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훈 없는' 프로농구 kt…서동철 감독은 '김윤태 믿는다'
(부산=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위기에 빠진 프로농구 부산 kt의 승리 열쇠는 역시 김윤태(29)가 쥐고 있었다.
31일 홈에서 열린 창원 LG와의 '농구 영신' 매치에서 승리하기 전까지 kt는 5연패에 빠져있었다.
파죽의 7연승을 달리며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갔던 kt는 팀의 핵심인 허훈이 부상하자 곧바로 연전연패했다.
김윤태가 부진해 허훈의 공백을 제대로 메우지 못한 탓이 컸다.
LG전에 앞서 취재진과 만난 서동철 kt 감독은 김윤태를 향한 안타까운 마음을 여러 차례 드러냈다.
서 감독은 "(허)훈이의 공백이 안 느껴지게 해야 한다는 압박감 속에 한두 경기 못 해서 지다 보니까 부진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훈이가 다쳤을 때만 해도 '(김)윤태가 있으니 괜찮아'라고 생각했는데 윤태가 생각보다 많이 부진해 나도 당황스럽다"고 털어놨다.
김윤태는 허리 수술을 받느라 비시즌 훈련에 매진하지 못했다고 한다. 체력이 저하된 상태에서 허훈이 빠지자 힘에 부친다는 게 서 감독의 진단이다.
서 감독은 "한 번 아파 보는 것도 윤태에게 큰 자산"이라면서 "부진을 이겨낸다면 훈이랑 시너지를 내면서 더 크게 활약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효과적인 칭찬은 물론 잔소리에도 능한 '부드러운 지도자' 서 감독은 김윤태가 더 힘을 내도록 하기 위해 '채찍'과 '당근'을 섞어 쓴다고 한다.
LG전을 앞두고는 당근을 줬다. "윤태, 너는 능력이 있는 선수야"라며 어깨를 두드렸다.
당근이 통했던 것일까. 김윤태는 LG를 상대로 자신감 있게 제 몫을 해냈다. 10득점에 어시스트 5개, 리바운드 7개를 잡아냈다.
기록보다 좋았던 건 경기 조율이었다. 다소 답답했던 전반과 달리 kt가 후반 득점력을 높일 수 있었던 건 김윤태의 빠른 패스가 살아났기 때문이다.
서 감독도 수훈 선수로 신인 최진광과 함께 김윤태를 꼽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서 감독은 "김윤태가 시즌 중임에도 부진을 떨치기 위해 훈련을 많이 하고 있다"면서 "오늘 정도만 해줘도 나는 만족하지만, 오늘 보여준 게 김윤태의 전부가 아니다"라며 씩 웃었다.
kt의 목표는 챔피언결정전 우승이다. 그러나 경기력이 들쭉날쭉해 우승 후보로 꼽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많다.
올 시즌 프로농구는 절반 정도가 지났을 뿐이다. 남은 시간 kt의 젊은 선수들이 얼마나 더 발전할지는 알 수 없다.
확실한 것은 김윤태가 서 감독의 바람대로 슬럼프를 이겨낸다면 사직에서 봄 농구가 펼쳐질 가능성이 커진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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