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 새신랑' 서준원 "손아섭, 결혼 소식에 걱정 대신 격려"
이 여자다' 싶어 결혼을 결심했다. 다들 '넌 아직 너무 어리다'고 걱정했는데, 유일하게 손아섭 선배만 '빨리 결혼해서 자리잡는 것도 좋다'고 격려해주신 게 기억에 남는다."
올해 나이 만 20세. 벌써 '품절남'이 됐다. 롯데 자이언츠 선발진의 한 축으로 성장한 서준원. 그는 지난해 12월 12일 연상의 아내와 결혼식을 올렸다.
지난해 1월 결혼한 이영하(24·두산 베어스)보다도 3년이나 빨랐다. 신혼 생활에 대해 물으니 "친구들과 술마시고 노는 것보다 집에 와서 아내와 얘기하는 게 더 좋다"며 웃는다.
"결혼 시기가 빠르긴 하다. 다들 걱정했지만, 내가 고집이 센 편이라 강하게 밀고 나갔다. 혼전 임신은 아니다. 결혼하고 나니 마음이 안정되고, 책임감이 생겼다. 운동 열심히 하고 있다. 아내를 위해서도 내가 다치지 않고 선수 생활을 오래 해야 하니까."
제주도 신혼여행을 다녀온 뒤 하루 쉬고 바로 운동을 시작했다. 트레이너인 아내의 체계적인 관리를 받고 있다. 서준원은 "다이어트도 열심히 하고 있다. 시즌 내내 베스트 체중(100~102㎏)을 유지하는게 목표"이라고 강조했다. 전준우 한동희 손아섭 등 선배들에게도 몸관리 노하우를 배웠다.
아직 올시즌 보직은 미정이다. 토종 에이스는 박세웅의 몫이고, 서준원은 노경은 이승헌 등과 스프링캠프에서 4~5선발 경쟁을 펼쳐야한다. 만약 박세웅 서준원 이승헌이 선발을 맡게 될경우 평균 나이 22.3세의 영건 선발진이 탄생한다.
롯데 서준원. 스포츠조선DB데뷔 이래 2년간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총 214⅔이닝을 소화했다. 1년 사이 마운드에서 부쩍 여유가 붙었다. 패한 날은 우울감이 밀려들 만큼 기회에 집착했던 2019년과 달리 '오늘 정도면 괜찮았어'라며 승패와 관계없이 다음 경기를 준비할 수 있게 됐다. 144경기 장기 레이스를 치르는 KBO리그의 선발투수가 반드시 갖춰야할 덕목이다.
월별 기복이 심한 편이다. 지난해 7월(평균자책점 9.56)과 9월(7.71)에는 극도로 부진했고, 그 사이의 8월(2.95)에는 에이스급 성적을 냈다. 체력 문제였을까. 서준원은 "허문회 감독님이 관리를 워낙 잘해주셔서 체력 문제는 아니었다. 결국 내 집중력과 안일함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작년 5월 6일 KT 위즈 전(6이닝 1실점 0자책), 5월 24일 키움 히어로즈 전(6⅔이닝 무실점)이 기억에 남는다. 특히 키움 전에는 2대0에서 9회 (김)원중이 형이 마무리로 올라왔는데, 내가 기도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다. '인생투'한 날이라 꼭 이기길 바랐는데, 잘 지켜내서 고마웠다."
롤모델은 경남고 선배 한현희(키움). 지난해 한차례 맞대결 타이밍이 있었지만, 우천으로 인해 로테이션이 바뀌면서 무산됐다. 서준원은 "어릴 때부터 (한)현희 형을 보면서 자랐다. 올해 맞대결을 하게 된다면, 그 경기만큼은 내 고집대로 붙어보고 싶다. 항상 도전하고 싶은 존재"라며 존경심과 호승심을 불태웠다.
롯데 서준원. 스포츠조선DB서준원의 주무기는 150㎞가 넘는 강력한 직구. 스스로도 "내 직구에는 만족한다. 부모님께 감사드린다"며 만족감을 드러낼 정도다. 다만 좌타자 상대로 약점이 있었다. 지난해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이 3할4푼1리에 달한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체인지업을 연마중이다.
처음 프로에 입성했을 때의 꿈은 손승락의 뒤를 잇는 등번호 1번의 마무리였다. 하지만 김원중이 새로운 마무리로 자리잡은 상황. 김원중은 최준용 서준원 등 자신의 자리를 탐내는 후배들에 대해 "앞서 내가 4연투를 한게 아니라면, 한국시리즈 마지막 순간 롯데 마운드 위에 서 있을 투수는 나"라며 철철 넘치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서준원도 이제 마무리보다는 선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올시즌 목표는 규정이닝(144이닝), 더 나아가 '말소 없이 1군에서 풀타임'이다. 1군 마운드에서 공을 던지는 것만큼 행복한 일이 없기 때문이다.
"작년에 7승 했으니까, 올해는 선발 10승을 하고 싶다. 팬들의 걱정, 축하 모두 저를 위한 마음이다. 이제 결혼도 했고, 다른 생각 없이 야구만 열심히 하겠다. 정말 성적으로 보여드려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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