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류현진·김광현이 다가 아니었네. 최지만도 있었어!
탬파베이 최지만, 타자 중 코리안 메이저리거 첫 월드시리즈 진출 새 금자탑
(시사저널=송재우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
가을야구가 종착점을 향해 치닫고 있는 메이저리그에서 국내 팬들이 류현진과 김광현에 집중하는 사이 놓친 또 한 명의 코리안 메이저리거가 있다. 탬파베이 레이스의 1루수 최지만이다. 어떤 일에서 두각을 나타내 는 데 시간이 걸리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최지만이 딱 그런 사례가 아닐까. 단 60경기의 정규 시즌을 치르고 포스트시즌에 돌입한 메이저리그는 16강전 토너먼트라는 사상 유례없는 일정을 치른 끝에 탬파베이와 LA 다저스가 최종 결승전 성격인 월드시리즈 진출팀으로 가려졌다. 탬파베이를 월드시리즈로 이끈 선수가 바로 최지만이다.
박찬호를 시작으로 김병현·김선우·최희섭·서재응 등으로 대표되던 초기 코리안 메이저리거의 흐름은 현재 추신수·류현진·김광현으로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고교 졸업 후 바로 미국 진출을 택했던 최지만은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올해 29세인 최지만은 인천 동산고 출신이다. 당시 포수였던 그는 전국 고교 포수 랭킹 1~2위를 다툴 만큼 대형 포수로 인정받았고, 국내 아마추어 드래프트에서 상위 라운드 지명이 가능한 선수로 평가됐다.
탬파베이 레이스의 최지만과 피트 페어뱅크스가 10월17일(현지시간) 메이저리그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 7차전에서 휴스턴 애스트로스를 제압한 뒤 기뻐하고 있다. ⓒAP연합등 부상→약물 복용→종아리뼈 골절 등 고비 넘겨
하지만 그는 메이저리그 도전을 선택했다. 동산고 3학년이던 2009년, 계약금 42만5000달러를 받고 시애틀 매리너스와 계약을 맺었다. 그리고 마이너리그 첫해인 2010년 애리조나 가을리그에서 3할6푼의 고타율로 리그 MVP에 오르며 기대감을 높였다. 그의 타격 재능을 알아본 코칭스태프가 그를 1루수로 자주 기용하며 타격에 전념할 수 있게 해 준 것도 큰 도움이 되었다. 그러나 곧바로 수난이 찾아왔다. 이듬해 등 부상으로 뼛조각을 제거하는 큰 수술을 받으며 한 시즌을 통째로 날린 것이다. 부상을 극복한 최지만은 2013년 다시 급성장하며 한 시즌에 하이 싱글A에서 트리플A까지 세 단계를 한꺼번에 뛰어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그러나 그에게 두 번째 시련이 닥친다. 금지 약물 복용 판정을 받으며 2014년 시즌 50경기 출장금지 처분을 받은 것이다. 자신은 영양제를 부주의하게 복용한 결과인 것 같다며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규정을 이길 수는 없었다. 결국 메이저리그 진출을 눈앞에 두고 다시 눈물 젖은 빵을 먹어야 했다.
그의 시련은 이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2015년 스프링 트레이닝 시범경기에서 종아리뼈가 골절되는 큰 부상을 당하며 그해 23경기만 뛰었고, 다시 메이저리그 승격의 꿈을 미뤄야 했다. 하지만 2016년 들어서며 기회의 문이 열리기 시작했다. 미국은 마이너리그 선수들도 메이저리그 선수와 마찬가지로 6년을 뛰면 FA 자격을 얻는다.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FA계약을 맺고 얼마 후 LA 에인절스가 그를 '룰5' 선수로 지명하며 데려간 것이다. 메이저리그는 모든 팀이 '40인 로스터'를 발표하고 이에 포함된 선수는 트레이드나 지명할당 같은 조처가 없는 한 다른 팀에서 데려갈 수 없도록 하는 제도가 마련돼 있다. 룰5 드래프트란 이 40인 로스터에 포함되지 못한 선수 중 가능성 있는 선수들을 대상으로 한다.
