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경향]
헤르타 베를린 마테오 귀엥두지가 13일 묀헨글라트바흐전에서 첫골을 터뜨린 뒤 양손을 위로 들어올리며 어깨를 으쓱하는 이색 세리머니를 펼쳤다. 현지 언론에서는 아스널 아르테타 감독을 저격하는 세리머니로 해석했다. 스카이스포츠 화면 캡처
마테오 귀엥두지가 헤르타 베를린 이적 후 첫골을 터뜨린 뒤 한 세리머니가 화제다.

귀엥두지는 13일 분데스리가 묀헨글라트바흐전에서 후반 2분에 선제골을 터뜨렸다. 아스널을 떠나 헤르타 베를린에 임대 이적한 이후 첫골.

귀엥두지는 골을 터뜨린 뒤 환호와 감격 대신 다소 엉뚱한 세리머니를 했다. 그는 양손바닥을 어깨 위로 올려 으쓱했다. 골에 대한 기쁨보다는 뭔가를 나타내려는 의지가 분명 있어 보였다. 이에 대해 토크스포츠는 14일 “귀엥두지는 아스널과 아르테타 감독에게 메시지를 보내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는 ‘왜 나를 놓아줬아?’라고 말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전했다.

귀엥두지는 프랑스 로리앙에서 2018년 아스널로 이적했다. 그는 우나이 에메리 전 감독의 중용을 받으며 아스널 주전으로 도약했다. 2018~2019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33경기를 소화했다. 다음 시즌에도 계속해서 아스널 중원의 한 자리를 차지하며 꾸준히 경기에 나섰다. 프랑스 성인 국가대표팀까지 소집되며 승승장구하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미켈 아르테타 감독이 오며 상황이 바뀌었다. 아르테타 감독은 귀엥두지 대신 다니 세바요스, 그라니트 자카와 같은 빌드업 능력이 더욱 뛰어난 자원을 중용하면서 귀엥두지는 벤치로 밀렸다. 이런 가운데 그는 지난 시즌 30라운드 브라이튼전에서 닐 무파이에게 욕설과 거친 파울, 언행을 하면서 아르테타 감독의 눈에서 완전히 멀어져 벤치에도 앉지 못했다.

결국 그는 쫓겨나듯 지난 10월에 헤르타 베를린으로 임대를 떠났다. 한동안 적응기를 보내던 귀엥두지는 마침내 분데스리가 6경기 만에 첫골을 터뜨리며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그리고 올 시즌 15위로 몰락한 친정 아스널에 무언의 항의를 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그는 최근 인터뷰에서 “나는 경기장에서 재미를 느끼고 자신감을 되찾아야했다. 그것이 헤르타 베를린을 선택한 이유다. 두 시즌 동안 나는 아스널에서 80경기 이상을 뛰었다.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면 생각하기 시작하고 아프다”고 말한 바 있다.

양승남 기자 ysn93@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