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만큼 선수가 없다"…KBO리그는 왜 대만으로 눈을 돌렸나
대만 프로야구리그(CPBL)를 바라보는 KBO리그의 시선이 달라졌다.
이번 겨울 KBO리그 외국인 선수 시장에서 눈여겨볼 부분은 CPBL 출신 투수들의 이동이다. 그동안 CPBL은 한 수 아래라는 평가 속에 국내 외국인 스카우트들이 주목하지 않은 리그였다. 올해 분위기는 약간 다르다. 복수의 구단이 CPBL의 외국인 선수 동향을 체크했고, 실제 계약까지 성사됐다.
한화는 지난달 29일 왼손 투수 라이언 카펜터(30) 영입을 발표했다. 올 시즌 CPBL 라쿠텐 몽키스에서 뛴 카펜터는 경기 운영 능력에 강점이 있는 선수로 키(196㎝)가 크다. 시즌 성적(10승 7패 평균자책점 4.00)이 준수하지만, '대만 출신'이라는 꼬리표 때문에 영입이 꺼려지는 자원이었다. 대체 외국인 선수로도 KBO리그와 인연이 닿지 않았다. 그런데 한화가 결단을 내렸다.
CPBL의 실질적 '넘버원' 투수로 꼽히는 왼손 투수 아리엘 미란다(31)의 KBO리그행(본지 12월 16일 단독 보도)도 임박했다. 미란다는 두산과의 협상이 상당 부분 마무리된 상태다. 쿠바 출신인 그는 올해 CPBL 중신 브라더스에서 10승 8패 평균자책점 3.80을 기록했다. 카펜터에 이어 미란다의 계약까지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CPBL이 재조명되고 있다.
KBO리그 역사상 CPBL 출신이 없는 건 아니다. 2015년 KT 앤디 시스코, 2017년 롯데 닉 에디튼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대부분 국내 구단은 CPBL을 우선순위에 두지 않는다. 한국과 일본에서 실패한 선수들이 거쳐 가는 리그라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이다.
실제 리살베르토 보니야(전 삼성), 돈 로치(전 KT) 등 국내 구단과 재계약하지 못 한 선수들이 꽤 많이 CPBL로 옮겨갔다. 외국인 선수를 데려올 때 미국 메이저리그(MLB)와 마이너리그가 첫 번째 타깃이고, 다음이 일본 프로야구(NPB)다. CPBL은 최악의 상황에서 고려하는 차선책이었다. 그러나 올해는 관심이 뜨겁다.
이유는 간단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MLB가 단축 시즌(팀당 162경기→60경기)으로 진행됐다. 마이너리그는 아예 열리지 못했다. 상당히 큰 변수다. 경기 감각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영입 후보군을 어렵게 찾더라도 시장을 공유하는 NPB에 선수를 뺏긴다. 이른바 '머니 게임'에서 밀리기 때문이다.
반면 CPBL은 코로나19 영향에도 불구하고 한 시즌을 모두 치렀다. 아시아리그를 미리 경험했다는 플러스 요인까지 붙는다. CPBL은 NPB 구단이 크게 흥미를 갖지 않아서 몸값 인상 요인도 적다.
A 구단 단장은 "올해는 특수성을 고려해야 한다"며 "일본과 대만 정도가 정상적으로 경기를 치렀다. 미국에서 풀타임을 뛴 선수를 데려오는 게 쉽지 않다"고 말했다. B 구단 외국인 스카우트는 "CPBL는 한 시즌을 쭉 소화했다는 게 최대 강점이다. 경기 감각이 떨어졌을 거라는 우려가 작다"고 설명했다.
CPBL 출신 선수의 KBO리그 입성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C 구단 외국인 스카우트는 "미국에서 데려올 선수가 그만큼 없다는 얘기다. 아시아리그로 올 만한 선수들은 거의 일본으로 간다. 우린 CPBL이나 NPB에서 튀어나온 선수를 데려와야 한다. 스카우트의 의미가 없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CPBL 출신 외국인 투수들은 KBO리그에 안착할 수 있을까. 2021년 프로야구를 즐길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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