外人 몸값 ‘50만달러’, 현실서도 충분히 성공했다
야구를 소재로 한 드라마가 연일 화제다. 시청률도 회가 지날수록 오르고 있다. 실제 프로야구에서 일어난 에피소드, 사건, 사고들을 잘 살렸다. 특히 외국인 선수 영입과정에서 타구단과 금전싸움에서 좌절하는 장면이나, 외국인 선수 몸값 상한제를 교묘하게 피하는 편법은 현실적이라는 평가가 많다.
드라마 속 KPB리그는 KBO리그처럼 외국인 선수 몸값 상한제가 100만달러다. 만년 꼴찌에 모기업의 지원도 열악한 구단은 50만달러 안에서 선수를 구한다. 이 또한 현실과 닮아있다. 그리고 현실 속에서도 50만달러짜리 외국인선수가 성공을 거뒀다.
2019시즌 키움 히어로즈를 한국시리즈로 이끈 외야수 제리 샌즈(32·한신 타이거즈)와 좌완 투수 에릭 요키시(30)가 그렇다. 이들의 몸값 총액은 50만달러(연봉 40만달러+인센티브 10만달러)였다. 100만달러 상한선의 절반 정도이지만,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샌즈는 113타점을 기록하며 타점왕에 올랐고, 요키시는 13승9패 평균자책점 3.13을 기록하며 선발진에 힘을 보탰다. 이들은 2019시즌 50만달러 외인 성공신화를 썼다. 1년 차 선수는 아니고, 3년 차를 맞았던 제이크 브리검(31)도 2019시즌 몸값이 70만달러에 불과했다. 브리검은 13승(5패) 평균자책점 2.96의 성적으로 역시 에이스 역할을 충실히 했다.
2019시즌 저연봉 외국인선수로 맹활약한 키움의 제리 샌즈(왼쪽)와 에릭 요키시(오른쪽). 가운데는 제이크 브리검.
1998년 외국인 선수 제도를 도입한 프로야구는 2013시즌까지 외국인 선수 몸값은 30만달러로 제한됐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비현실적이라는 지적이 있었다. 재계약하는 외국인 선수 몸값도 30만달러로 제한이었다. 빼어난 활약을 펼치는 선수를 다시 붙잡기 위해서는 금전적인 대우가 나아져야 하는 게 상식이다. 실제 구단들에게 30만달러 상한선은 의미가 없다는 얘기가 파다했다. 웃돈을 더 얹어준다는 게 현실이라는 얘기였다.
결국 2014년 외국인 몸값 상한제가 없어졌다. 그러나 이번에 외국인 선수 시장이 과열됐다. 팀당 외국인 선수 보유가 3명(2명 출전)까지 늘어났고, 외국인 선수 활약에 팀 성적이 영향을 받게 됐다. 100만달러는 돼야 괜찮은 선수를 영입할 수 있게 됐다.
그래서 올 시즌부터 다시 외국인 선수 몸값 상한제가 도입됐다. 물론 1년차 외국인만 적용된다. 재계약 선수는 몸값 제한이 없다. 다만 다른 팀으로 옮기는 외국인 선수는 1년차 선수처럼 100만달러 상한선이 적용됐다.
1년 차 외국인 선수 몸값 상한제 도입 후, KBO리그를 처음 밟은 선수들 중에도 100만달러를 받고 온 이들이 꽤 있었다. KIA타이거즈가 계약한 조 윌랜드(29)와 제이콥 터너(28)는 계약금 30만달러, 연봉 70만달러로 둘다 100만달러를 채웠다. 하지만 윌랜드는 8승10패 평균자책점 4.75, 터너는 7승13패 평균자책점 5.46의 초라한 성적만 남겼다. 외국인 선수의 부진에 KIA는 시즌 중반 감독이 자진 사퇴하는 등 풍랑을 겪었다.
스토브리그가 한창인 가운데, 10개 구단은 외국인 선수 계약 소식을 알리고 있다. 재계약 선수도 있는 반면, 새롭게 한국 땅을 밟는 이들도 있다. 2019시즌처럼 KBO리그에 데뷔를 앞둔 외국인 선수들의 몸값도 천차만별이다. NC다이노스는 새롭게 영입한 우완 마이크 라이트(29), 외야수 애런 알테어(28)와 계약금 20만달러, 연봉 80만달러로 상한선 100만달러를 채웠다. 대부분 구단들은 새로 영입한 선수들에게도 100만달러 언저리인 90만달러를 안겼다.
하지만 싼 가격에 외국인 선수로 재미를 본 키움은 내년에도 같은 기조다. 일본 한신 타이거즈로 떠난 샌즈를 대신해 영입한 유틸리티 플레이어 테일러 모터(30)는 총액 35만달러만 지급했다. 재계약한 브리검과 요키시에게도 많은 돈을 쓰지 않았다. 브리검은 95만달러, 요키시는 70만달러에 계약했다. 둘 다 1년 차 외국인선수 상한선인 100만달러에 미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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