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찐 수아레스의 존재감, 34세 골잡이를 어떻게 쓸 것인가
[풋볼리스트] 유현태 기자= "우리에게 아주 중요하다. 그의 안엔 득점 DNA가 있다."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이 루이스 수아레스를 평가한 내용이다. 떠밀리듯 결정됐던 수아레스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행은 전화위복이 됐던 것 같다. 아틀레티코 역시 팀 내 최고 득점자로 등극한 수아레스의 활약에 웃음짓고 있다.
수아레스는 바르셀로나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작성한 공격수다. 2014년 여름 바르셀로나에 합류한 뒤 6시즌을 뛰면서 283경기에서 195골을 넣었다. 구단 역대 득점 순위에서 2위에 올랐다. 2014-2015시즌 리오넬 메시, 네이마르(파리생제르맹)와 함께 바르사의 통산 2번째 트레블(라리가, 코파 델 레이,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동시 우승)이 위업을 달성한 핵심 멤버였다.
수아레스는 2020-2021시즌부턴 아틀레티코의 유니폼을 입고 활약한다. 사실상 바르사가 수아레스를 방출한 것과 다름 없었다. 로날트 쿠만 감독이 전화로 일방적으로 '계획에서 제외됐다'는 통보를 해버렸다는 것이 밝혀졌다. 또한 스페인 내 이적이 확정되려고 하자 주제프 마리아 바르토메우 회장을 비롯한 수뇌부는 이적을 막으려고 했다. 수아레스의 강경한 대응에 아틀레티코 이적이 확정됐다.
바르사가 수아레스의 정리를 추진한 배경에도 이유는 있다. 득점력은 여전했지만 잦은 무릎 부상으로 예전 만한 활동량을 보여주지 못했다. 공격수까지 전방 압박을 펼쳐야 하는 스타일에선 한계가 뚜렷했다. 또한 고액 주급자로 코로나19 때문에 인건비 지출 규모를 줄여야 했던 바르사로선 수아레스의 이적을 추진해야 했다. 문제는 수아레스가 바르사를 떠나는 과정은 아름답지 않았다는 것.
영광의 시대를 뒤로 하고 수아레스는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활동량과 폭발력이 떨어진 30대 공격수지만, 한때는 세계 최고의 골잡이로 꼽혔던 인물. 수아레스의 경기력에 관심이 쏠렸다.
아틀레티코는 14경기에서 11승 2무 1패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힘은 단단한 수비다. 이번 시즌 4경기에서 5실점을 했는데, 유일하게 2실점한 레알마드리드전에서만 패했다. 2차례 무승부는 아틀레티코가 모두 무득점을 기록했을 때 내줬다. 득점한 11경기에선 모두 승리했다. 수비가 단단하니 1골만 넣는다면 승리를 거머쥘 확률이 엄청나게 높다는 뜻이다.
아틀레티코에 필요한 퍼즐이 바로 수아레스였다. 제한적인 기회에서 골 결정력을 살려줄 스트라이커가 필요했다. 수아레스는 라리가 11경기에서 8골과 1도움을 올리고 있다. 아틀레티코가 기록한 27골 가운데 약 1/3을 책임지고 있다. 수아레스는 페널티박스 근처에서 번뜩이는 움직임을 보여준다. 또한 전방에서 공을 지켜내면서 동료들에게 연결할 수 있는 센스가 있다. 경기당 3.2개로 팀 내에서 가장 많은 슈팅을 기록하면서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를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수아레스가 바르사에서 잔류했다면 지금과 같은 호평을 받을 수 있었을까? 그 대답은 알 수 없다. 최근 수아레스는 한 눈에 체격이 커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전성기에 비해 확연히 활동량과 기동력이 떨어졌다. 역습에서도 폭발적으로 가속하며 수비 뒤를 노릴 수 있었지만, 이제 수비수와 주력 싸움에서 밀리는 걸 종종 볼 수 있다. 바르사에 잔류했다면 공격의 속도를 높이지 못한다거나 수비 밸런스를 붕괴시킨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아틀레티코는 수아레스를 사실상 유일한 최전방 공격수로 기용해 득점에만 집중하도록 한다. 투톱 파트너인 주앙 펠릭스, 앙헬 코레아 등은 공격 2선에서도 뛰는 선수들로 수비 가담이 활발하다. 덕분에 5-3-2- 포메이션으로 나섰다가도 수세 때는 5-4-1로 바뀌면서 수비를 든든히 쌓을 수 있다. 수아레스는 바르사 시절처럼 많은 공격 기회를 누리진 못하지만 최전방에 머무르면서 공격에만 집중한다. 수비적인 면은 나머지 동료들이 책임진다.
아틀레티코는 이번 시즌 라리가에서 대단한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수비는 원래 강했지만 충분한 득점을 올리면서 성적까지 상승세를 타고 있다. 변형 스리백을 시도한 시메오네 감독의 전술적 변화와 함께, 골 결정력 문제를 해결해준 수아레스의 존재가 중요하다. 시메오네 감독은 수아레스를 두고 "우리에게 아주 중요하다. 그의 안엔 득점 DNA가 있다"고 말한다.
방출되듯 팀을 옮겼던 수아레스는 라리가 득점 2위를 달린다. 수아레스의 기량이 전성기에 있기 때문은 아니다. 장점을 살리고 단점을 감춰줄 동료의 존재를 이유로 들 수 있다. 2021년 34세가 된 골잡이를 어떻게 쓸 것인가.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시메오네 감독은 찾은 것 같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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