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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 언급한 KB손해보험 이상열 감독 "모험 걸겠다"

"감독으로서 바닥이 드러났다"

웃고 있었지만 웃는 게 아니었다. 프로배구 KB손해보험 이상열 감독의 고민이 시작됐다.

KB손해보험은 지난 8일 오후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0-2021 V-리그' 남자부 3라운드 우리카드와 원정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0 대 3(21-25, 20-25, 18-25) 셧아웃 패배를 당했다.

리그 1위(10승4패·승점 28점)를 유지했지만 이날 패배는 남달랐다. 지난 1일 홈에서 우리카드에 0 대 3으로 패한 것에 이어 재차 완패했다. 단순히 선수들의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고 판단했었지만 이날 패배로 그 문제가 아니란 것을 확인했다.

'만년 하위권' 딱지를 떼고 리그 선두에 오른 KB손해보험의 이 감독도 분위기를 직감했다. 그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그 당시는 우리 컨디션이 안 좋았다고 생각했는데 오늘 보니까 우리카드가 너무 잘한다"며 미소를 지었다. 이어 "우리 팀에 대한 고민이 많다"면서 조심스럽게 말문을 열었다.

이 감독은 "사실 지금 선발로 나온 선수들이 우리 팀에서 제일 괜찮은 선수인데 거기서 변화를 준다는 게 쉽지 않다"며 "모험을 걸 타임이 언제쯤인가 고민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지난 시즌 하위권 팀의 사령탑을 맡아서 이번 새 전략을 세웠었지만 리그 1위를 달리다 보니 모험이 줄었다는 것이 이 감독의 설명이었다.

그는 "우리는 보여줄 것을 보여준 것 같다"면서 "감독으로서 바닥이 드러났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이어 "케이타가 있지만 상대가 완벽하게 들어오면 우리가 버티기 쉽지 않다"며 "우리 선수들이 가지고 있는 실력 선에서 했다"고 평가했다. 감독으로서 선수들의 기를 살릴 방법을 고민 중이라는 것도 덧붙였다.

"우리카드에 연패했지만, 아직 진짜 연패는 아니다"는 이 감독은 오는 12일 대한항공과 홈 경기에서 변화를 예고했다. KB손해보험의 진짜 모험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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