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촬영 안철수]

(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 최소 4년간 1천억원 규모의 통합 중계권(축구대표팀 및 K리그 경기) 사업자 선정 작업이 난항을 겪고 있다.

대한축구협회는 9일 "통합중계권 사업자 선정을 위한 입찰을 마감한 결과, 중계권 추진 방향을 부합하는 참여사가 없어 유찰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축구협회와 한국프로축구연맹은 1차 입찰에서 제한했던 컨소시엄 구성을 허용해 내년 1월 13일까지 재입찰에 나서기로 했다.

축구협회는 지난달 11일부터 이달 6일까지 축구대표팀 경기와 K리그 전 경기(올스타전 제외)에 대한 방송권 및 제3자에게 재판매할 수 있는 독점적 권리를 행사할 사업자 모집에 나섰다.

첫 입찰에서는 방송사, 포털, 통신사, OTT 서비스, 에이전시, 기업, 펀드 등을 대상으로 컨소시엄을 허용하지 않았고, 2020년부터 최소 4년 이상 연간 250억을 '최소 보장금액'으로 내걸었다.

하지만 4년 동안 최소 1000억원에 달하는 금액을 부담할 사업자가 선뜻 나서지 않으면서 결국 유찰됐다.

이에 따라 축구협회는 프로연맹과 함께 중계권 사업자 선정에 대해 재입찰을 진행할 예정이다.

주관사는 삼정회계법인이 계속 맡고, 재입찰 접수 마감은 2020년 1월 13일 오후 3시로 결정했다.

재입찰 역시 1년에 250억의 최소 보장금액을 동일한 조건을 내걸었다.

다만 재입찰에서는 업체 간 컨소시엄 구성을 허용하기로 했다.

축구협회는 애초 방송사가 아닌 일반 기업들이 입찰에 나서면 중계권 재판매에서 방송사가 아닌 여러 분야에서 구매 수요가 생겨 중계권 시장을 넓힐 수도 있다는 계산에서 컨소시엄을 허용하지 않았다.

하지만 방송사가 아닌 통신사 등 사업체들은 중계와 관련된 제작 경험이 없어 단독 입찰에 부담을 느끼면서 재입찰에서 방송사 등과 협력할 수 있도록 컨소시엄 조건을 열어주기로 결정했다.

축구협회는 재입찰 마감 전까지 참여를 희망하는 업체와 실무 협상 기회를 공정하게 제공하기로 했고, 최적의 참여사가 나타나면 마감일 전에도 우선협상자를 선정하기로 했다.

이정섭 축구협회 홍보마케팅실장은 "이번 유찰은 예상된 시나리오 가운데 하나"라며 "많은 기업이 이미 관심을 표명했다. 이번부터 컨소시엄 구성을 허용하기 때문에 재입찰은 더욱 활기를 띨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이 실장은 "중계권 입찰은 콘텐츠 유통과 소비 방식 등 축구 산업의 판을 바꾸기 위한 도전"이라며 "쉬운 과정은 아니지만 계속 정책을 유지할 예정이다. 재입찰 실패에 대비한 대응책도 이미 준비됐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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