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54회 맞는 미 최대 스포츠 이벤트 ‘NFL 결승전’ 내달 3일 격돌

2월3일 열리는 제54회 미국프로풋볼(NFL) 슈퍼볼이 세계 스포츠팬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슈퍼볼에서 격돌할 샌프란시스코(왼쪽)와 캔자스시티의 헬멧, 그리고 우승컵인 빈스 롬바르디 트로피가 경기가 열리는 미국 마이애미의 하드 록 스타디움 기자회견장에 진열돼 있다. 마이애미 | EPA연합뉴스


미국 최대 스포츠 이벤트인 미국프로풋볼(NFL) 결승전 ‘슈퍼볼’이 오는 2월3일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하드 록 스타디움에서 열린다. 54회째를 맞는 이번 슈퍼볼에서는 ‘명가’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와 50년 만의 우승에 도전하는 캔자스시티 치프스가 격돌한다.

■ 슈퍼볼에는 돈이 있다

슈퍼볼은 매년 미국 전역을 들썩이게 한다. 슈퍼볼 당일에는 경기장 주변이 축제의 물결로 가득 찬다. 수많은 사람들이 슈퍼볼을 보기 위해 슈퍼볼이 열리는 도시를 방문한다. 미국 전역의 관심이 쏠리다보니 방송사 입장에서도 ‘대목’이다. 광고료 또한 상상을 초월한다.

이번 슈퍼볼의 경우 30초 광고 단가는 최저 500만달러(약 59억원)에서 최고 560만달러(약 66억원)에 달한다. 60초 광고 단가는 1000만달러(약 118억원)를 훌쩍 넘는다.

티켓 가격도 천정부지로 치솟는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천에 따르면 30일 현재 티켓 가격은 평균 8200달러(약 971만원)를 상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필드 가까운 곳의 좌석은 2만7643달러(약 3274만원)에 이르며 가장 싼 좌석도 4200달러(약 497만원) 수준으로 조사됐다. 이렇게 어마어마한 돈을 쏟아부어야 하지만, 팬들은 여전히 표가 없어 발을 동동 구르는 상황이다.

■ 슈퍼볼에는 정치가 있다

이번 슈퍼볼 광고에서 눈에 띄는 점은, 정치권에서도 홍보를 위해 광고를 샀다는 것이다. 올해 미국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의 대선 주자 중 한 명으로 꼽히는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과 공화당의 대선 주자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슈퍼볼 광고를 위해 지갑을 풀었다.

블룸버그와 트럼프는 이번 슈퍼볼에서 60초 광고를 사는 데 각각 1000만달러(약 118억원)를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둘 모두 돈이라면 남부러울 것이 없는 사람들이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블룸버그다. 대선 주자를 가릴 민주당 경선에 참여 중인 블룸버그는 인지도가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에 비해 약하다. 이에 “트럼프를 이길 수 있다면 전 재산을 쏟아붓겠다”며 일찌감치 ‘머니 파워’를 적극적으로 이용할 뜻을 드러냈다. 실제로 블룸버그는 지난해 11월 말 출마를 선언한 뒤 8주 동안 무려 2억5000만달러(약 2962억원)를 온갖 광고에 쏟아부은 것으로 조사됐다.

■ 슈퍼볼엔 역사가 있다

샌프란시스코와 캔자스시티. 둘 중 어느 팀이 우승하더라도 역사가 된다. 샌프란시스코는 NFL 전통의 명가다. 1981년 첫 우승을 시작으로 총 5번이나 슈퍼볼 우승을 차지했다. 특히 전설의 명쿼터백 조 몬태나가 이끌었던 1980년대는 샌프란시스코의 최고 황금기였다. 하지만 지난 5년간은 딱 한 번 5할 승률을 기록하는 등 침체기에 빠져 있었다.

샌프란시스코가 이번 슈퍼볼 우승을 차지하면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 피츠버그 스틸러스(이상 6회)가 공유하고 있는 슈퍼볼 최다 우승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

캔자스시티는 실로 오랜만에 슈퍼볼 우승에 도전한다. 캔자스시티가 슈퍼볼에 오른 것은 1970년 첫 우승을 차지한 이후 무려 50년 만이다. 1970년 이후 슈퍼볼 근처에도 가보지 못했던 캔자스시티는 샌프란시스코보다 더 우승에 대한 갈증에 목말라 있다.



■ 슈퍼볼엔 영웅이 있다

매년 슈퍼볼엔 ‘영웅’이 등장한다. 이번 슈퍼볼에서는 양팀 쿼터백인 지미 가라폴로(샌프란시스코)와 패트릭 마홈스(캔자스시티)에 많은 관심이 쏠린다. 2014년 NFL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전체 62순위로 뉴잉글랜드에 입단한 가라폴로는 톰 브래디의 그늘을 벗어날 수 없었다. 2017년 10월 샌프란시스코로 트레이드된 뒤에야 자신의 기량을 만개할 수 있었다. 지난 시즌 전방 십자인대 파열 부상을 당해 시즌 아웃됐으나, 이번 시즌 복귀해 팀의 슈퍼볼 진출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공교롭게도 지난 시즌 부상을 당했던 경기가 캔자스시티와의 경기였던 만큼 각오가 남다를 것으로 보인다.

3년차이자 풀타임 2년차 시즌을 치른 마홈스는 이미 지난 시즌 최우수선수(MVP)에 뽑히며 스타덤에 올랐다. 이번 시즌 중반 무릎 슬개골이 탈구되는 부상으로 잠깐 자리를 비웠으나, 복귀 후 다시 ‘괴물’ 본능을 발휘하며 팀을 슈퍼볼에 올렸다. 건장한 체구에 강력한 어깨와 운동 능력 또한 뛰어나다. 고교 시절 투수로서 보인 재능은 정확한 패싱 능력으로 치환돼 빛을 발하고 있다. 특히 달리면서 던지는 패스의 정확도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여기에 발까지 빨라 상대 수비수들이 막기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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