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찬 "두산 우승 멤버 마지막? 내가 없어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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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찬 "두산 우승 멤버 마지막? 내가 없어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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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이용찬 "두산 우승 멤버 마지막? 내가 없어 아쉬웠다"

기사입력 2020.12.04. 오전 07:32 최종수정 2020.12.04. 오전 07:32 기사원문
사진=나유리 기자[봉천동=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6개월 가까이 이어진 재활 기간 동안 길게 기른 윗 머리를 질끈 묶은 이용찬. "재활 끝나면 전부 다 짧게 자를 생각"이라며 웃었다.

오랜 고민 끝에 FA 신청서를 제출했기 때문에 더더욱 생각이 많은 시기다. 2007년 두산 베어스에 1차지명 기대주로 입단했던 이용찬은 올해 6월초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고, 재활 과정 중에 FA 신청서를 제출했다. 주위에서 말리는 지인들도 있었고, 스스로도 힘든 여정이 될 수 있다고 각오하고 내린 결론이다. 하지만 그는 재활 과정과 몸 상태에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이미 피칭 훈련에 돌입했고, 이번 주말부터 ITP 프로그램을 소화할 예정이다. 계획대로라면 2월초 불펜 피칭 시작, 5월초 1군 복귀라는 시나리오에 문제가 없다. 오래 끌어안고 있었던 팔꿈치 통증의 근본적인 문제를 제거한 그는 FA를 신청한 이유와 현재 몸 상태 그리고 오랫동안 뛰었던 두산에 대한 애정을 이야기했다.

-재활 과정은 현재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낮에는 트레이닝 센터에 나와서 훈련하고, 주말에는 등산한다. 관악산, 청계산, 북한산, 수락산, 불암산 등등 서울 근방 산은 다 다녔다.(웃음) 신인때 팔이 아팠을 때, 당시 박종훈 2군 감독님이 등산을 가는 게 어떻겠냐고 조언을 해주셨었고, 당시 2군 구장 뒤에 있던 산을 하루에 두번씩 오르내렸었다. 등산을 1년했더니 확실히 몸이 좋아지는 게 느껴졌다. 옛날 생각이 떠올라서 지금도 주말에는 산에 가고 있다.

-등산이 많은 도움이 되나.

▶등산을 좋아한다. 올라갈 때는 힘든데 올라가서의 쾌감이 좋다. 그거 땜에 간다. 모자 쓰고 마스크 쓰고 가도 알아보는 분들이 종종 계셔서 신기하다. 다들 '쟤가 왜 여기있지?' 하는 눈치다. 정상에서 음료수 사주신 분도 계신다.

-수술 하기 전 팔 상태가 어땠나.

▶많이 던지다보니 팔꿈치 인대가 약해져있었다. 보강 훈련으로 버텼고, 그동안은 버틸만 했었다. 어릴 때부터 하도 통증에 적응이 돼서 남들이 느끼는 10의 고통을 나는 5~6밖에 못느꼈다. 올해는 도저히 참을 통증이 아닌 것 같았다. 병원에서 MRI 찍어서 보자마자 트레이닝 코치님 표정이 안좋았다. 인대가 완전 파열돼 있었다. 참고 던지다가 주위 근육까지 다 터졌다.

-상태를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 같다.

▶하도 많이 아파봐서 팔꿈치 통증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 올해도 계속 참고 던졌다. 스피드를 끌어올리려고 더 세게 던졌다. 코로나19 때문에 스케줄이 미뤄지면서 감각을 유지하고, 연습 경기만 하다보니까 억지로 하다가 더 안좋아진 것 같다. 점점 더 상태가 안좋아지면서 마지막 KT전 등판 때는 손이 떨릴 정도였다. 억지로 5회까지 끝내고 검진을 받았다.

-FA 자격은 작년 겨울에 채웠다.

