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바리니 감독 "자신 있다…김연경에게 의존 안 할 것"
(진천=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스테파노 라바리니 여자배구 대표팀 감독이 2020 도쿄올림픽 출전권 획득에 "자신 있다"고 밝혔다.
라바리니 감독은 30일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한국 여자배구의 3회 연속 올림픽 진출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내다보며 이같이 말했다.
2012년 런던올림픽,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 출전한 한국 여자배구는 내년 도쿄올림픽 무대도 노리고 있다.
도쿄올림픽 본선에 오르려면 다음 달 7∼12일 태국 나콘랏차시마에서 열리는 도쿄올림픽 아시아대륙예선전에서 1위를 차지해야 한다.
라바리니 감독은 "한국이 연달아 올림픽에 간 것은 큰 영광이지만, 과거에 연연하는 것은 문제다. 중요한 것은 현재와 미래다.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이전 올림픽에서 한국 여자배구는 주포 김연경(터키 엑자시바시)을 중심으로 경기를 풀어갔다. 라바리니 감독은 김연경 의존도를 낮출 방침이라고 선언했다.
그는 "나의 철학은 모든 선수가 다양하게 자신이 가진 것을 끄집어내서 경기하는 것이다. 한 명에 의존하지 않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전에는 한국의 문화도 있고 김연경이 잘했기 때문에 의존하는 면이 있었지만, 앞으로는 여러 선수가 득점하도록 다양하게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시아 대륙예선전에서 한국의 최대 라이벌은 태국이다. 라바리니 감독은 태국의 '스피드 배구'를 무너뜨릴 키 플레이어로 센터 양효진(현대건설)을 꼽았다.
라바리니 감독은 "태국은 서브 리시브가 잘 되면 더 빨라져서 우리가 공격하기 힘들어진다. 최대한 세터를 많이 움직이게 하고, 공이 네트에서 떨어지도록 해야 한다"며 "양효진이 블로킹을 잘 쫓아가야 한다. 양효진을 많이 믿고 있다"고 말했다.
또 태국을 공략하려면 '높은 타점'과 '서브'가 중요하다면서 "태국 선수들은 한국 선수보다 작아서 블로킹이 높지 않다. 공격으로 득점해야 한다. 또 태국의 수비가 좋은 것을 염두에 두고 서브를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대표팀에 센터로 합류한 한송이(KGC인삼공사)에 대해서는 "정대영(한국도로공사)이 대표팀에 들어오지 못해서 고민했는데, 코치들이 한송이를 제안했다. 블로킹에 강점이 있어 팀에 적합하다고 생각했다"고 평가했다.
V리그 팀에서는 센터로 뛰는 김희진(IBK기업은행)을 대표팀에서 라이트로 기용하는 데 대해 라바리니 감독은 "한국 공격수들이 레프트에 치우쳐서 라이트 선수를 만드는 게 부족하다"고 지적한 뒤 "김희진은 지난여름에도 자기 포지션이 아닌 라이트로 뛰며 노력했다"고 믿음을 보냈다.
또 부상으로 대표팀에서 빠졌던 또 다른 라이트 박정아(한국도로공사)가 합류한 만큼 두 선수가 큰 노력을 해줘야 한다고 당부했다.
브라질 클럽팀 사령탑으로서 일정을 마치고 지난 28일 한국에 들어온 라바리니 감독은 "먼 거리에 있었지만, 대한배구협회와 대표팀 코치들이 선수들의 영상과 선수 상태를 공유해줘서 꾸준히 체크했다"고 밝혔다.
그는 "대표팀에 와보니 연습이 덜 된 선수도 있고 다친 선수도 있어서 걱정했는데, 선수들 컨디션이 올라올 것으로 믿는다"며 "최대한 선수들의 상태를 100%로 끌어 올려서 대회에 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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