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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의 자존심' 최정, 2021년엔 명예 회복?


2020 KBO리그 9위 SK 와이번스는 KBO(한국야구위원회)의 공식 시상식장에서 완전히 소외되었다. MVP와 신인왕, 그리고 개인 타이틀은 물론 골든글러브까지 단 한 명의 수상자도 배출하지 못했다. 창단 이후 최악의 팀 성적과 더불어 개인 수상까지 '불모의 해'였다. 

SK에서 가장 아쉬운 수상 실패자는 공수의 중심으로 평가받는 주전 3루수 최정이었다. 그는 올 시즌 타율 0.270 33홈런 96타점 OPS(출루율 + 장타율) 0.930을 기록했다. 리그 홈런 공동 3위에 이름을 올렸고 OPS는 9위였다. 

최정의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를 나타내는 WAR(케이비리포트 기준)은 5.57로 리그 야수 중 7위이자 3루수 중 가장 높았다. 경쟁자였던 황재균(kt, 5.02), 박석민(NC, 4.82), 허경민(두산, 3.26)보다 앞섰다. 

하지만 미디어 종사자의 투표 결과에 의하면 황재균이 168표로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허경민이 131표, 최정이 29표, 박석민이 13표로 최정은 황재균에 크게 밀린 3위였다. 지난해까지 6회에 걸쳐 골든글러브를 획득했던 최정은 7번째 골든글러브를 내년 이후로 미루게 되었다. 

▲ SK 최정 최근 5시즌 주요 기록
 

▲  SK 최정 최근 5시즌 주요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 케이비리포트


3할과는 거리가 먼 타율과 저조했던 팀 성적이 최정의 골든글러브 수상에 실패했던 이유로 풀이된다. 7월 말까지만 해도 최정의 시즌 타율은 0.289에 7월 월간 타율 0.361로 시즌 타율 3할이 보이는 듯했다. 하지만 8월 월간 타율이 0.250, 9월 월간 타율 0.177로 타격 부진에 빠진 것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10월 월간 타율 0.333으로 시즌 막판 감을 찾았지만 돌이키기에는 늦었다. 

하지만 타율과 팀 성적이 야수의 골든글러브 수상 여부를 좌우하는 투표 행태에는 의문이 끊이지 않고 있다. 

고전적 지표인 타율의 가치는 갈수록 낮게 평가되는 것이 현실이다. 야구는 선수 개인 한 명이 팀 성적을 좌지우지할 가능성이 가장 희박한 단체 구기 스포츠로 꼽힌다. 선수가 해당 포지션의 리그 최고 선수인지 여부를 팀 성적과 결부해 선정하는 것은 안일한 결정 방식이란 지적이다. 

올해 최정이 개인 기록에만 매진할 수 없었던 이유가 주장을 맡았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다. 외향적인 성격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그가 팀 성적 부진에 대한 압박감이 작용하면서 부담없이 방망이를 돌리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2021년 주장은 이재원이 맡게 되면서 최정은 완장을 내려놓게 되었다. 내년에는 최정의 개인 성적이 더 나아질 여지가 생겼다. 
 

▲  김원형 감독(좌측) 체제 하에서 활약이 기대되는 최정(우측)
ⓒ SK 와이번스


 
또 한 가지 기대 요인은 FA 최주환 영입으로 인한 긍정적 효과다. 그는 타자에게 가장 불리한 잠실구장을 홈으로 사용하면서도 2018년 26홈런, 2020년 16홈런을 기록한 검증된 거포다. 

최주환이 SK의 아킬레스건인 2루수 주전을 맡아 꾸준히 출전하면 20홈런 이상을 충분히 터뜨릴 것이라 예상된다. 타선의 지원군이 합류한 가운데 최정, 로맥, 한동민 등이 시너지 효과를 일으켜 '거포 군단'의 명성을 되찾을 것이라는 기대다. 

SK에서 선수와 코치를 모두 경험했던 신임 김원형 감독에게 가장 최우선의 과제는 팀의 명예 회복이다. 2020년 아쉬움을 남긴 최정이 SK의 명예 회복과 골든글러브 탈환을 이룰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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