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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런으로 LG 홀리더니..'알쏭달쏭' 라모스, 맛만 보여주고 가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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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LG 로베르토 라모스가 지난 11월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홈런을 친 뒤 세리머니 하고 있다. 잠실 | 이석우 기자


마음이 떠나기라도 한 것일까. 다른 편에서 보면 협상 전략일 가능성도 커보인다. 로베트로 라모스(26)가 알쏭달쏭한 ‘밀당’으로 LG를 약올리고 있다.

LG는 외국인 타자 라모스와 재계약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말 재계약 의사를 전달하고 계약조건을 건넨 뒤 약 한 달이 돼가고 있다. 차명석 LG 단장은 “차이가 좀 있다”고 했다. 수정안도 제시했다. 그러나 거리를 좁히지는 못한 분위기다.

급기야 라모스가 자신의 SNS 계정 프로필에서 ‘LG 트윈스’를 지운 것까지 화제다. 멕시코리그 팀 소속 선수로 자신을 소개하고 있다. LG 구단은 “최종안을 보내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 아직 라모스는 답을 해오지 않은 상태”라며 “현재 멕시코리그에서 뛰고 있지도 않다”고 했다.

라모스는 일본 요미우리 구단의 영입 후보 중 한 명으로 고려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지만, 막대한 자금력을 앞세운 일본 구단의 구애에 마음이 흔들린 멜 로하스 주니어나 라울 알칸타라와 비슷한 상황도 아니다. LG 구단은 라모스가 미국이나 일본 구단으로부터 적극적인 러브콜을 받고 있는 상황은 아닌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계약조건을 두고 이견이 있지만 강력한 경쟁 구단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딱히 “계약하지 않겠다”는 답을 하지도 않은 채 굳이 LG 트윈스를 지웠다. 진짜 마음이 떠났거나 협상을 위해 관심을 끄는 전략적 행동이거나 둘 중 하나다.

라모스는 올시즌 LG에서 강점과 약점을 모두 뚜렷하게 보여줬다. 장타자로서 매력이 분명하지만 약점은 더 선명하다. 117경기에서 120안타. 타율은 0.278에 무려 38홈런을 쳤지만 타점은 86개에 그쳤다. 장타율(0.592)은 리그 4위인데 출루율(0.362)은 30위권 밖이다. 타석당 삼진(0.28)은 전체 1위다. 치면 무조건 장타인데 못 치면 삼진으로 물러나는 균형감 없는 타격의 결과다. 라모스는 허리와 발목 등 몇 번의 부상으로 결정적인 순위 싸움 시기에 자리를 비우기도 했다.

그럼에도 LG가 망설임 없이 라모스와 함께 하려고 한 이유는 홈런 때문이다. 라모스는 100타수당 9홈런을 쳤다. 올해 홈런왕 로하스보다도 살짝 앞서 전체 1위다.

라모스는 LG 역사상 1999년 이병규가 유일했던 30홈런 타자의 계보를 이었다. 외국인 타자로는 처음이다. LG는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며 40홈런 가까이 친 타자”라는 매력에 붙잡기로 했지만, LG가 자신에게 반한 이유를 이미 잘 아는 라모스는 수수께끼 같은 행동만 하고 있다.

라모스의 올해 총액은 신규 외국인선수 총액 상한선인 100만 달러의 절반인 50만 달러였다. 몸값에 비해서는 엄청난 장타력을 뽐냈으니 선수는 상당한 인상을 바랐고 LG의 제안은 미치지 못한 데서 줄다리기가 시작됐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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