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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칼텍스 '에이유' 유서연, 승리 부르는 조커



3위로 떨어졌던 GS칼텍스가 하루 만에 2위 자리를 되찾았다.

차상현 감독이 이끄는 GS칼텍스 KIXX는 27일 김천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0-2021 V리그 여자부 3라운드 한국도로공사 하이패스와의 원정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2(20-25,25-18,22-25,28-26,15-12)로 승리했다. 2시간 27분의 접전 끝에 승점 2점을 따낸 GS칼텍스는 전날 현대건설 힐스테이트를 3-1로 꺾고 2위로 올라섰던 IBK기업은행 알토스를 제치고 하루 만에 다시 2위 자리를 탈환했다(승점25점).

GS칼텍스는 공격득점 1000점과 후위득점 300점을 달성한 외국인 선수 메레타 러츠가 38.96%의 공격성공률로 32득점을 기록했고 서브득점 150개를 달성한 이소영이 47.83%의 성공률로 24득점을 적립했다. 이날 GS칼텍스는 기복을 보인 강소휘 대신 교체 선수를 투입해 톡톡히 재미를 봤다. 트레이드로 팀에 합류해 벤치 멤버로 쏠쏠한 활약을 하고 있는 '에이유' 유서연이 그 주인공이다.

입단 9개월 만에 두 번이나 팀을 옮긴 비운의 유망주
 

▲  유서연은 프로 입단 9개월 만에 두 번이나 이적을 하는 흔치 않은 경험을 했다.
ⓒ 한국배구연맹


 
여자부는 9월에 신인 드래프트를 열고 10월에 곧바로 프로 선수로 데뷔하지만 사실 V리그 여자부에 참가하는 신인 선수들은 졸업 전까지 대부분 고등학생 신분이다. 물론 은퇴 후 드래프트를 신청해 프로 무대에 재도전했던 장소연(SBS스포츠 해설위원) 같은 선수도 있었지만 이는 극히 이례적인 사례다. 대부분의 경우엔 학창시절 아무리 날고 기었던 선수라 해도 프로에 오면 그 수준 차이를 깨닫고 고전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프로에 입단하자마자 첫 시즌부터 곧바로 주전 자리를 차지한 선수는 '여제' 김연경을 비롯해 이재영(이상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 황연주, 양효진(이상 현대건설), 김희진(기업은행), 박정아(도로공사) 등 극소수에 불과하다. 지금은 각 구단에서 없어서는 안 될 핵심 선수로 자리 잡은 이소영, 강소휘, 한수지(이상 GS칼텍스), 김수지(기업은행), 최은지(KGC인삼공사) 등도 입단 초기엔 백업으로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탄탄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선명여고 시절부터 꾸준히 연령별 대표팀에 이름을 올리는 등 나름대로 엘리트 코스를 밟으며 성장한 유서연 역시 예외는 아니다. 유서연은 공수를 겸비한 뛰어난 윙스파이커 자원으로 주목 받았지만 174cm의 작은 신장 때문에 정선아와 지민경(인삼공사) 같은 장신 유망주들에 비해 높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결국 유서연은 2016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4순위로 흥국생명에 지명됐다.

유서연은 입단 첫 시즌 이재영과 신연경(기업은행), 타비 러브가 버틴 흥국생명에서 좀처럼 경기 출전 기회를 얻지 못했다. 하지만 박미희 감독은 강한 서브와 대담한 성격을 갖춘 유서연을 꾸준히 원포인트 서버로 출전시키며 기회를 줬다. 2017년 1월 올스타전 서브퀸 콘테스트에서는 강한 서브를 구사하며 결승에 진출해 배구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기도 했다.

유서연은 입단 첫 시즌부터 챔피언 결정전에 출전하는 귀한 경험을 했지만 흥국생명과 유서연의 동행은 한 시즌 만에 짧게 막을 내렸다. 흥국생명이 FA시장에서 국가대표 리베로 김해란을 영입하면서 김해란의 소속팀 인삼공사에서 보상 선수로 유서연을 지명한 것이다. 그리고 유서연은 새로운 팀에서 동료들과 제대로 손발을 맞추기도 전에 2017년 6월 임의탈퇴 신분이었던 오지영과 트레이드되며 다시 도로공사로 이적했다.

GS칼텍스 이적 후 더욱 성장한 '에이유'의 활약 
 

▲  유서연은 GS칼텍스 이적 후 더욱 성숙한 플레이로 경기 흐름을 바꾸는 역할을 하고 있다.
ⓒ 한국배구연맹


 
루키 시즌을 보낸 유서연은 보상 선수 지명과 트레이드를 통해 벌써 세 번째 팀을 맞게 됐다. 사실 인삼공사에 있었더라면 윙스파이커로 더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었지만 도로공사에는 박정아와 문정원, 이바나 네소비치로 이어지는 주전이 확실했다. 결국 유서연은 2017-2018 시즌에도 전 경기에 출전했지만 대부분이 벤치에서의 출전이었다. 실제로 2017-2018 시즌 도로공사의 통합 우승에 유서연의 지분은 거의 없었다고 해도 과장이 아니다.

2년 차 시즌까지 출전 기회가 많지 않았던 유서연은 프로 3년째가 되던 2018-2019 시즌 외국인 선수 이바나의 부상을 틈타 드디어 기회를 얻었다. 유서연은 새 외국인 선수 파토우 듀크가 합류하기 전 국내 선수들 만으로 경기를 치를 때 주전급으로 활약하며 39.25%의 성공률로 82득점을 올렸다. 유서연은 지난 시즌에도 25경기에 출전해 데뷔 후 가장 많은 119득점을 올리며 도로공사의 핵심 벤치 자원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2019-2020 시즌이 끝난 후 이효희 세터(도로공사 코치)가 현역 생활을 마감하면서 도로공사의 세터 자리에 구멍이 뚫렸고 도로공사는 GS칼텍스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이고은 세터를 영입했다. 그리고 유서연은 이원정 세터와 함께 다시 한 번 GS칼텍스로 팀을 옮겼다. 인천에 지명됐던 유서연이 대전을 거쳐 김천에서 3년 동안 활약하다가 다시 서울팀으로 옮기게 된 것이다. 4번째 팀으로 옮긴 유서연의 나이는 고작 만21세였다.

유서연은 이소영과 강소휘가 버티고 있는 GS칼텍스에서도 주전보다는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할 때가 많다. 하지만 주전 선수들의 컨디션이 떨어지거나 몸 상태가 좋지 않을 때는 여지 없이 교체 선수로 코트에 들어와 팀에 할력을 불어넣고 있다. 유서연은 27일 도로공사전에서도 강소휘 대신 경기에 투입돼 주전 선수인 강소휘와 같은 9득점을 기록했다. 특히 5세트에서만 5득점을 집중시키며 GS칼텍스의 승리에 크게 기여했다.

수비가 좋을 거라는 이미지와 달리 유서연은 지난 시즌 리시브 효율이 17.57%에 그쳤을 정도로 리시브의 안정감은 다소 떨어졌다. 하지만 트레이드 후 수비 연습에 많은 공을 들인 끝에 이번 시즌 리시브 효율을 38.14%까지 끌어 올렸다. 물론 국가대표 윙스파이커 듀오 '쏘쏘자매'가 버틴 GS칼텍스에서 당장 주전으로 활약하기는 힘들겠지만 시즌을 거듭할수록 점점 성장하고 있는 유서연의 입지는 앞으로 더욱 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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