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령 투수' 김승회, 연봉 70% 인상 '쾌거'
불과 2년 전까지만 해도 연봉 5000만 원이었던 두산 베어스의 우완 투수 이영하는 올 시즌 2억7000만 원의 연봉을 받는다. 2년 사이에 5배 이상 연봉이 뛰어 오른 것이다. 그는 2년 전 승부조작 제의를 거절하고 이를 한국야구위원회에 신고해 받은 상금 5000만 원을 전액 기부하면서 "돈은 야구 잘해서 벌면 된다"고 담담하게 말한 바 있다. 이영하는 자신의 말처럼 정말 야구를 통해 '부자'가 되고 있다.
지난 29일 연봉협상을 마친 두산에는 이영하를 포함해 총 4명의 선수가 100% 이상의 연봉 인상률을 기록했다. 마무리 역할을 한 '보상선수 신화' 이형범이 5500만 원에서 1억4200만 원으로 올랐고 2900만 원을 받았던 사이드암 최원준도 5900만 원으로 연봉이 상승했다. 양의지(NC 다이노스)의 백업에서 한국시리즈 우승포수가 된 박세혁 역시 132%가 인상된 2억3200만 원에 올 시즌 연봉 계약을 체결했다.
흔히 높은 연봉 인상률을 기록하는 선수는 연차가 적은 젊은 선수인 경우가 많다. 실제로 만30세의 박세혁을 제외하고 100% 이상의 연봉 인상률을 기록한 투수 3명은 아직 20대 초·중반의 젊은 선수들이다. 하지만 올해 두산에는 불혹의 나이에도 무려 70%의 높은 연봉 인상률을 기록한 선수가 있다. 삼성 라이온즈의 권오준과 함께 어느덧 10개 구단 최고령 투수가 된 '땀형' 김승회가 그 주인공이다.
보상 선수로만 두 차례나 팀을 옮긴 KBO리그 공식(?) 21번째 선수
배명고 졸업반 시절 프로의 지명을 받지 못했던 '내야수' 김승회는 제주산업정보대를 거쳐 탐라대(현 제주국제대학교)에 편입한 후 투수로 전향했다. 대학 시절 꾸준히 기량을 갈고 닦은 김승회는 2003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5라운드(전체40순위)로 두산에 지명됐다. 프로 입단 후 3년 동안 1군에서 큰 활약을 하지 못하던 김승회는 2006년 이재영과 이재우의 입대를 틈타 61경기에서 6승 5패 10홀드 평균자책점3.95를 기록하며 핵심 불펜투수로 성장했다.
하지만 2007년 루키 임태훈의 등장으로 김승회의 입지는 줄어 들었고 2007 시즌이 끝난 후 사회 복무요원으로 입대했다. 2010년 팀에 복귀한 김승회는 어중간한 구위와 긴 이닝을 소화하기엔 다소 떨어지는 체력 때문에 선발 투수로도, 불펜 투수로도 확실히 자리를 잡지 못했다. 2012 시즌 김진욱 감독 부임 후에는 두산의 5선발 자리를 맡아 6승을 올리기도 했다.
두산은 2012 시즌이 끝난 후 롯데 자이언츠로부터 FA 홍성흔(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루키팀 필드코치)을 영입했고 김승회는 보상 선수로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김승회는 2013년 53경기에 등판해 4승 7패 2세이브 8홀드 5.30으로 롯데 불펜에 자리 잡았고 2014년 롯데의 마무리 투수로 활약하며 1승 2패 20세이브 4홀드 3.05를 기록했다. 프로 입단 12년 만에 맞은 김승회의 최고 시즌이었다.
