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야구 제도 변경, 정규리그 순위 가치↑…일정 조율은 관건
2020시즌부터 가을야구가 바뀔 가능성이 커졌다. 정규리그 순위싸움에 더 가치를 두는 쪽이다. 다만 포스트시즌 일정이 늘어나는 건 불가피해, 포스트시즌 일정을 어떻게 조율하느냐가 또 다른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프로야구 10개 구단 단장들은 지난주 1박2일 일정으로 열린 워크숍에서 포스트시즌 제도 변경을 논의했다. 주된 내용은 상위팀 어드밴티지 강화다. KBO리그 포스트시즌은 1989년(양대리그로 치른 1999~2000년 제외)부터 1위팀이 한국시리즈에 직행하고, 2위팀이 플레이오프 직행, 3·4위팀 간의 준플레이오프로 ‘사다리 타기 구조’였다. 단계별로 시리즈를 치러, 상위 시리즈로 진출하는 방식이다.
이는 2015시즌부터 현행 10개 구단 체제가 되면서 4·5위팀간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제도가 도입되면서 한 차례 변화가 생겼다. 물론 사다리 타기 구조라는 점은 바뀌지 않는다.
2019 정규리그와 한국시리즈 통합 우승을 차지한 두산 베어스. 내년 시즌부터 포스트시즌 제도가 변경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번 개편안은 정규리그 순위가 더 높은 팀에게 어드밴티지를 주는 쪽으로 바뀐다. 3위팀이 정규시즌에서 2위팀과 승차를 2경기 이내로 좁힐 경우 준플레이오프에서 1승을 안고 시작하고, 2위팀이 1위팀과 승차 2경기 이내로 마칠 경우 플레이오프에서 1승을 안고 시작한다. 이렇게 되면 상위팀이 다음 시리즈에 진출할 확률이 높아진다. 정규리그 1위팀, 즉 정규리그 우승팀은 한국시리즈에서 최종 7차전까지 갈 경우 5차례 홈경기를 치르게 바꾼다. 현행 2(1위팀 홈)-3(플레이오프 통과팀 홈)-2(1위팀) 홈이 아닌, 2(1위팀 홈)-2(플레이오프 통과팀 홈)-3(1위팀 홈)이 되는 것이다.
1승 어드밴티지는 현행 와일드카드 결정전에만 있다. 와일드카드결정전은 2승을 선승하는 팀이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데, 정규리그 4위팀 홈구장에서만 경기를 치르고, 4위팀이 1승을 가져간다. 정규리그 4위팀은 한 번만 이기면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 것이다.
이는 정규리그 막판 순위가 결정된 뒤에도 끝까지 경쟁을 유도하고, 하위팀이 한 경기라도 덜 치르고 올라오도록 해 가을야구의 이변 가능성을 높이는 측면이 있다. 또 정규리그 순위의 가치도 높이는 목적이 있다. 한 전문가는 “KBO리그는 단일리그제이지만, 그동안 정규리그 순위가 큰 가치부여를 부여받지 못했던 것도 사실이다. 페넌트레이스 순위에 가치를 더 두는 방향은 나아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에도 정규리그 상위팀의 어드밴티지 1승이 생기면, 가을야구 전체 일정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 기존 3선승제인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가 너무 짧아진다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에 와일드카드전을 3선승제,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를 4선승제로 늘리는 방안이 논의됐다. 이렇게 되면 가을야구 일정이 늘어나게 된다. 포스트시즌 시점에 따라 한국시리즈가 겨울에 열리는 풍경을 볼 수 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여러 가능성을 두고 봐야하지만, 포스트시즌 전체 일정을 짜는 부분은 제도 변경의 또 다른 관건이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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