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FC ‘우승 수당 1위’ 박진섭 감독도, 펠리페도 아니었다…사무국장이 600만 원으로 ‘수당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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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2.14 15:40
-지난해 K리그2 우승한 광주FC, 우승 수당 수령액 1위는 ‘우승 감독’ 박진섭도, ‘득점왕’ 펠리페도 아니었다.
-감독 200만 원, 펠리페 500만 원 받을 때 구단 사무국장은 우승 수당으로 600만 원 수령
-“선수들 사이에서 ‘재주는 우리가 부리고, 과실은 엉뚱한 사람들 가져갔다’는 불만 터져나와”
-사무국장 “정원주 대표이사가 결정한 일” 주장. 다른 구단 관계자 “우승 최대 공로자가 구단 사무국장인 게 말이 되나. 시민혈세가 대표이사 돈인가”
[엠스플뉴스]
지난해부터 올 시즌까지 광주FC는 꿈 같은 시간을 보냈다. 지난해는 K리그2에서 최다 무패 신기록(13승 6무)으로 우승을 차지했고, 올 시즌 K리그1에선 창단 후 첫 파이널A에 합류했다. 여기서 주목할 게 있다. 광주FC가 ‘팀 기여도 1위로 누구를 꼽았냐’는 것이다.
취재 중 만난 광주지역 축구계 관계자는 “우승 수당이야말로 팀 기여도 평가의 가장 확실한 척도다. 우승 수당을 많이 가져간 선수의 팀 기여도가 높을 거라는 건 누구나 아는 상식”이라며 “프런트는 팀 기여도가 아무리 높아도 선수들만큼의 대우를 받지 못하는 게 엄연한 현실”이라고 말했다.
예외가 있다면 광주FC다. 지난해 K리그2 우승을 차지한 뒤 광주는 이런 상식과 현실을 과감하게 파괴했다.
앞의 축구계 관계자는 “당시 1억5천만 원(정확히 1억4천800만 원)으로 책정된 팀 우승 수당에서 가장 많은 수당을 챙긴 사람은 득점왕 펠리페나 박진섭 감독이 아닌 구단 사무국장과 선수육성팀장이었다”며 “세상 어느 프로리그에서 선수나 감독보다 사무국장과 육성팀장의 우승 수당이 더 높은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 광주FC, 지난해 K리그2 우승 때 선수단·프런트 우승 상여금 지급. 코칭스태프는 200만 원 이하, A등급 선수는 500만 원 이하. 사무국장은 600만 원, 팀장도 500만 원 -
엠스플뉴스가 입수한 ‘광주FC 특정감사’ 처분요구서에 따르면 축구 관계자의 주장은 사실이었다. 광주 코칭스태프는 지난해 K리그2 우승 수당으로 200만 원에서 150만 원 사이를 받았다. 펠리페를 포함한 A등급으로 분류된 선수들은 500만 원, B등급 선수들은 300만 원, C등급 선수들은 150만 원을 수령했다.
그렇다면 광주 사무국장 A 씨와 선수육성팀장 B 씨의 우승 수당은 얼마였을까. 사무국장은 600만 원, 선수육성팀장은 500만 원을 수령한 것으로 밝혀졌다.
총무팀, 선수육성팀, 홍보마케팅 대리급 직원들은 B등급 선수들과 같은 300만 원, 사원들은 C등급 선수에 해당하는 150만 원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모 구단 관계자는 “팀 우승은 현장의 선수, 코칭스태프와 프런트 직원이 합심해 이뤄낸 결과다. '프런트'라고 선수, 코칭스태프보다 박한 평가를 받아선 안 된다”면서도 “광주가 기업구단이 아닌 재정이 풍부하지 않은 시민구단이라는 점, A등급 선수보다 더 많은 우승 수당을 챙긴 이들의 직위가 사무국장과 팀장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광주의 우승 수당 배분은 솔직히 누가 봐도 이해하기 힘든 결정”이라고 꼬집었다.
광주 사정을 잘 아는 한 축구선수도 “우승 수당 분배 때 선수들 사이에서 ‘우리가 무슨 곰이냐. 재주는 선수, 코칭스태프가 부리고 과실은 엉뚱한 사람들이 가져간다’는 볼멘소리가 나온 것으로 안다. 정상적인 프로구단이었으면 상상도 못 할 일이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 '상위권 성적' 격려금 때도 최상위 선수에 해당하는 돈을 수령한 사무국장. "우승 수당 배분은 정원주 대표이사가 결정한 일" -
이용섭 광주시장이 시축하는 장면. 광주광역시는 국민권익위원회의 청렴도 조사에서 2년 연속 최하위 등급을 받았다. 이 시장은 광주FC 문제가 불거지자 재창단 수준의 혁신을 약속했지만, 이 시장의 약속을 믿는 축구인은 그리 많지 않다(사진=광주시)
광주FC가 지난해 우승 수당으로 쓴 1억4천800만 원은 한국프로축구연맹으로부터 나온 우승 상금 1억 원과 구단이 자부담한 4천800만 원이 더해진 금액이었다.
특정감사를 진행한 광주시 감사위원회는 “광주FC가 1억4천800만 원을 선수단 및 사무국 직원 53명에게 지급했다"면서 "이 가운데 구단 자부담액인 4천800만 원은 사전에 광주시에 제출한 예산집행계획에도 없고, 시장의 승인도 받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이사회 심의·의결도 거치지 아니하고 임의대로 집행한 (돈)”이라고 지적했다.
광주시 감사위원회는 “4,800만 원을 부당하게 집행한 광주FC 관련자에게 적정한 조치를 취하라”고 통보했다. 한마디로 광주시에 얘기도 하지 않고, 구단 멋대로 4천800만 원의 구단 돈을 우승 상금으로 썼다는 뜻이다.
특정감사에서 초과 근무 수당, 휴일 근무 수당 등을 부당하게 수령했다는 사실이 밝혀진 광주 구단 프런트는 각종 격려금도 선수단과 공평하게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광주FC 정원주 대표이사는 2019년 5월 3일과 7월 25일에 각각 1천930만 원과 1천970만 원 등 총 3천900만 원을 '상위권 성적' 격려금(기부금)으로 내놨다. 이 돈은 선수단엔 100, 70, 60, 50, 30, 20만 원씩 차등 지급됐다. 구단 직원들도 이 돈에서 사무국장 70만 원을 시작으로 팀장 40만 원, 대리 30만 원, 사원 10만 원씩 수령했다. 사무국장이 받은 70만 원은 구단 최상위권 선수에 해당하는 금액이었다.
우승 수당 배분과 관련해 광주FC A 사무국장은 “우리 프런트는 (시즌이) 끝나면 수당을 못 받는다. 감독이고, 코치고 몇 천씩 받지만, 프런트 직원은 받는 게 없기 때문에 (정원주) 대표이사가 결정해준 것”이라며 “3주 전에 이미 기사가 20군데 이상에서 나왔다. 또 되새기면서 (기사를) 쓰시면 되겠나”라고 따졌다.
하지만, 다른 구단 직원들도 시즌이 끝나면 별도의 수당이 나오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3주 전에 20곳 이상의 언론사가 같은 내용을 기사화했다는 것도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인터넷 포털사이트를 검색해봤지만, 우승 수당 배분 문제를 다룬 언론사는 한 곳뿐이었다.
A 사무국장은 '구단 돈으로 임직원 및 선수단과 관계없는 자신(사무국장)의 지인 등에게 본인 명의로 화환을 보냈다'는 광주시 감사위원회의 감사 결과를 "날조"라고 비난하며 "재심의를 받아보면 알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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