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없는 히어로즈, 메인 후원사와 전직 임원까지 경영권 분쟁 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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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2.24 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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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도 히어로즈 구단은 매년 스토브리그만 되면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다. 2008년 투수 장원삼의 현금 트레이드를 비롯해 구단 경영과 관련된 부정적인 이슈가 주요 이유라는 게 문제다. 올해도 구단 이사회 허민 의장의 갑질 논란으로 시끄럽다. 은퇴한 이택근이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징계를 요청했고, 사상 초유의 결과도출 보류까지 가는 등 진통을 겪었다. 불 하나를 끈 것처럼 보이지만, 허 의장은 이날까지도 어떠한 공식 입장도 내지 않고 있다. 구단 차원의 입장 발표 정도로 무마해도 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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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 의장이 구단 경영을 위해 앉힌 하송 대표이사는 지난달 ‘일신상의 이유’로 사임했다. 대표이사가 공석이다. 시즌 막판 자진사퇴한 손혁 감독을 대신할 사령탑도 부재 중이다. 비활동기간이라 선수단에 끼칠 피해는 크지 않아 보이지만, 구단이 기형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점은 부정할 수 없다. 어쨌든 스프링캠프 시작 전에는 감독이 선임돼야 하는데, 그러려면 실질적 수장인 대표이사 인선이 이뤄져야 한다. 당초 지난달 말 주주총회를 거쳐 대표이사를 선임할 계획이었지만,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허 의장의 갑질논란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대표이사를 선임할 이사회를 주관하는 사람이 허민 의장이다.
히어로즈 대표이사 자리는 다른 구단 사장과는 다르다. 일단 돈을 벌어야 한다. 후원사 유치 등 광고 수익 등으로 운영해야하기 때문에 영업 능력이 필요하다. 여기에 주주권 분쟁 등을 둘러싸고 복잡하게 얽혀있는 각종 송사도 해결해야 한다. 직접 연관은 없지만, 히어로즈 대표이사라는 이유만으로 송사에 휘말려야 하는 구조다. 만만치 않은 맷집을 가진 인사여야 한다. 정치력도 다른 구단에 비해 훨씬 크게 요구된다. 후원사간 이해관계가 얽혀있고, 구단 내에도 파벌싸움이 심하다. 서로 반목하고 냉소적인 자세를 취하며 충돌을 피하고 있지만,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이다. 최근 논란이 된 이른바 팬사찰 논란도 구단 경영권을 둘러싼 세력싸움의 연장선이라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여기에 또 한 가지. 메인 후원사로 참여한 키움증권측이 구단 경영권에 간섭하려고 시도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매년 크고작은 문제로 이미지를 실추시키는 히어로즈이다보니 후원사로서 이미지 실추에 대한 어필을 할 수는 있지만 이를 빌미로 도를 넘은 간섭을 한다는 주장이 구단내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실제 직접 인사를 파견하지는 않지만, 메인 후원사로의 지위를 유지시켜줄 인물을 신임 대표이사로 임명해야 한다는 뜻을 우회적으로 구단에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감 중인 이 전대표가 이르면 내년 중반 출소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허 의장의 거취도 잠재적 뇌관이 될 가능성도 있다. 메인 후원사와 최대주주, 기타 주주와 이사회 의장간 거미줄처럼 얽힌 이해관계를 적절히 풀어내면서 야구단 경영에 관한 지식도 갖고 있어야 한다. 단순한 대표이사가 아닌 슈퍼히어로가 필요한 셈이다.
이 와중에 구단의 도덕성에 흠집을 내 반사이익을 누리려는 세력도 점차 구체화되고 있다. 전직 구단 임원이 경영권 장악을 위해 정부부처와 선수단 등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총동원하고 있는 정황이 곳곳에서 포착됐다. 히어로즈의 지리멸렬한 경영권 분쟁은 구단이 사라질 때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KBO 정지택 신임총재와 구단주 총회가 사태의 근본 해결을 위해 묘안을 짜내지 않는 이상, 히어로즈발 추문은 끊나지 않을 전망이다.
한편 KBO는 팬 사찰 논란에 휘말린 키움에 대한 징계를 다시 한 번 유보했다. KBO는 23일 “KBO 정운찬 총재는 오늘 구단의 소명 및 상벌위 결과를 보고받고 검토하였으나 해당 사안에 대해 조금 더 숙고한 뒤 최종 결정을 내리기로 했다”면서 상벌위원회 결과 발표를 유보한다고 밝혔다. .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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