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 인정해달라" 김선빈-KIA 협상, 다시 평행선
스토브리그 내내 큰 움직임이 없었던 KIA가 다급해지면서 김선빈의 프리에이전트(FA) 협상도 새 국면을 맞았다. 안치홍(30·롯데)과 갑작스레 결별하게 된 KIA는 김선빈을 만족하게 할 새로운 협상책을 다시 구상해야 한다. 내야 새판 짜기를 비롯해 여러모로 고민거리가 많아진 반면, 키를 쥔 김선빈 측은 어느 정도 여유가 생겼다.
김선빈 측은 7일 구단과 한 차례 더 만남을 가졌다. 입장은 확실하다. 타 선수들의 계약 규모나 조건에 상관없이 김선빈만의 가치를 인정해달라는 쪽이다. 김선빈 에이전트는 7일 스포츠서울과 통화에서 “다른 것을 다 떠나서 안치홍의 계약이 김선빈 계약에 영향을 끼치진 않을 것”이라며 “김선빈의 가치만 인정해 달라고 요구했다. 아직 큰 진전이 있진 않지만, 최대한 빨리 마무리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협상이 해를 넘기며 장기전에 들어섰지만, 사실 선수 쪽에선 FA 시장이 열렸을 때부터 최대한 빨리 도장을 찍길 원했다. 10년 넘게 KIA의 상징으로 활약해온 만큼, 팀에 대한 애정도도 높았고 그만큼 잔류 의지도 강했다. 김선빈의 우선순위는 늘 KIA였으나, 구단의 반응이 생각보다 미지근했다. 12월 들어 주기적으로 협상 테이블을 두고 마주앉긴 했지만, 구체적인 금액이 오가거나 김선빈을 꼭 잡고 싶다는 의지가 엿보이지 않았다. “좋은 쪽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뉘앙스만 풍길 뿐 정작 김선빈이 ‘좋다’라고 느낄 만한 매력적인 카드는 좀처럼 꺼내 들지 않은 KIA다. 12월 중후반 이후로는 주기적으로 이뤄졌던 만남조차 성사되지 않았다. 안치홍이 롯데와 접촉하며 조심스럽게 이적을 준비하는 동안에도 김선빈의 협상엔 진척이 없었고, 이렇다 할 큰 변화도 없었던 게 사실이다.
“계약, 의견이라는 게 서로 대화를 통해서 좁혀나가야 하는 것이다”고 말해온 만큼 김선빈 측은 KIA와 최대한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의견차를 좁히고자 했다. 김선빈은 올시즌 자신의 부진을 인정했고, 원활한 계약을 위해서라면 포지션 변동도 감수할 준비가 돼 있었다. “팀의 필요에 의한 포지션 변경은 얼마든지 받아들일 수 있다”는 입장도 밝힌 상황이다. 그러나 어떠한 승부수를 던져도 KIA는 확실한 답을 내려주지 않았다. 오랜 기간 지켜온 유격수 자리도 내려놓을 만큼 적극적으로 나섰음에도 미지근했던 KIA의 반응은 김선빈이 ‘진정성’을 느끼기엔 어려움이 있었다.
다시 원점으로 돌아왔다. 김선빈의 잔류가 절실해진 KIA는 ‘금액’이라는 단순한 조건을 넘어 선수에 대한 구단의 진심을 표현해야 한다. 김선빈 에이전트도 “협상 단계에서 감정적으로 대응할 생각은 없다. 선수도 손해, 구단도 손해인 상황이 생길 수 있다”며 “선수는 대우를 받고, 구단은 잡을 수 있는 건 잡으면 된다. 서로 나쁘게 가지 말자는 생각이다”라고 밝혔다. 양측의 차이가 여전히 좁혀지지 않은 가운데, 김선빈과 KIA의 협상은 아직도 평행선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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