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이 직접 개입한 이대호 계약, 신세계가 자극제 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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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1.31 01:19
그룹이 직접 개입한 이대호 계약, 신세계가 자극제 됐나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질질 끌던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와 자유계약선수(FA) 이대호(39)의 협상은 롯데 그룹의 지시로 전격 타결됐다.
롯데는 이대호와 우승 옵션 2억원을 포함한 2년 최대 26억원에 합의했다고 29일 발표했다.
롯데는 2019년 9월 성민규 단장 부임 이후 값비싼 FA를 잡기보다는 유망주 육성에 힘을 쏟았다.
구단의 육성 기조 속에 2019시즌을 마치고 FA 자격을 얻은 손승락, 고효준, 전준우는 그야말로 된서리를 맞았다.
접점을 찾지 못했던 손승락은 은퇴를 선언했고, 'FA 미아'까지 거론됐던 고효준은 다음 해 3월에야 겨우 도장을 찍었다.
전준우는 계약에 난항을 겪자 에이전트와 결별하고 스스로 구단과 협상에 나서 예상보다 낮은 4년 최대 34억원에 사인했다.
'저비용 고효율' 구단으로 거듭나겠다는 롯데의 긴축 기조는 이대호에게도 그대로 적용될 것으로 점쳐졌다.
실제로 롯데는 장기전을 예상한 듯 이대호와의 협상을 서두르지 않았다.
이대호는 한 인터뷰에서 구단이 진정성을 보여주지 않는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렇게 장기간 이어진 롯데 구단과 이대호의 팽팽한 줄다리기 싸움에 그룹이 갑자기 개입했다.
그룹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 협상은 일사천리로 풀렸다. 이대호는 계약에 만족한 듯 우승 옵션은 지역 불우이웃에게 전액 기부하겠다고 약속했다.
롯데 구단이 재정난으로 인해 최근 금융권에서 50억원을 대출할 때도 수수방관하던 그룹이었다.
또한 이대호의 FA 협상이 해를 넘기고 스프링캠프를 눈앞에 둔 시점까지 지지부진하게 이어질 때도 꿈쩍 않던 그룹이 돌연 지원 사격에 나선 것이다.
프랜차이즈 스타로서 상징성이 큰 이대호기 때문에 그룹에서 직접 나섰다고 볼 수도 있지만 큰 그림을 보면 또 하나의 변수가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바로 지난 26일 들려온 신세계그룹의 프로야구 SK 와이번스 인수 소식이다.
당시 언론들은 이 소식을 전하면서 신세계와 롯데의 유통 라이벌 구도가 야구판으로 확장됐다며 '유통 더비'에 초점을 맞췄다.
정작 롯데 그룹 측에서는 매출액에서 10배 이상 차이가 나는 신세계 그룹을 라이벌로 표현한 것에 대해 상당히 탐탁지 않게 생각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신세계와 동급으로 거론되는 것도 내키지 않는데, 불과 몇억원 때문에 이대호와의 협상에서 볼썽사나운 모습이 연출되는 걸 두고 볼 수는 없었다.
실제로 롯데 구단은 이대호와의 계약 이면에 그룹의 결단과 지원이 있었다는 사실을 숨기지 않았다.
롯데 관계자는 "그룹 차원에서 강력한 지원이 있었다"면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님이 야구단에 관심이 많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롯데 그룹 측에선 이대호와의 통 큰 계약을 통해 '인색', '짠돌이' 등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벗고 싶어한 것으로 풀이된다.
유통 라이벌 신세계의 등장이 자극제가 된 측면도 적잖아 보인다.
신세계는 장기적으로 돔구장 설립을 추진하는 등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전력 보강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야구를 접목한 마케팅 전략도 구사할 것이라고 했다.
같은 유통업 기반인 롯데 그룹으로서는 적잖게 신경 쓰이는 상대가 등장한 셈이다.
이에 자극받은 롯데도 여기에 보조를 맞춰 함께 지갑을 열게 될까. 이대호 사례를 보면 그럴 가능성이 없지 않아 보인다.
changyo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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