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세폴리스 ‘인종 차별’ 에이스, 울산전에 못 뛰는 사연

페르세폴리스가 2020 AFC 챔피언스리그를 위해 준비한 ‘비장의 무기’ 이사 알레카시르가 대회 결승전에 못 뛸 전망이다. 페르세폴리스의 맞상대 울산 현대 처지에서는 호재다.

이란 매체 <타스님 통신>은 페르세폴리스가 지난 13일 테헤란발 도하행 이란 항공편에 탑승해 결전지로 떠났다고 보도했다. 야히야 골로함마디 감독이 이끄는 페르세폴리스는 지난 9월부터 10월까지 진행된 2020 AFC 챔피언스리그 서아시아 지구에서 살아남은 유일한 클럽이다. 페르세폴리스는 준결승전서 사우디아라비아 클럽 알 나스르와 격전 끝에 1-1로 비긴 후, 승부차기에서 5-3으로 승리해 결승에 선착해있었다.

페르세폴리스는 울산을 꺾고 1993 AFC 아시아 클럽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파스 테헤란에 이어 27년 만에 이란 클럽으로서 아시아 클럽 최강자에 오르겠다는 의지가 대단하다. 그런데 전력적 측면에서 문제가 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영입한 에이스의 발목에 족쇄가 채워졌다. 바로 이사 알레카시르다. 올해 만 30세인 알레카시르는 모든 커리어를 이란 프로리그에서 뛴 선수다. 국가대표 경력은 물론 연령별 대표팀 커리어도 없는, 다소 무명에 가까운 선수긴 하다. 하지만 2020 AFC 챔피언스리그에서는 달랐다.

알레카시르는 이번 대회에서 페르세폴리스의 결승 진출에 가장 큰 공헌을 세운 선수로 평가받는다. 16강 알 사드전에서 후반 43분 극적 결승골을 터뜨려 팀을 8강으로 올려놓았고, 8강 파크타코르 타슈켄트전에서는 멀티골을 몰아쳐 준결승행도 주도했다. 이번 대회에서 여섯 경기에 출전해 네 골을 성공시키고 있는데, 이는 페르세폴리스 팀 내 최다 득점이다. 그런데 이 선수가 울산전에 출전하지 못한다.

이유는 인종차별 행위 때문이다. 알레카시르는 8강 파크타코르전에서 영웅적인 활약상을 펼친 후 양손으로 눈을 찢는 골 셀러브레이션을 펼쳤다. 알레카시르는 이 골 뒷풀이를 자국 리그에서도 여러 차례 되풀이해 나름 시그네쳐로 밀었던 것으로 보이나, 엄연히 인종차별적 제스쳐라는 점에서 큰 비난을 샀다.

이에 AFC는 지난 10월 3일 알레카시르에게 6개월 출전 정지 처분과 1만 달러(약 1,091만 원)에 달하는 벌금 처분을 내렸다. 참고로 알레카시르의 출전 정지 처분은 AFC 챔피언스리그뿐만 아니라 자국 리그를 포함한 AFC 관할 하에 있는 모든 대회에 적용된다. 굉장한 중징계를 받은 셈이다. 이 때문에 알레카시르는 울산을 상대할 결승전에 출전할 수 없다.

알레카시르의 공백은 페르세폴리스에 무척이나 뼈아프게 작용할 공산이 크다. 본래 페르세폴리스는 올해 초만 해도 만 25세의 전도유망한 이란 국가대표 공격수 알리 알리푸르에게 득점력을 크게 의존하고 있었다.

하지만 알리푸르가 여름 이적 시장을 통해 포르투갈 클럽 마르티무로 이적하면서 공격진에 공백이 생겼고, 이에 사나트 나프트에서 준수한 활약을 하던 이사 알레카시르를 대체 자원으로 영입했었다. 그러나 그 알레카시르도 이제는 활용하지 못한다. 대체 자원으로 이란 U-23 대표 출신 공격수 메흐디 메흐디카니 등 몇몇 선수가 대기하고 있으나, 풍부한 경험과 검증된 기량을 가진 선수는 알레카시르 한명 뿐이라는 점에서 최적의 전력을 가동하는 데 분명 문제가 있으리라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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