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2막' 연 정조국 "선수로 못 간 월드컵, 지도자로 가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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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2막' 연 정조국 "선수로 못 간 월드컵, 지도자로 가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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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생 2막' 연 정조국 "선수로 못 간 월드컵, 지도자로 가고파" "K리그 데뷔전·데뷔골 가장 기억에 남아…더 많은 골 넣지 못한 건 아쉬워" 가족 얘기엔 '눈물'…"아내 희생 덕에 지금의 제가 있어…받들어 모시며 살 것" 밝게 웃는 정조국 (서울=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18년간의 프로축구 선수 생활을 마치고 '제2의 인생'을 시작한 정조국(36)이 선수로서 밟지 못한 월드컵 본선 무대에 지도자로서 나서고 싶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정조국은 9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그동안 많이 아껴주신 팬 여러분, K리그 구성원 여러분, 함께한 팀 동료와 선후배, 지도자들께 감사하다. 선수로서는 떠나지만 제2의 인생, 지도자 정조국으로 멋지게 돌아오겠다"며 은퇴 소회와 계획 등을 밝혔다. 2003년 안양 LG(현 FC 서울)에서 데뷔, 올해까지 프로 선수로 뛴 정조국은 2020시즌 제주 유나이티드의 K리그2 우승과 승격에 힘을 보탠 뒤 지난달 30일 시즌 시상식에서 현역 은퇴를 발표했다. 프랑스에 진출한 기간을 빼고 17시즌 동안 K리그에서 활약한 그는 통산 392경기 121골 29도움을 남기고, 2003년 신인상, 2016년 득점왕(20골)과 시즌 최우수선수(MVP) 등을 거머쥐었다. 서울, 경찰청, 광주FC, 강원 FC, 제주 등 5개 팀을 거치며 K리그 2회(2010, 2012년 서울), K리그2 1회(2020년 제주) 등 총 6차례 우승을 경험했다. 이런 화려한 시절을 뒤로한 그는 "당장도 '좀 더 할까' 하는 생각이 들지만, 다음 스텝을 위한 준비를 시작하기에 지금이 가장 좋은 시기라고 판단했다. 3∼5개월 전부터 '이제 내려놔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은퇴 결심 계기를 설명했다. 꽃다발 받는 정조국 짧지 않은 선수 생활을 되짚으며 가장 뜻깊은 순간으로는 '처음'을 꼽았다. "전남 드래곤즈와의 원정에서 데뷔전을 치렀는데, 그때는 정말 자신 있었다. 속된 말로 '다 어먹을 줄' 알았는데, '난 정말 아마추어였구나, 프로는 다르구나' 하며 많은 걸 깨달은 경기였다"면서 "아직도 설레고 그때 기억이 많이 난다"고 떠올렸다. 가장 기억에 남는 골도 '프로 데뷔골'이라며 "첫 출전 이후 힘들어하며 득점 없이 10경기 정도가 흘렀을 때, 페널티킥 기회에서 외국인 선수 대신 차겠다고 고집을 부려 첫 골을 넣었다. 공교롭게도 당시 상대가 제가 뛴 마지막 팀인 제주의 전신 부천이었다"며 미소 지었다. 1년 반 정도 밖에 보내지 못한 유럽 생활에 대해서도 "저로선 최선을 다했다"고 자신할 정도로 "한순간도 허투루 보내지 않은" 치열한 선수 생활이었지만, 아쉬움이 전혀 없지는 않았다. 정조국은 "더 많은 골을 넣었다면 숫자로, 기록으로 남았을 텐데, 그러지 못한 아쉬움은 남는다. 놓친 기회들이 생각난다"고 말했다. 정조국 은퇴 기자회견…밝은 표정으로 리그에서는 정상급 선수로 활약하면서도 유독 대표팀과는 인연이 없어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아보지 못한 것 또한 마음에 남았다. 이 때문에 그는 "지도자로서 꼭 한 번 월드컵에 나가고 싶은 게 가장 큰 소망"이라며 "선수 시절의 잘못된 준비, 착오의 경험을 바탕으로 잘 준비하겠다"고 지도자로의 목표를 밝혔다. 이어 "축구도 사람이 하는 일이니, 지도자도 선수들의 마음을 사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배움과 경험으로 단단해져서 선수들이 인정할 수 있는 지도자가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그는 "당돌했던 철부지를 믿고 기다려주시고 프로 선수로 만들어 주신 조광래 감독님에게 감사하고, 박수받으며 떠날 수 있게 해주신 제주의 남기일 감독님께도 고맙다"며 은사들에게 인사도 전했다. 후배들에게는 "다른 누군가를 닮아가려 하지 말고, 자신만의 색깔을 갖고 장점을 살리며 특징 있는 선수가 됐으면 좋겠다"는 조언과 함께 "저도 선수들의 장점을 살리는 지도자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물 흐르듯 담담하게 과거와 현재, 미래를 말하던 정조국은 가족 얘기를 하면서는 말을 잇지 못한 채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정조국은 2009년 배우 김성은 씨와 결혼해 세 자녀를 뒀다. 그는 "선수가 아닌 '인간 정조국'은 결혼 전과 후로 나눌 수 있다. '선수 정조국'의 가장 큰 팬도 아내였다"며 "와이프가 많은 희생을 해줘 지금의 제가 있다. 많은 눈물을 흘렸던 아내에게 고맙고, 앞으로 받들어 모시며 살겠다"고 말했다. 이어 "정신없이 아이들을 돌보며 그동안 못했던 아버지, 남편의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 몸은 힘들지만 가장 행복하다"며 자녀들에 대한 애정도 표현했다. '육아' 외에 "동계훈련을 준비하지 않아도 되니 먹고 싶은 것을 마음대로 먹고 여유롭다"며 '자연인'의 생활을 전한 그는 "지금은 선수들이 휴가를 보낼 때라 사실 아직 실감 나지 않지만, 1월 월급날에 월급이 안 들어와야 은퇴가 실감 날 것 같다"며 웃었다. songa@yna.co.kr (끝) <연합뉴스 긴급속보를 SMS로! SKT 사용자는 무료 체험!>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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