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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생명 떠났던 김유리 선수의 눈물 인터뷰

그래그래 0 469 0 0


1라운드 2순위 흥국생명 입단
선배 괴롭힘에 필드 떠나
11년만에 첫 MVP 선정
"실력보다 인성이 더 중요"

한국배구연맹(KOVO) 제공, KBSN스포츠 방송 캡처


여자 프로배구 GS칼텍스 소속 김유리 선수(31)의 인터뷰가 화제다.

GS칼텍스는 지난 5일 인천계약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도드람 2020~21 V리그 여자부 5라운드 원정경기에서 GS칼텍스는 흥국생명을 세트스코어 3-0으로 제압했다

이날 경기의 방송사 선정 수훈 선수는 9득점(속공 8개)을 올린 김유리 선수였다. 데뷔 11년 만에 첫 수훈 선수 인터뷰였다.

김유리 선수가 수훈선수로 선정돼 방송사 인터뷰에 응하자 동료들이 이를 애워싸고 축하하고 있다. GS칼텍스 제공


김 선수가 수훈 선수로 선정되자 주장 이소영이 그를 인터뷰 장소로 안내했다. 차상현 감독은 물론 동료들이 주위에 옹기종기 모여앉아 김 선수를 축하했다.

그간 김 선수가 겪은 마음고생을 알던 한유미 KBSN스포츠 배구 해설위원이 인터뷰 도중 눈물을 터트리자 김 선수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김 선수는 이내 참지 못하고 눈물을 왈칵 쏟았다. 김 선수의 눈물에 GS칼텍스 선수들도 함께 울었다.

인터뷰 도중 눈물을 쏟는 김유리 선수와 한유미 해설위원, 문명화 등 GS칼텍스 동료들. KBSN스포츠 방송 캡처


차 감독은 “그동안 다른 선수들이 스포트라이트 받는 동안 그늘에 가려져 있었는데 묵묵하게 잘 지켜줬다”며 “끝까지 잘 버텨줘서 고맙다. 이렇게 버티다 보면 좋은 날도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격려했다.

김유리 선수는 GS칼텍스에서 클럽하우스 리더로 팀의 중심을 잡아주고 있다. 화려한 선수는 아니지만 늘 묵묵히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 해왔다. 올 시즌에는 20경기에서 72점을 기록했고, 속공 성공률 3위(44.44%)에도 올라있다.

5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여자프로배구 인천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와 서울 GS칼텍스 KIXX배구단의 경기. 1세트 GS칼텍스 김유리(왼쪽)가 스파이크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 선수의 배구 인생은 순탄치 않았다. 그는 2010~2011시즌에 흥국생명에 1라운드 2순위로 입단했다. 입단 당시만 하더라도 장래가 촉망된 유망주였다.

하지만 한 선배의 지속적인 괴롭힘에 코트를 떠나고 말았다. 이제 막 스무 살이 된 그에게 선배의 괴롭힘은 견디기 힘든 고통이었다.

이후 김 선수는 선수 유니폼 대신 편의점 조끼를 착용했다. 그는 “용돈이라도 벌자는 생각에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라고 회상했다.

3개월 뒤, 그의 재능을 아까워한 실업팀에서 연락이 왔다. 그는 대구시청과 양산시청에서 각각 1년간 뛰면서 활약했고, 2014~2015시즌 IBK기업은행과 계약하면서 프로 무대로 돌아왔다.

이후 2017년 6월 염혜선의 보상 선수로 현대건설로 이적, 11일 뒤 한유미와의 트레이드로 GS칼텍스의 유니폼을 입게 됐다. GS칼텍스는 그녀의 프로 네 번째 팀이다.

김 선수는 이날 경기에서 9득점(공격성공률 64.3%)을 기록하며 자신에게 아픔을 안긴 흥국생명에게 제대로 복수를 했다.

김유리 배구 선수 인스타그램 캡처


김 선수의 사연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퍼지면서 크게 화제가 됐고, 김 선수는 SNS에 감사 인사를 전했다.

그는 “31살에 데뷔 첫 MVP 선수 인터뷰라는 걸 했다. 지금도 돌려보면 울컥하고 마음이 몽글몽글거린다”며 “같이 축하해 주시고 울어줘서 고맙다. 우리 동생들, 못난 언니 잘 따라와 줘서 너무 고맙다”고 했다.

김 선수는 그러면서 “늘 하는 말이지만 배구도 잘해야 하지만 인성이 더 중요하다는 걸 잊지 말자! 우리 선생님들, 우리 팀 모두 너무 고맙고 사랑한다. 무엇보다도 여태껏 꾹꾹 잘 참아온 나에게 너무 고맙다”라고 말했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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