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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마의 그늘? 감사할 뿐" 이상훈, 10년 무명→코치 데뷔…'뛰는 한화'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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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에는 '이상훈'이 5명이나 있었다. 그중 LG 트윈스의 '야생마' 이상훈의 존재감은 압도적이었다. 다른 네 선수는 리그에 뚜렷한 족적을 남기지 못했다.

하지만 해설 마이크를 잡은 야생마와 달리 2021년 KBO 그라운드의 이상훈으로 돌아온 남자가 있다. 한화 이글스와 삼성 라이온즈에서 활약했던 '외야수' 이상훈이다.

올해 한화 1군 코치진의 면면은 대거 바뀌었다.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 포함 수석, 타격, 투수 부문은 외국인 코치들이 맡는다. 수비는 조성환, 3루 작전 코치는 전상렬, 배터리는 김기남 코치로 바뀌었다.

불펜과 1루-외야는 '전력분석원 출신' 이동걸-이상훈 코치가 담당한다. 두 사람 모두 코치 데뷔와 함께 1군을 맡게 됐다. 특히 이상훈은 1987년생. 젊은 코치다.

"아내와 부모님이 정말 좋아했다. 사실 코치 첫해에 1군은 생각도 못했다. 정말 기쁘지만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대투수 이상훈의 그늘은 컸다. 삼성 시절 이상훈의 별명은 '삼생마'였다. 하지만 그는 "선수 시절 많은 기회를 받고도 잘 살리지 못했는데, 같은 이름을 가진 스타 덕분에 어디를 가도 많은 주목을 받았다. 그렇게 알아주시는 것도 감사했다"며 웃었다.

이상훈은 2010년 한화 입단 당시 손꼽히는 '즉시전력감' 외야 유망주였다. 키는 1m71로 작았지만, 좋은 타구판단과 빠른 발, 강한 어깨를 지닌 중견수였다. 한대화 전 감독도 인정한 악바리다. 끈질기게 파울을 치며 버티는 근성이 돋보이는 선수였다. 2013년 삼성으로 이적한 뒤에도 류중일 감독의 애제자로 불렸다. 하지만 선수 시절 인상적인 성적은 남기지 못했고, 2017시즌 도중 방출된 뒤 KT 위즈를 거쳐 은퇴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을 묻자 "데뷔 첫 안타, 첫 홈런"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첫 안타는 2010년 7월 13일 SK 와이번스 전이다. 안타를 치고 1루에 출루한 그는 코치진이 기념구를 챙기는 와중에 견제에 걸려 아웃됐다. 다음 타자를 향한 1구보다 그를 향한 견제구가 더 먼저였다.

"1군에 막 올라온 신인이 데뷔 첫 타석에 나간 거다. 그때 투수가 견제의 달인 박희수 선수였는데, 정신도 그런 정보도 없었다. 점수차이가 컸던 경기였는데, 나가자마자 바로 걸렸다."

첫 홈런은 삼성 이적 후인 2013년 9월 18일, 노성호(당시 NC 다이노스)를 상대로 쏘아올렸다. 통산 홈런 2개인 이 코치에겐 강렬한 기억. 그는 "추석 전날이라 부모님이 엄청 좋아하신 기억이 난다"고 회상했다.

삼성 시절 이상훈 코치. 스포츠조선DB전력분석원은 KBO리그 코칭스태프 핫 트렌드다. 한화가 외국인 코치진을 영입하고, 전력분석원 출신 코치들을 1군에 배치한 것은 데이터야구의 본격적인 현장 이식을 위해서다.

이 코치는 "선수 시절엔 데이터에 대해 잘 몰랐다. 3년간 전력분석을 하면서 야구 데이터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이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많은 고민을 했다"면서 "한화 외야에는 잠재력이 큰 젊은 선수들이 많다. 베테랑 선수들이 많이 떠났지만, 내가 지켜본 바로는 충분히 해볼만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도루'에 의욕을 보였다. 한화는 잘 뛰는 팀이 아니다. 10개 구단 체제가 정립된 2015년 이후 팀 도루 부문 최하위와 9위를 각각 2번씩 차지했다. 지난해 순위도 9위. 하지만 11년만의 가을야구에 성공했던 2018년에는 도루 전체 1위(118개) 팀이었다.

"한화는 거포가 많지 않은 팀이다. 3년 전처럼 활기차고 공격적으로 뛰는 팀으로 만들고 싶다. 선수들과 소통을 많이 하고, 항상 공부하고 노력하는 코치가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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