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습의 시작과 끝' 손흥민, 비대칭 전술 속 보여준 '공격본능'
[인터풋볼] 번리가 무너지기 까지 단 `32분`이면 충분했다. 무리뉴가 들고 온 전략에 그대로 응답한 손흥민이 있었기에 토트넘은 5-0 대승을 거둘 수 있었다.
토트넘 훗스퍼는 8일 오전 0시(한국시간) 잉글랜드 런던 북부 토트넘에 위치한 토트넘 훗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번리 FC와 '2019-20 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16라운드에서 5-0 대승을 거뒀다. 이 경기로 토트넘은 조세 무리뉴 감독 부임 이후 첫 클린시트와 함께 리그 최근 홈 6경기에서 4승 2무를 거두며 안방에서 강한 모습을 이어갔다.
[선발명단]
토트넘(4-2-3-1) : 가자니가(GK) - 베르통헌, 알더베이럴트, 산체스, 오리에 - 다이어, 시소코 - 손흥민, 알리, 모우라 - 케인
# 무리뉴의 경기 콘셉트, `전방 압박+롱패스->빠른역습`
조세 무리뉴 감독은 이 날 역시 비대칭전술을 들고 나왔다. 그러나 주중 맨유전과는 다르게 번리를 상대로 `맞춤 전략`을 가미시켜 공략하는데 성공했다. 그동안 번리는 4-4-2 전술에서 4-4 라인이 플랫하면서 단단한 수비 모습을 보여줬다. 이에 무리뉴는 상대 번리가 수비가 갖춰진다면 4-4 블록수비가 견고한 점을 알기 때문에 그 라인을 붕괴하는데 힘을 썼다.
라인을 붕괴하기 위해 해리 케인-델리 알리-루카스 모우라 3인방이 전방 압박을 시작했다. 전방 압박을 통해 번리의 빌드업을 방해하고, 공이 방출되더라도 불안한 킥을 유도했다. 그리고 세컨볼을 탈취해 빠른 역습을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무리뉴는 번리가 빌드업 시 4-4 라인의 간격이 벌어지며 틈이 발생한다는 점을 인지하고 이를 공략한 것이다.
더불어 후방에서 볼을 탈취하자마자 얀 베르통헌과 토비 알더베이럴트는 전방의 손흥민이나 케인을 향해 롱패스를 시도했고, 번리의 수비대형을 제대로 갖추기 어렵게 하였다. 미드진의 횡간격을 촘촘히 갖는 번리이기에 반대 전환패스나 롱패스를 자주 시도한 토트넘이었다. 스포츠 게임적중 문화를 선도하는 스포라이브(SPOLIVE) 데이터센터에 따르면 경기 점유율은 51-49로 점유율을 크게 고려하지 않은 무리뉴의 전략을 볼 수 있었다.
# 빠른역습의 시작점은 손흥민, 전반 3골 모두 손흥민으로부터
손흥민의 빠른 발의 장점을 그대로 살릴 수 있는 경기였다. 번리는 맨유처럼 빠른 발을 갖고 있는 공격진이 없었고, 손흥민을 마크하는 번리의 우측풀백 매튜 로턴이 후방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아 손흥민의 수비가담이 줄어들었다.
이에 따라 손흥민은 전반에만 1골 1도움을 기록했을 뿐만 아니라 스프린트를 11번이나 했다. 역습과 수비가담 시에 스프린트를 통해 자신의 빠른 발의 장점을 살렸다.
손흥민의 활약은 경기 시작 5분 만에 도움을 기록하며 시작됐다. 번리의 패스를 차단한 알더베이럴트가 전방에 위치한 손흥민에게 롱패스를 시도했고 손흥민은 케인에게 바로 내줬다. 케인이 공을 잡았을 때 번리의 수비는 후방의 4명 수비수가 있었고 미드필더는 없었다. 자연스럽게 슛할 수 있는 공간이 생겼고 케인은 지체하지 않고 중거리 슛으로 포문을 열었다.
8분에도 번리의 패스미스를 차단한 베르통헌이 손흥민에게 패스를 내줬고, 손흥민은 안쪽으로 파고들었다. 손흥민은 침착하게 패널티킥 박스 안에서 드리블로 수비를 제친 뒤 왼발 슈팅을 했다. 닉 포프 골키퍼에 막혔으나 세컨볼 상황에서 알리의 머리를 맞고 나온 공을 모우라가 가볍게 발만 갖다 대며 추가골을 성공시켰다.
토트넘의 세 번째 골은 그야말로 손흥민의 `원맨쇼`였다. 번리의 프리킥 상황에서 세컨 볼을 탈취한 손흥민은 그대로 약 80M를 혼자 드리블했다. 혼자서 8명의 수비를 달고 뛴 뒤, 골키퍼와 1:1 상황에서 침착하게 마무리를 지으며 쐐기 골을 박았다. 그야말로 `폭주기관차`였다. 80M를 12초에 통과한 것을 시속으로 환산했을 때 33.64km/h로 `스쿨 존 속도위반`에 해당하는 속도를 냈다. 흡사 디에고 마라도나의 멕시코 월드컵 골이 생각나는 손흥민의 골이었다.
# 프리미어리그 홈페이지 MOM, 후스코어드닷컴 평점 9.34
이날은 손흥민의 날이었다. 프리미어리그 홈페이지에서 MOM 투표를 진행했고, 총 1만 5876명이 투표를 참여한 가운데 손흥민이 54.0%의 지지로 해리 케인(27.4%)를 제치고 MOM에 선정됐다. 후스코어드닷컴에서도 해리 케인(10점)에 이어 9.34점으로 2번째의 평점을 기록했다.
손흥민은 이 날 프리킥, 코너킥 키커로도 활약하는 등 전천후 플레이어로 손색이 없었다. 무리뉴 감독의 비대칭 전술 아래 무리한 수비가담을 하며 공격력이 퇴보할까했지만 모두의 걱정을 떨쳐냈다. 손흥민 자신이 직접 증명해내며 경쟁력, 가치를 입증하는데 성공한 번리와의 경기였다. 시즌 10골 9도움을 기록한 손흥민의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된다.
글=스포라이브 기자단 '스포터 1기' 박지원
사진=게티이미지, 후스코어드 닷컴, 스포라이브 데이터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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