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유니폼 입은 고명진 "FC서울 원정 라커룸 낯설듯"
(영종도=연합뉴스) 배진남 기자 = 프로축구 울산 현대의 유니폼을 입고 K리그 무대로 돌아온 국가대표 출신 미드필더 고명진(32)은 새 출발이 아직 낯설다. 이는 팬들도 마찬가지다.
고명진은 2004년 FC서울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해 2015년까지 서울에서만 뛰었다. 2010년과 2012년 서울에서 K리그 우승 트로피도 들어 올렸고, 2014년에는 K리그 클래식(현 K리그1) 베스트 일레븐에 선정되며 리그 최고의 미드필더로 인정받았다.
이후 고명진은 2015년 7월 카타르 알 라이얀으로 이적해 4년간 활약했다. 지난해에는 크로아티아의 NK 슬라벤 벨루포에서 활동했다. 그러고는 지난달 말 울산과 계약했다. 고명진은 울산이 2020시즌을 앞두고 전력 강화를 위해 영입한 첫 번째 선수다.
고명진은 7일 울산 선수단과 함께 태국 치앙마이로 전지훈련을 떠났다.
그는 인천국제공항에서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먼저 "약 5년 만에 돌아왔는데, 한국에서는 처음 팀을 옮기는 거라 낯설다. 아직 적응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내 복귀 결정과 관련해서는 "해외에 더 있고 싶은 마음도 있었는데 나이도 있고 마무리도 잘하고 싶고 결혼도 해야 해서 이래저래 한국으로 돌아오게 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크로아티아 리그에 도전했던 데 대해서는 "재미있었다. 주위 사람들이 놀라긴 했는데, 어렸을 때부터 유럽에서 뛰어보고 싶었고 좋은 조건이었다"면서 "이제 은퇴까지 몇 년 남지 않은 거 같은데 그 안에 좋은 경험을 쌓을 기회였다"고 만족해했다.
고명진은 공격형 미드필더와 중앙 미드필더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자원이다.
울산에서는 최근 전북 현대로 이적한 지난 시즌 최우수선수(MVP) 김보경의 빈 자리를 메워줘야 한다.
이에 대해 고명진은 "(김)보경이가 워낙 좋은 선수고 작년에도 잘했다"면서 "저와 기본적인 포지션도 다르고 제가 그 공백을 메워야 한다기보다 여러 선수가 함께 메우려고 잘 준비하는 게 맞는 거 같다"고 말했다.
고명진은 올 시즌 "개인적인 목표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고는 "팀 목표가 개인 목표다. 팀이 타이틀을 따는 데 도움이 되는 게 내 목표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작년 K리그를 많이 보지는 못했는데 막바지에 한국에 들어와 있어서 좀 챙겨봤다. 당연히 울산이 우승할 줄 알았는데 마지막에 조금 아쉽게 됐다"고 밖에서 지켜본 지난 시즌 울산에 관해 이야기했다.
이어 "울산의 K리그 우승 열망이 강한 거 같다. 저도 우승한 게 조금 예전 일인데 우승이 말처럼 쉽지 않다. 스쿼드도 중요하고 운도 따라줘야 한다"면서 "준비 잘해서 작년에 우승에 근접했던 것에서 한발짝만 더 나아가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고명진은 전 소속팀 서울 얘기만 나오면 마음이 복잡해지는 듯했다.
K리그에 복귀하면서 서울이 아닌 울산으로 가게 된 이유를 묻자 "뭐라 말해야 할지"라며 말을 제대로 잇지 못하다가 "서울에서 성장하고 많은 걸 이루고 받아서 구단 분들, 감독님에게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다"는 인사말로 대신했다.
그는 또한 "서울 원정 라커룸에 들어간다는 것을 생각해봤는데 아직도 낯설다"고 웃어 보이면서 "서울 팬들에게 가서 인사도 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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