당시 40인 로스터에 들지 못했던 최지만의 재능을 눈여겨본 LA 에인절스가 위험부담을 안고 그를 데려간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위험부담이란, 일단 10만 달러를 주고 해당 선수를 데려가 최소 정규 시즌 3개월 이상은 메이저리그 로스터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규정을 말한다. 만약 이 규정을 어기거나 선수가 필요치 않으면 5만 달러에 다시 해당 선수를 전 소속팀으로 되돌려보내야 한다.
이 규정에 따라 최지만은 2016년 LA 에인절스 빅리그 로스터에 들어가며 처음 메이저리그를 경험하지만, 54경기 출전에 타율 1할7푼이라는 부진한 성적으로 간신히 3개월을 채운 뒤 마이너로 강등당한다. 그래도 실망하지 않고 53경기에서 0.346의 맹타를 휘두르며 2017년 뉴욕 양키스와 마이너 계약을 맺고 제2의 기회를 노린다. 하지만 선수층이 워낙 두터운 양키스 생활은 단 6경기 출장에 그치고 다시 트리플A에서 시즌 대부분을 보내게 된다.
그에게 본격적인 메이저리거 문이 열린 것은 2018시즌이다. 밀워키 브루어스에서 단 12경기를 뛰었지만, 탬파베이로 트레이드되면서 마침내 기회를 살린 것이다. 시즌 막판 49경기에 출장하며 타율 0.269, 홈런 8개를 치며 눈도장을 받았다. 이듬해인 2019시즌 그는 꿈에 그리던 주전 1루수로 자리를 잡았다. 127경기에서 0.261, 홈런 19개, 타점 63개를 기록하며 뿌리를 내린다. 올해는 29세란 적지 않은 나이에 스위치 타자에 도전했고, 42경기 출전(총 60경기)에 0.230, 홈런 3개를 기록하게 된다.
그의 진가가 유감없이 발휘된 것은 올해 포스트시즌이다. 지난해 가을야구에서는 비록 홈런 1개를 기록했지만, 16타수 3안타로 존재감을 찾기 어려웠다. 하지만 그 한 번의 경험이 보약이 됐던 걸까. 이번 포스트시즌에서는 주축 타자로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디비전시리즈·챔피언십시리즈까지 12경기에 출장해 0.290, 홈런 2개, 타점 4개, 볼넷 7개를 얻어냈고, 특히 7차전까지 가는 혈투가 벌어졌던 휴스턴 애스트로스와의 챔피언십시리즈에서는 0.385라는 초절정의 타격감을 자랑한 것이다. 게다가 1루수로서 수차례 악송구를 특유의 유연성을 보이며 잡아내 자칫 큰 위기가 될 수 있는 상황에서 팀을 구하기도 했다.
최지만은 분명 늦게 꽃을 피운 선수다. 하지만 무한 긍정의 마인드와 포기하지 않는 열정 그리고 팀의 응원단장을 자처하는 활발함으로 현지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선배들보다 늦었지만 'G-Man' 최지만의 화려한 가을야구가 코리안 메이저리거 야수 최초의 월드시리즈 반지 획득으로까지 이어질지 지켜볼 일이다.
코리안 메이저리거 야수들의 월드시리즈 도전기
최지만의 소속팀 탬파베이 레이스가 올 시즌 월드시리즈에 진출하면서 그는 코리안 메이저리거 야수 가운데 최초로 월드시리즈 무대를 밟는 기록을 만들었다. 이미 투수 중엔 박찬호·김병현·류현진이 월드시리즈 무대에 선 바 있다. 특히 김병현은 두 번이나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를 받은 선수가 되기도 했다.
야수 중 처음 포스트시즌을 경험한 선수는 LA 다저스의 최희섭으로 2004년 디비전시리즈 한 타석에 들어선 것이 전부다. 그 후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김현수가 2016년 와일드카드 한 경기에 출장하지만, 역시 4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코리안 메이저리거 야수를 대표하는 메이저리그 16년 경력을 자랑하는 추신수조차 월드시리즈 무대는 한 번도 밟아보지 못했다. 총 3번의 포스트시즌 경험 중 두 차례의 디비전시리즈가 가장 높이 올라간 케이스였으며, 포스트시즌 통산 7경기 출장에 0.222, 2홈런, 4타점을 올린 것이 지금껏 최고 성적으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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