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프로배구 학교 폭력 피해자가 OK 금융그룹의 공식 입장문에 대해 "진심 어린 사과는 느낄 수 없었다"면서 추가 글을 폭로했다.

학교 폭력 피해자 A씨는 13일 늦은 오후 "구단 측 공식 입장문을 확인했다"면서 "먼저 명확히 할 것은 당시에 ‘수술 치료 지원 및 사과가 있었음을 확인했다’라는 문장은 사실이 될 수 없다"고 밝혔다.

앞서 OK금융그룹은 "소속 구단 선수인 송명근(28), 심경섭(30)의 학교폭력과 관련돼 팬 여러분들께 실망 시켜드린 점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 드린다"며 고개 숙였다.

이어 "송명근은 송림고교 재학시절 피해자와의 부적절한 충돌이 있었고 당시 이에 대한 수술치료 지원 및 사과가 있었음을 확인했다"면서 "피해자와 직접 만나 재차 사과하려고 했지만 현재 연락이 닿지 않아 문자메시지로 사죄의 마음을 전한 상황"이라고 했다.

구단은 "심경섭 또한 송림중학교 재학시절 피해자에게 폭언과 폭행 등 과오를 인정하고 사죄의 마음을 전했다"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피해자 A씨는 구단의 공식입장에 대해 "가해자 측에서 진심 어린 사과가 있었더라면 지속적인 놀림이 동반될 수는 없었을 것"이라면서 "저는 이것을 ‘사과’로 받아들일 수 없고, 양심이 있고 생각이 있다면 본인도 사과를 했다고 인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또 수술 치료 지원에 대한 설명을 덧붙이자면 당시 모든 수술비는 학교에서 지원했다. 일상생활 배상책임보험이라는 보험금으로 가해자 부모님께 150만원의 통원 치료비를 받았던 게 전부"라며 "부풀려서 설명되는 건 저도 기분이 나쁘니 명확하게 알려야겠다"고 적었다.

A씨는 계속해서 "제게 연락이 닿지 않아 사죄 문자를 남겼다 했는데 사과는 가해자가 원하는 방식이 아닌 사과를 받는 사람이 원하는 방식이 돼야 한다 생각한다"고 불편함을 드러내면서 "막무가내 전화로 끝낼 단순한 사항은 아니니 전화를 받지 않았다. 문자로 온 내용에서도 이 글을 내릴 정도의 진심 어린 사과는 느낄 수 없었다. 본인도 어쩔 수 없었다는 변명이 섞여 있는 사과, 사고에 대한 사과는 있지만 그 후 놀림에 대한 언급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저도 사람인지라 이런 상황이 마음 편하지 않고, 단순히 괴롭히고 싶어서 시작한 일이 아니라는 점 본인들도 아셨으면 한다"고 말한 A씨는 "그렇지만 이런 말도 안 되는 입장문과 사과는 인정할 수 없고, 받아드릴 수도 없으며 마음이 불편하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A씨는 "당사자 분들은 입장을 바꿔서 좀 더 오래, 깊게 생각해보시고 제대로 된 사과를 하시길 바란다. 이 글을 읽으시리라 생각하고 문자 내용은 올리지 않겠다"며 글을 맺었다.

한편 A씨는 앞서 한 포털 사이트에 '현직 남자 배구선수 학폭 피해자입니다'라는 글을 올려 중·고교 시절 학교 폭력 피해 사실을 알렸다. A씨는 과거 발차기에 급소를 맞아 숨이 안 쉬어졌으며, 결국 응급실에 실려가 고환 봉합 수술까지 받았다고 폭로했다.

A씨는 "이후에도 그 사람들은 '부X 터진 놈이'라고 놀리고 다녔다. 평생 이 고통 속에 살아야 하는데 당시 그 부모가 와서 '우리 애는 그럴 애가 아니다'고 이야기를 하더라. 그냥 조용히 넘어가자고 했던 엄마 말을 들었던 내가 너무 후회가 된다"고 과거를 회상하며 분을 감추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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