김승회는 2015년 마무리 자리에서 내려와 선발과 불펜을 오가는 스윙맨으로 활약하며 데뷔 후 가장 많은 7승을 올렸다. 하지만 타고투저의 바람 속에 평균자책점 역시 프로 입단 후 가장 높은 6.24까지 치솟으면서 만족스런 시즌을 보내지 못했다. 결국 김승회는 2015 시즌이 끝난 후 FA 윤길현에 대한 보상 선수로 SK 와이번스로 이적했다. 프로 입단 후 FA보상선수로 각기 다른 팀에 두 차례 지명을 받은 것은 김승회가 역대 최초다.
김승회는 SK로 이적하자마자 박진만(삼성 라이온즈 작전코치)이 은퇴하고 이재영이 방출되면서 졸지에 팀 내 최고참 선수가 됐다. 하지만 노련하게 마운드를 이끌어 주리라는 기대와 달리 김승회는 2016년 시즌 23경기에 등판해 1승 1패 4홀드 5.92로 부진했다. 시즌 후 생애 첫 FA 자격을 얻은 김승회는 FA 선언을 포기하며 명예회복을 노렸지만 돌아온 것은 SK로부터의 방출 소식이었다.
두산 이적 후 3년 동안 179경기 등판, 올해도 두산의 핵심 불펜
보상 선수로 입단했던 팀에서 1년 만에 방출의 칼바람을 맞았지만 김승회는 이대로 선수생활을 끝내고 싶은 마음이 없었다. 그리고 김승회가 롯데로 떠나기 전 10년을 활약했던 '친정' 두산에서 김승회에게 손을 내밀었다. 이로써 두산에는 정재훈(두산 불펜코치), 김성배, 김승회로 이어지는 2003년 입단 동기가 재회했다. 물론 2017년 만36세 시즌을 맞은 노장 김승회에 대한 두산의 기대치는 그리 크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김승회는 친구 정재훈이 부상으로 경기에 나오지 못하는 사이 불펜에서 궂은 일을 도맡으며 7승 4패 11홀드 4.96으로 마무리로 활약하던 2014년 이후 가장 좋은 활약을 펼쳤다. 김승회는 2018 시즌을 앞두고 계약기간 1+1년 총액 3억 원에 FA계약을 체결했고 2018 시즌에도 55경기에서 3승 4패 3세이브 11홀드 3.46으로 박치국, 함덕주와 함께 두산의 불펜을 이끌었다.
작년 시즌에도 김승회의 활약은 변함 없었다. 39세의 나이에도 두산 불펜에서 윤명준(68.1이닝),이형범(61이닝) 다음으로 많은 58.2이닝을 소화한 김승회는 3승 3패 3세이브 7홀드 3.07이라는 매우 준수한 성적을 올렸다. 김승회는 키움 히어로즈와의 한국시리즈에서도 2경기에서 1.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고 2차전에서는 승리투수가 되며 데뷔 후 첫 한국시리즈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작년 시즌이 끝나고 2018년 1월에 맺었던 1+1년 3억짜리 FA계약이 끝난 김승회는 다시 일반 계약 선수가 됐다(KBO리그에서는 계약기간이 끝나도 FA는 4년에 한 번씩만 신청할 수 있다). 하지만 지난 2년 동안 110경기에서 6승 6세이브 18홀드를 기록한 김승회는 작년 연봉 1억 원보다 무려 70%가 상승한 1억7000만 원에 올 시즌 연봉계약을 체결했다. 두산 구단에서 궂은 일을 책임지는 최고참 투수에 대한 확실한 예우를 해준 것이다.
김승회는 호주 질롱에서 열리는 두산의 1차 스프링캠프 명단에서 제외됐다. 하지만 김승회가 많은 나이 때문에 후배들에게 밀렸거나 훈련을 소화할 수 없을 정도로 큰 부상이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김태형 감독이 김승회가 자신만의 루틴으로 시즌이 개막할 때까지 컨디션을 끌어 올릴 수 있도록 배려해 준 것이다. 올해로 불혹의 나이가 됐지만 김승회는 여전히 두산의 핵심 불펜 투수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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