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세금폭탄' 무릅쓰고 토론토행?
캐나다 연방세+온타리오주세=46%..美연방세+캘리포니아주세=50%
캐나다, 非거주자 선수에겐 홈경기만 과세..계약금엔 '낮은 세율'
美서 소득공제 대상인 훈련비·에이전트비는 캐나다서 공제안돼
(서울=연합뉴스) 조준형 기자·이지안 인턴기자 =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활약중인 류현진이 원소속팀 LA다저스를 떠나,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4년 8천만 달러(약 930억원)짜리 대형 계약에 합의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그의 선택 배경을 놓고 여러 추측이 제기됐다.
호사가들의 관심을 끈 것 중 하나는 미국 팀에서 캐나다팀으로 이적하는데 따른 세금의 변화다. 한화로 연평균 200억원 넘는 '대박 계약'을 하게 된 만큼 어떤 세율을 적용받느냐에 따라 류 선수의 실수령액에 적게는 수억, 많게는 수십억원의 차이가 날 상황이다.
국내 언론과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는 류 선수가 캐나다의 '고액 세율'을 감수하고도 아내의 뜻에 따라 토론토를 택했다는 추측도 나왔고, 캐나다의 세율이 미국보다 훨씬 낮다는 보도도 있었다.
확인 결과 토론토 팀이 있는 캐나다 온타리오주는 '거주자'의 경우 약 21만 캐나다 달러(약 1억8천만원) 이상의 소득 구간에 대해 33%의 연방세를, 약 22만 캐나다 달러(약 1억9천만원) 이상의 소득 구간에 대해 13.16%의 주세(州稅)를 각각 부과한다. 합쳐서 46.16%의 소득세가 적용되는 것이다.
이는 미국에서 텍사스주처럼 주세 없이 연방세만 징수하는 지역에 비해 높은 세율이지만 류현진의 원소속팀이 위치한 캘리포니아주보다는 오히려 낮은 세율이다.
미국에서 가장 소득세율이 높은 지역 중 하나인 캘리포니아는 기혼자 경우 약 61만 달러(약 7억원) 이상의 소득 구간에 대해 37%의 연방세를, 약 107만 달러(약 12억원) 이상 소득 구간에 대해 13.3%의 주세를 각각 부과한다.
소득세율만 비교하면 토론토 쪽이 LA 쪽 보다 약 4% 포인트 낮은 셈이다.
그러나 토론토 입단 확정시 류 선수가 내는 세금이 줄어들 것으로 단정하긴 현재로선 이르다.
몇몇 변수 요인이 있기 때문이다.
우선 류 선수가 거주지를 캐나다로 옮길지, 그대로 미국에 유지할지가 차이를 만든다.
캐나다 정부는 자국내 프로팀에서 뛰는 '캐나다 거주자'에 대해 그가 프로 선수로서 벌어들이는 수입 전체에 대해 소득세를 부과하나, '비(非)거주자'의 경우 캐나다 땅에서 열린 경기에서 벌어들인 액수에 대해서만 과세한다.
그리고 미-캐나다간 협정에 따라 류 선수가 거주지를 미국으로 유지할 경우 그가 캐나다 당국에 낸 세금에 대해서는 미국서 공제를 받는다.
또 미국-캐나다간 협정에 의하면 미국 거주 선수가 캐나다팀으로부터 받는 계약금(signing bonus)에 대해서는 캐나다 정부가 일반 소득세율보다 훨씬 낮은, '최고 15%'의 세율만 적용하게 돼 있다.
결국 류 선수가 거주지를 미국으로 유지하면서 전체 8천만 달러의 4년 총액 중 계약금 비율을 되도록 높이는 쪽이 세금 면에서는 유리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캐나다 연고팀 선수가 세금 면에서 상대적으로 불리한 대목도 있다.
미국은 자국내 프로선수들의 에이전트 비용, 훈련 소요 비용 등에 대해 소득 공제를 허용하나 캐나다는 거의 허용하지 않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결론적으로 류 선수의 총 계약금액에서 사이닝 보너스가 차지하는 비율, 거주지를 캐나다로 옮길지 여부 등을 지켜봐야 그의 세금 부담이 커질지 줄어들지를 정확히 추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류현진의 역투 [연합뉴스 자료사진] 지난 10월6일(현지시간) 오후 워싱턴 D.C. 내셔널스파크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 3차전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와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경기. 류현진이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2019.10.7 seephoto@yna.co.krㅡㅡ지우지 말아 주세요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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