레프트 김미연이 선발로 출전한 가운데, 그간 부진했던 외국인 선수 브루나가 30득점을 기록하는 등 맹활약했다. 김연경도 24득점으로 거들었다. 이날 흥국생명은 다양한 공격 루트를 선보이며 기대감을 높였다.

벤치의 분위기도 어느 때와 달랐다. 선수단, 관계자를 가리지 않고 하나가 돼 승리를 간절히 기원했다. 득점이 올라갈 때마다 환호성이 터져 나왔고 코칭스태프도 만세를 불렀다. 관계자들도 코트에서 멀찍이 떨어져 큰 목소리로 응원했다. 4세트 승리를 결정짓는 김연경의 스파이크가 나온 순간, 흥국생명 선수단은 코트로 일제히 몰려나와 서로를 얼싸안았다. 

박미희 감독은 “오늘은 정말 감동적인 것 같다. 스포츠 정신을 우리 선수들에게서 볼 수 있었던 경기였다”면서 “감독으로 7년째지만 기억에 남는 경기가 될 것 같다”고 기뻐했다.

그는 “우승보다 오늘이 더 감동적”이라며 “선수들이 사실 그동안 너무 마음고생을 많이 했다. 오늘은 남아있는 0.1%까지 힘을 다 쏟은 것 같다”고 선수들의 투혼에 고마움을 전했다.

경기 내내 선수들을 북돋으며 치어리더 역할을 자처한 김연경은 “요즘 지면서 분위기가 가라앉은 것은 사실이다. 주전 2명이 빠졌는데, 금방 좋은 결과로 승리하리라고는 생각지 못했다”며 “선수들이 각자 위치에서 잘해줘서 생각보다 빨리 좋은 결과를 얻어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이어 “언니들이 잘해서가 아니라 선수들이 각자 해야 할 것을 다시 생각해보면서 노력하다 보니 한 마음 한 팀이 돼서 경기했다”며 승리의 공을 동료들에게 돌렸다.

mdc0504@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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