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취재파일] '항소심 승소' 린드블럼, 유소년 야구 발전 기금으로 '설 선물'
바이아웃 지급을 놓고 롯데 구단과 소송을 벌인 외국인 투수 린드블럼이 항소심에서 승소했습니다.
부산고등법원은 지난 23일 린드블럼이 롯데 구단에 제기한 항소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냈습니다. 지난 해 6월 1심 재판에서 패소했던 린드블럼은 항소심 승소로 바이아웃 금액 20만 달러를 받을 수 있게 됐습니다.
린드블럼과 롯데 구단 사이 바이아웃 지급 논란이 불거진 건 지난 2016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롯데는 린드블럼과 2016시즌 연봉 120만 달러 계약을 하면서, 부속 합의서에 '2017년 재계약 할 경우 연봉 140만 달러에 계약한다'라는 옵션을 넣었습니다. 만약 구단이 옵션을 행사하지 않는 경우 선수에게 보상금, 즉 바이아웃 20만 달러를 준다고 약속했습니다.
하지만, 2016시즌 린드블럼은 30경기에서 10승 13패에 평균자책점은 5.28를 기록, 직전 시즌보다 부진했습니다. 그러자 롯데는 약속한 140만 달러가 아닌 연봉 90만 달러를 제안했습니다. 린드블럼은 롯데가 부속 합의서의 내용을 이행하지 않았다며 재계약하지 않았고, 미국으로 돌아갔습니다.
린드블럼과 결별한 롯데는 2017시즌을 앞두고 파커 마켈을 영입했습니다. 하지만, 마켈은 시즌을 앞두고 개인적인 이유로 팀을 떠났습니다. 대체 선수로 닉 에디튼을 데려왔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당시 치열한 순위 싸움을 벌이던 롯데는 린드블럼에게 다시 손을 내밀었습니다.
2017년 7월 롯데로 돌아온 린드블럼은 바이아웃 20만 달러 지급을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구단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했고, 시즌 종료 뒤에는 보류권을 풀어주기로 한 약속도 지키지 않았습니다. 린드블럼이 강력하게 항의하자 롯데는 당시 이윤원 단장 명의의 사과문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1년을 더 기다린 린드블럼은 롯데가 바이아웃 지급 의지가 없다고 판단하고 2019년 2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알려진대로 린드블럼은 1심 재판에서 패소했습니다. 1심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2016년 말 롯데가 린드블럼에게 바이아웃 금액을 지급해야 할 의무가 생겼다는 린드블럼 측의 주장을 인정했습니다. 그러나 2017년 7월 린드블럼이 롯데와 재계약하면서 이 의무가 사라졌다고 판단하고 구단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린드블럼 측은 곧바로 항소했습니다. 린드블럼 측 변호를 맡은 김경영 변호사는 '롯데가 2017년 파커를 영입하면서 린드블럼과 계약 관계는 완전히 종료된 것'이라며 '2017년 7월 복귀하면서 맺은 계약은 2016년 부속 합의서의 연장선이 아니며 재계약이라고 볼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바이아웃을 지급해야 한다'라고 주장했습니다. 항소심 재판부는 이 의견을 받아들였습니다.
밀워키 스프링캠프를 준비하고 있는 린드블럼은 항소심 승소 소식을 듣고 놀라워하며 "항소심 재판부의 판단을 존중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뜻밖의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린드블럼은 "지금 메이저리그에서 다시 뛸 수 있게 된 건 KBO리그, 한국 팬들 덕분"이라며 "바이아웃 금액을 받게 된다면 일부는 좋은 곳에 쓰고 싶다. 부산 지역 유소년 야구 발전 기금으로 기부하고 싶다. 부산에서 받은 사랑을 돌려주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롯데 구단은 "판결문을 면밀히 확인한 뒤 상고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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