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홍콩!" 외친 홍콩 축구팬들, 中국가에 등 돌리고 야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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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2.12 00:12
"우리는 홍콩!" 외친 홍콩 축구팬들, 中국가에 등 돌리고 야유
(부산=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시위 정국' 속에 중국과의 2019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 맞대결을 앞두고 홍콩 팬들이 한국과의 첫 경기부터 '장외 신경전'에 나섰다.
한국과 홍콩의 2019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 1차전이 열린 11일 부산 아시아드주경기장에는 50여명의 '소수 정예' 홍콩 팬이 남측 관중석 한쪽에 자리를 잡았다.
붉은 유니폼 차림으로 크고 작은 홍콩 국기를 든 이들은 관중석 대부분이 비어 썰렁한 경기장에서 '일당백'의 목소리를 내며 한국의 '붉은 악마' 못지않은 응집력으로 자국 선수들을 응원했다.
선수들의 훈련 시간부터 영어로 "위 아 홍콩(We are Hong Kong·우리는 홍콩이다)" 등 구호를 외치면서 아시아의 강호 한국과 맞설 대표팀에 힘을 실었다.
이렇게 열정적인 홍콩 팬들이 싸늘하게 식은 순간이 있었다. 국가 연주 시간이었다.
홍콩은 국제대회에서 국기는 별도로 내건다. 하지만 국가는 중국의 국가인 '의용군 행진곡'이 쓰인다. 국가가 흐르는 내내 홍콩 팬들은 일제히 그라운드를 등지고 돌아선 채 야유를 보냈다. 마스크를 끼고 침묵 의지를 드러낸 이도 있었다.
중국 국가에 대한 야유는 홍콩의 경기에서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 풍경이다. 2015년 9월 카타르와의 2018 러시아 월드컵 2차 예선 홈 경기 국가 연주 때 야유가 나와 국제축구연맹(FIFA)이 홍콩축구협회에 벌금 징계를 내리기도 했다.
이번 대회는 특히 홍콩 민주화 시위가 6개월째 이어지는 가운데 열리는 데다 홍콩과 중국의 맞대결이 성사되면서 '반중 정서' 표출이 평소보다 더 격화할 조짐이다.
두 팀의 경기는 대회 마지막 날인 18일 오후 4시 15분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다. 같은 날 한국과 일본도 격돌해 대한축구협회는 경찰과 안전 대책을 논의하고, 현장대응팀 인원을 늘리는 등 대비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song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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