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묘한 감아차기' 손흥민 "사실 그렇게 들어갈 줄 몰랐다" [현지인터뷰]

토트넘 손흥민이 7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토트넘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2021시즌 EPL 11라운드 아스널과 홈경기에서 해리 케인과 골을 합작한 뒤 얼싸안으며 기뻐하고 있다. 런던 | 공동취재단

[런던=공동취재단, 스포츠서울 장영민통신원·김용일기자] “팬이 너무 그리웠다.”

올 시즌 11경기 만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0골을 채운 손흥민(토트넘)은 유관중 전환 이후 모처럼 팬 앞에서 득점포를 가동한 것에 감격해했다.

손흥민은 7일 오전 1시30분(이하 한국시간) 영국 런던 토트넘홋스퍼 스타디움에서 킥오프한 2020~2021시즌 EPL 11라운드 아스널과 홈경기에서 전반 13분 오른발 선제 결승골에 이어 전반 추가시간 해리 케인의 추가골을 도왔다. 후반 43분 루카스 모우라와 교체될 때까지 1골 1도움 활약을 펼쳤다. 토트넘은 아스널을 2-0으로 꺾고 승점 24(7승3무1패)를 기록하며 첼시(승점 22)를 밀어내고 선두에 복귀했다. 아스널은 승점 13(4승1무6패)에 머무르면서 중위권 도약에 실패했다.

사흘 전 LASK린츠(오스트리아)와 유로파리그 경기에서 골 맛을 본 손흥민은 최대 라이벌 아스널을 상대로 2경기 연속 골이자 리그 10호 골(시즌 13호 골)을 완성했다. 지난 7월12일 아스널과 2019~2020시즌 35라운드 홈경기(2-0 승)에서도 1골 1도움 활약을 펼쳤던 그는 북런던더비 2연속 골로 웃었다.

초반 아스널 공세를 저지한 토트넘은 전반 13분 역습 기회에서 ‘손·케인(손흥민과 해리 케인) 듀오’의 한 방으로 반전했다. 수비 지역에서 공을 이어받은 케인이 하프라인을 지나 상대 수비 뒷공간으로 빠르게 달려든 손흥민을 향해 정확한 침투 패스를 넣었다. 손흥민은 ‘손흥민 존(Zone)’으로 불리는 페널티박스 왼쪽을 향해 드리블한 뒤 상대 골키퍼가 전진한 것을 보고 전매 특허와 같은 오른발 감아 차기 슛으로 선제골을 터뜨렸다. EPL 10호 골(시즌 13호 골). 그는 득점 선두 에버턴의 도미닉 칼버트-르윈(11골)을 1골 차이로 추격했다. 손흥민은 경기 직후 스포츠서울과 비대면 인터뷰에서 “(어린 시절부터) 슛 훈련을 많이 한 위치이긴 하나, 사실 그렇게 들어갈지는 몰랐다”고 웃으며 “상황상 안쪽으로 접고 들어갔을 때 상대 수비가 공간을 열어주더라. 운이 좋았다”고 겸손해했다.

기세를 올린 그는 전반 추가 시간 리그 3호이자 시즌 6호 도움까지 해냈다. 지오바니 로 셀소의 패스를 받은 손흥민은 페널티에어리어 왼쪽을 파고들다가 뒤따르던 케인에게 내줬고, 케인이 왼발로 차 넣었다. ‘손·케인 듀오’는 아스널을 상대로 통산 30~31번째(시즌 10~11번째) 합작골을 해내면서 EPL 최다골 합작 1위인 프랭크 램파드-디디에 드로그바(36골)와 격차를 5골로 줄였다.

런던 | 공동취재단

다음은 손흥민과 일문일답

- 오랜만에 ‘손흥민 존’에서 득점했는데.
내가 (어린 시절부터) 많이 훈련한 위치인 건 맞다. 사실 그렇게 들어갈지는 몰랐다.(웃음) 경기 상황상 안으로 (드리블하며) 접고 들어갔을 때 상대 수비가 공간을 열어줬다. 운이 좋게 골대에 공이 들어갔다.

- 케인과 호흡을 얘기 안할 수 없다. 최근 상대 팀이 두 선수의 동선이나 움직임을 대비해서 나오고 있다. 케인과 서로 나누는 얘기가 있나.
항상 매순간 발전하려고 노력한다. 우리도 상대 분석을 많이 한다. 난 공간으로 움직이는 것을 좋아하고 케인은 (2선으로) 내려와서 플레이하는 것을 즐긴다는 것을 상대가 알곤 있는데, 좀 더 연구하면서 오늘처럼 플레이하려고 한다.

- 5년 연속 리그 두자릿수 득점에 성공했는데.
골 넣는 게 중요하나, 더 중요한 건 팀 성적이다. 난 그저 내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면서 기회가 왔을 때 골을 넣는 플레이를 해야할 것 같다.

- 토트넘이 리그 선두에 복귀했다. 유로파리그, FA컵, 리그컵까지 우승에 대한 열망이 클 것 같은데.
아직 우승 얘기는 이르다. 현재 1위라고 해서 우승한다는 보장은 없다. 매 순간, 매 경기 승점 3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다음 경기가 유로파리그인데, 조 선두로 32강에 오를수 있도록 하겠다.

- 모처럼 관중 앞에서 경기했는데.
너무 그리웠다. 축구하면서 이렇게 오랜 기간 무관중 경기를 한 적이 없었다. 팬이 있기에 선수도 존재한다. 빨리 건강한 모습으로 더 많은 분이 경기장을 찾기를 바란다. 무엇보다 오늘 더비에서 승리해서 기쁘다. 토트넘 팬과 늦은 시간 한국에서 응원해준 분들에게 감사하다.

kyi0486@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