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덕스 스타일' 류현진의 자신감, "제구가 첫째, 스피드는 다음"
[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스피드는 나하고 안 맞는거 같다."
1977년 창단 이후 처음으로 99번을 단 토론토 블루제이스 유니폼을 입은 류현진(32). 그가 토론토 언론과 팬들을 향해 자신의 장점을 분명히 했다.
류현진은 28일(이하 한국시각) 캐나다 토론토 로저스센터에서 열린 입단 기자회견에서 현지 언론으로부터 '강속구 투수가 아님에도 정상급 피칭을 할 수 있는 비결'을 묻는 질문을 받았다.
얼핏 평범해 보이는 질문이지만 확대해보면 여러가지 함의를 품고 있었다. 강한 공이 메이저리그를 지배하고 있는 현실. 시장도 빠른 공 투수에 대한 선호가 뚜렷했다.
특히 가을야구를 향한 대망을 품은 팀들로서는 확실한 에이스에 올인했다. 그들이 생각하는 '포스트시즌을 지배할 수 있는 확실한 에이스'는 바로 불같은 강속구를 지닌 파이어볼러였기 때문이다. 실제 올겨울 FA 넘버1 게릿 콜과 넘버2 스티븐 스트라스버그 모두 파이어볼러다. 이 질문에는 괴물 같은 타자들이 즐비한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에서 빠른 공 없이 괜찮겠느냐는 뜻도 숨어 있었다.
하지만 류현진은 당당했다.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한 자부심이 가득했다.
그는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스피드가 첫 번째라 생각하지 않고 제구가 첫 번째라 생각하고 던졌다. 아무리 빠른 공을 던져도 가운데 몰리면 홈런을 맞을 수 있는 것"이라며 설명했다. 그러면서 "스피드는 나하고 안 맞는 것 같다"는 농담까지 던지며 웃음을 자아냈다. 투구 스타일에 변화를 줄 생각이 없음을 암시하는 대목. 자신의 공과 투구 스타일에 대한 강한 자부심이 없다면 나오기 힘든 자신감 넘치는 대답이었다.
캐나다 일간지 '글로브 앤 메일'도 '컨트롤 아티스트' 류현진의 장점을 부각했다. 매체는 28일 류현진 입단 소식을 전하면서 '90마일 언저리의 공을 던지는 류현진은 파워피처가 아니다. 하지만 토론토 로스 앳킨스 단장은 "류현진의 정교함과 예측불가성이 가장 큰 무기"라고 설명했다'고 보도했다. 앳킨스 단장은 "아주 특별할 정도의 제구 능력과 4가지 구종을 스트라이크 존 어디에든 찔러 넣을 수 있다는 점이 류현진을 돋보이게 하는 요소"라고 말했다.
매체는 류현진과 찰떡 궁합을 자랑했던 캐나다 출신 포수 러셀 마틴의 언급을 인용했다. 마틴은 과거 '류현진 같은 유형의 투수를 경험한 적 있는가'라는 질문에 "그렉 매덕스가 그렇다"라고 답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과거 류현진을 사이영상 4회 수상에 빛나는 매덕스는 송곳 같은 제구력과 무브먼트, 탁월한 심리전으로 타자들을 압도하며 명예의 전당에 입성한 전설적 투수다.
30대 중반을 향해가는 류현진이 억지로 스피드를 더 끌어올릴 필요는 없다. 그러기도 쉽지 않다. 오히려 겨우내 충실한 몸관리를 통해 부상 방지와 체력 충전에 집중하는게 더 중요하다. 스태미너 유지를 기반으로 회전수 등 볼끝 움직임을 강화하는 정도면 충분하다.
새로운 팀, 토론토에서 자신의 장점을 극대화 해 정글의 맹수 같은 AL 동부조 강타자들을 요리해 나갈 생각이다. 류현진 본인의 말대로 스피드 때문이 아니라 제구가 안된 실투가 피홈런을 유발한다. 정글에서 살아남으려면 더 정교한 코너워크와 예측 불가능한 조합으로 상대를 제압해야 한다.
적은 밖에 있지 않다. 아무리 강한 상대라도 류현진의 몸 상태만 최상으로 유지한다면 경쟁력은 충분하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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