▶저도 모르고 있었는데, 알아보니까 대표팀 일수로 채워졌더라. 사실 오해를 좀 풀고 싶다. 올해 FA 자격을 채우려고 시즌초에 아픈데 억지로 뛰었다는 오해를 해명하고 싶었다. FA 자격을 채웠다고 시즌을 통째로 쉬면 어느 팀이 관심을 갖겠나. 올해 정말 중요한 시즌이었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알고 있었고, 그래서 잘하고 싶었다. 수술을 해야한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는 일주일 동안 멘털이 붕괴된 상황이었다.

-아직 재활 중이기 때문에 FA 신청을 두고 고민을 많이 했을 것 같다. 언제 결정했나.

▶신청하기 2주 전쯤. 사실 처음에는 신청해야겠다는 생각이 없었다. 중요한 것은 몸 상태였다. 나이도 있고, 수술도 많이 했고... 그래서 고민했는데 운동을 하다보니 몸 상태가 너무 좋다는 자신감이 붙었다. 지금 연습 피칭을 해도 문제가 없을 정도로 컨디션에 자신이 있다. 주위에서 반대하는 사람도 많았다. 두산에서 수술하고 재활까지 시켜주셨는데, FA 신청하면 구단에 밉보이는거 아닐까 생각도 했다. 그래도 지금까지 열심히 달려왔는데, 순조롭게 재활이 잘 되고 컨디션이 좋다보니 신청하게 됐다.

-앞으로의 재활 스케줄은.

▶이번 주말에 제주도로 넘어가서 개인 트레이너와 2개월간 ITP 스케줄을 소화한다. 그러면 2월1일부터 불펜 피칭이 가능하다. 처음에는 미국으로 가려고 했는데 거기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해지면서 못가게 됐다. FA 계약을 하게 되면, 내년 시즌에 1군에 복귀했을때 '수술해서 기량이 떨어졌다' 이런 소리 듣고싶지 않다. 지금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서 해야 한다. 지금도 말이 많은 거 알고 있다. 수술해서 괜찮겠나라고 보는 분들이 있다. 이제 보여주고 싶다. 어릴때는 공이 빨랐었는데 팔꿈치가 아프면서 점점 구속이 떨어졌다. 이제 걸릴 수 있는 요소를 다 없앴다. 팔꿈치 수술을 해주신 박사님도 경과를 보고 "용찬아, 이제 10년 더 던져도 돼. 짱짱하게 묶어놨으니 아무 걱정하지 말고 해"라며 웃으신다

-현재 스케줄대로라면 내년 5월 복귀가 가능한가.

▶복귀시 시점을 딱 정하지는 못한다. 그래도 지금 스케줄대로라면 5월에 복귀할 수 있다. 마음 먹으면 더 당길 수는 있지만 재활은 급하면 안되니까 순리대로 할 생각이다.

리대로 던지는걸 체크할 예정이다.

-재활 기간 동안 두산의 경기를 봤나.

▶다 봤다. 기사에 '이 멤버의 마지막 한국시리즈'라는 이야기가 계속 나왔는데, 거기에 내가 없어서 씁쓸했다. 나도 같은 멤버인데,거기 없으니. 솔직히 경민이나 다른 친구들과 또 같이 뛸 수 있는 기회가 없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아쉽고 섭섭했다. 그래도 우승하라고 많이 응원했었다.

-두산에서 오래 뛰었기 때문에 팀에 대한 애정도 클 것 같다.

▶그럼요. 당연하죠. 두산에서만 14년을 뛰었다. 팀에 애정이 있었기 때문에 선발, 마무리로 보직을 여러번 바꾼 것도 그냥 경기에 많이 나갈 수만 있으면 좋았다. 사실 가능하다면 두산에서 계속 뛰고싶은 마음이 크다. FA 신청한 이후 걱정도 많이 되는 게 사실이지만 일단은 덤덤하게 운동만 하면서 기다리고 있다.

-보직에 대한 생각은

▶상관없다. 그건 감독님이 정하는 거다. 내가 하고싶다고 정하는 건 아니다.

봉천동=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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