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축구 '캡틴' 김혜리 "북한 불참해도 올림픽 예선 쉽진 않아"
이날 김혜리가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0.1.9 jihopark@yna.co.kr
(서귀포=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사상 첫 올림픽 본선행에 도전하는 여자 축구 국가대표팀의 '캡틴' 김혜리(30·현대제철)는 2020 도쿄 올림픽 예선 조별리그의 강호로 꼽히던 북한이 출전하지 않아도 방심은 없다고 의지를 다졌다.
대표팀이 올림픽 예선에 대비해 소집한 9일 제주 서귀포의 공천포 전지훈련장에서 만난 김혜리는 "지난해 대표팀에서 원하는 목표를 이루지 못해 아쉬움과 책임감을 크게 느꼈다"면서 "올해는 선수들과 원하는 결과를 이뤄서 올림픽에 꼭 가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미국과의 평가전부터 대표팀의 주장을 맡은 김혜리는 2010년부터 A매치 87경기에 출전한 베테랑 국가대표다.
월드컵, 아시안게임 등 굵직한 대회에 여러 번 나섰으나 올림픽만큼은 2012 런던, 2016 리우데자네이루 대회 모두 예선에서 고배를 들어 본선 무대는 밟지 못했다.
김혜리는 "올림픽은 종목을 불문하고 운동선수에겐 꿈의 무대"라며 "예선에서 두 번의 좌절을 맛보면서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하는 생각이 많았다"고 전했다.
이어 "새로운 감독님이 오시고 여자 축구도 할 수 있다는 믿음이 생겼다. 이렇게 큰 믿음을 주시는 감독님과 무슨 일이든 못 해낼까 싶을 정도로 분위기가 좋다"면서 "이번만큼은 올림픽에 한 번 가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번 예선 조별리그에서 한국은 애초 북한, 미얀마, 베트남과 A조에서 경쟁할 예정이었으나 북한이 불참 의사를 밝혀 미얀마, 베트남과만 경기하게 됐다.
조별리그에서 2위 안에 들어야 본선행이 결정될 다음 달 플레이오프에 오를 수 있는데, A조에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 가장 높은 강호 북한(11위)이 빠진 건 한국 대표팀에 호재가 될 수 있다. 2위보단 1위를 하는 게 플레이오프 대진에서도 더 유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혜리는 "축구엔 항상 변수가 있다"며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그는 "국제대회에선 어느 팀을 만나든 120%를 하지 않으면 결과를 낼 수 없다"면서 "북한이 안 나와서 수월하지 않냐는 시선이 있지만, 그렇게 생각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WK리그 시즌을 마치고도 아시아축구연맹(AFC) 클럽 챔피언십과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 올림픽 예선까지 쉴 틈 없는 겨울을 보내고 있지만, 김혜리는 힘들 새가 없다며 미소 지었다.
그는 "이런 생활은 제가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해외파나 남자 선수들은 저보다 더 힘들 것"이라며 "이렇게 뛸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고 행복하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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