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피아 케닌, 첫 그랜드슬램 여왕으로 탄생할까?
지금까지 그랜드슬램 최고 성적이 16강 진출 한 번 뿐이었던 소피아 케닌(미국)이 오늘 밤 가르비네 무구루자(스페인)를 꺾고 생애 첫 그랜드슬램 챔피언으로 탄생할 것인가?
지난해 차이나오픈에서 케닌이 무구루자에게 2대1(6-0 2-6 6-2)로 승리한 적이 있는데 케닌은 경기 시작 후 6게임과 마지막 6게임을 내리 따내는 진기록을 세웠다. 당시 케닌이 이겼다고 해서 오늘도 유리할 것이라고 판단하기에는 이르다. 그때는 투어대회의 1회전이었고, 오늘은 그보다 중압감이 몇 배 더 많은 그랜드슬램대회 결승전이다. 더군다나 상대는 이미 그랜드슬램 챔피언 경험을 두 번 한데다가 무구루자를 가르치고 있는 코치(콘치타 마르티네즈) 역시 이곳에서 결승전을 치러본 경험이 있다.
2008년의 마리아 샤라포바(러시아) 이후 최연소 결승진출자(21년 80일)가 된 케닌은 지금까지 그랜드슬램대회에 12번 도전하여 1회전 탈락 4회, 2회전 3회, 3회전 3회 등 이번 대회 전까지는 이렇다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해 인터내셔널급 투어대회 결승에 4번 진출하여 그중 3번 우승한 경험이 있다. 지난해 하드코트에서 최다승(38승)을 기록하는 등 좋은 성적을 내면서 시즌 초 49위의 랭킹을 끌어올려 미국에서 세레나 윌리엄스 다음으로 랭킹이 높다. 케닌은 결승에 오르기까지 4회전에서 코코 가우프(미국)에게 한 세트를 빼앗겼을 뿐 4강에서 세계 1위 애슐리 바티를 2대0으로 물리치는 등 좋은 컨디션을 유지 중이다.
케닌이 오늘 우승하면 다음주 세계랭킹에서 7위, 준우승에 그치면 9위에 오르는데 생애 처음으로 톱10 선수가 되는 것은 사실이다. 재미있는 것은 케닌은 주니어 시절 세계 2위까지 올랐었는데 주니어 시절에는 호주오픈에 출전하지 않았었다. 반면 무구루자는 주니어 최고랭킹이 세계 302위였다. 코치이자 아버지(알렉산더 케닌)는 "딸이 14번시드를 받고 호주오픈에 출전한 것 자체가 영광스럽고 감사하다. 아메리칸 드림이다"고 기뻐했다.
모스크바 태생의 케닌은 어린시절 부모를 따라 뉴욕으로 이주했다. 케닌이 3살때 아버지의 헌 라켓을 처음 잡은 것이 테니스와의 인연이 되었고, 윌리엄스 자매를 가르쳤던 릭 매씨 아카데미에서 테니스를 배웠다. 알렉산더는 "좋은 기초를 닦아준 릭 매씨 아카데미를 선택한 것은 최고의 선택이었다"고 말했다. 현재는 플로리다에 거주하며 델레이비치의 프로월드 아카데미에서 훈련받고 있다. 알렉산더는 "우리가 하고 싶은 일을 하기로 결정한 이후로 케닌은 자기가 하는 일에 매우 헌신적"이라고 말했다.
알렉산더는 결승전을 앞두고 "이것은 아주 큰, 큰 경기이기 때문에 긴장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것도 경기의 하나일 뿐이고 같은 코트, 같은 사이즈에서 공평하게 치르는 것이며 케닌도 이미 무구루자 레벨 선수들과 많은 경기를 해봤다. 우리도 결승에 오르리라고는 생각을 못했지만 이제 결승전 하나 남았다. 여기에서 멈출 수는 없다. 지고 싶지 않고 이기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고 전의를 불태웠다.
호주오픈 결승에서 톱10 밖의 선수들이 맞대결을 펼치는 것은 오픈 시대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호주오픈 여자단식 결승전은 2월 1일 오후 5시30분(한국시각)에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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